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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일기] 정규직 전환 뒤 사직,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입력 2015. 08. 1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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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쓴 이야기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김혜승씨 편
김혜승씨는 1년 6개월간 비정규직으로 지내던 회사에서 지난해 초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인터넷 언론사에서 회원을 관리하고 글을 쓰는 일을 했다. 그러나 6개월 뒤 회사를 그만뒀다.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다. TV에 출연해 참척의 고통을 토해내던 세월호 유족 이호진씨. 말과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길 없는 그의 표정, 몸짓과 마주하면서 영상의 위대함과 글의 초라함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일이 있고난 뒤 그는 한 동안 글을 쓸 수 없었다. 얼마 뒤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부천의 한 영상학교에 입교했다.

세월호와 함께 그의 인생을 바꾼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자살사건이었다. 모두들 취업을 위해 몸부림치던 대학 4학년 때 그는 서울 시청 앞 쌍용차 노동자를 추모하던 대한문 분향소를 맴돌았다.

죽음의 수렁 속으로 하나 둘 빠져들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세상에 알리는 일을 했다. 당시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취업문제는 죽음으로 삶을 마감하던 노동자들 앞에서 결코 시급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결국 입사원서 대신 휴학계를 썼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쌍용차 사건'에 뛰어들었다. 주변에선 미쳤다고 했지만 그 길이 마음 편했다. 또 그 것이 도리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남들보다 세상에 더 감응하는 사회적 감수성, 사람들의 이야기에 행동으로 반응하는 성격 때문에 있었던 일들이다.

그가 영상으로 세상 이야기를 담는 시사프로그램 제작자가 되겠다며 다시 취업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1년이 다 됐다. 그리고 다시 매미 소리가 지천을 뒤덮고 있다. 그에게 매미는 공채의 계절을 알리는 전령사다. 어쩌면 또 다시 탈락의 악몽을 전해줄 지옥의 사자로 기억될 수도 있다. 매미가 무엇으로 남을지는 모르지만 그는 변함없이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섬처럼 떨어져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당신과 나를 '이야기'가 이어줄 수 있다. 서로의 슬픔, 행복, 고통, 즐거움을 이야기하며 공감하는 순간 우리는 만난다. 만나면 무언가 반드시 변한다." 그가 보내온 자소서의 한 구절이다. 이 같은 철학적 사유 말고도 사람에 대한 한없는 연민, 생에 대한 관조, 심각하기만 하지 않는 일상의 편린이 곳곳에 베여있는 김혜승의 '취준일기'를 들어보자.

[편집자의 글] 이 기사는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를 맞아 CBS노컷뉴스가 우리시대 청년 구직자들의 속내를 그들의 '음성'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연속기획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인 기업들에게도 서류와 짧은 면접으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취준생의 면면을 보다 세밀하게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취준생들에게 1개월 간 각자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목소리로 취업준비 활동을 매일 일기처럼 음성으로 녹음하게 했습니다. 물론 취준생들에게는 소정의 사례비가 지급됩니다. 제작진에 전송돼 온 한달치 음성파일은 편집 과정을 거쳐 미니 다큐로 가공돼 CBS라디오 뉴스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음성 파일이 탑재된 텍스트 기사 형태로 편집돼 이 기사처럼 매주 한 편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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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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