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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분단 70년>이승만·안창호·서재필의 美洲독립운동은 단 1종만 기술

정충신기자 입력 2015. 08. 18. 14:11 수정 2015. 08. 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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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광복의 얼, 빛과 그림자 - (3) 균형 상실한 중등역사교과서

여성독립운동 상징 유관순 교과서에 빠져선 안될 인물김원봉 월북행적 등 논란 他운동가와 균형 맞춰야독립운동 기술에 남녀차별 여성 4인 언급한 건 1종뿐건국의 가치는 담지 못하고 단독정부 수립한 이승만을 분단 원인제공자처럼 묘사

문화일보가 18일 단독 입수한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원장 오일환)의 '중등 역사교과서 국가유공자 공헌 내용 분석' 보고서는 여러 측면에서 충격적이다. 중·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 공헌 내용 서술 및 기술 방식에서 최소한의 균형 감각을 상실했다는 점에서다. 교과서 저자(집필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서술된 교과서가 청소년의 역사관·보훈 의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로 지적된다.

보고서는 특히 상당수 중등 역사교과서가 대한민국 '건국'의 가치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데다 학계에서 항일운동사에서 검증된 특정 인물을 자의적으로 배제하는 등 역사 왜곡과 이념편향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가유공자·보훈 인물에 대한 교과서 집필·감수 및 선정 과정의 객관적 기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강원택 서울대 교수와 이주은 오금고 교사 등 외부 전문가 10명이 중학교 역사교과서 '역사②' 9종 및 '역사부도' 5종,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한국사' 8종 및 '역사부도' 5종 등 모두 27종을 대상으로 지난해 7∼12월 6개월간 '국가유공자 공헌 내용'을 전수조사한 데서 드러났다.

◇유관순은 아예 빼고 월북한 김원봉 상세 기술=일제 3·1운동의 상징인물인 유관순 열사의 공헌을 수록한 역사교과서는 중학교 5종, 고교 2종에 불과했다. 반면 김원봉은 고교 역사교과서 전체 9종이 모두 수록해 대조를 이뤘다. 김원봉은 무장 항일투쟁조직 의열단을 조직하고 광복군 부사령관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다가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해 6·25전쟁 때 남한 적화통일에 앞장섰고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직을 역임했다. 장석흥(국사학) 국민대 교수는 "유관순 열사는 이승만 대통령 때 한국의 잔다르크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보다 많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고 해도 3·1운동의 상징인물로 중등교과서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김원봉의 경우 김구·안중근·안창호·윤봉길 등 다른 독립운동가들과 비교해 서술의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김원봉은 탁월한 항일투사인 반면 월북 후 행적 논란이 있어 다른 독립투사와 비교해 과도하게 서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원봉 서술은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공헌 서술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과도 대조된다. 서재필·안창호·이승만을 통틀어 이들이 미주지역에서 활동한 사실과 외교적 공헌에 관해 기술한 교과서는 지학사(이승만) 1종뿐이다. 대부분 서술이 미진하거나 아예 서술조차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교 '역사②' 역시 유관순 열사의 이름이나 사진, 코너 일부에서라도 다룬 곳이 하나도 없었다. 유관순 내용이 본문에 서술된 역사교과서는 3개(두산동아·좋은책신사고·지학사)뿐이었다. 독립운동가 기술 방식에서도 남녀 차별이 존재했다. 남성 독립유공자 32명이 9종의 '역사②' 교과서에 소개되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는 천재교육이 유일하게 별도 코너를 통해 4명(윤희순·유관순·남자현·이화림)을 서술했다.

◇침략자는 있고 수호자는 없다=보고서는 중학교 '역사②'의 경우 침략자(김일성)의 이름은 모든 교과서에 등장하는데 공산주의 무력 통일을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국군 용사의 이름은 교과서에 언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9종 교과서 중 '호국용사'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곳은 두산동아뿐이었다. 펜 대신 총을 들었던 학도병 이야기는 9종 출판사 중 3개 교과서에 불과했다. 고교 '한국사'의 경우, 국군·유엔군·학도의용군 등 호국 인물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교과서는 8종 가운데 5종으로 '학도병 이우근'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 관한 언급은 있었지만 국군 용사는 전무했다. '역사②' 교과서 중 공무 중 희생된 사례(공군 전투비행편대장 김영환 대령과 전투경찰대장 차일혁 이야기)에 대한 서술은 금성출판사 1곳뿐이었다.

◇'건국'의 가치를 담지 못했다=보고서는 '역사②' 교과서 중 미래엔·비상교육 등 2곳은 단독정부 수립에 찬성한 이승만과 반대한 김구의 입장을 대립적으로 제시하고 이승만이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비치도록 오해 소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또 9종 '역사②' 교과서 모두 당시 농지개혁을 다루고 있지만 누구에 의해 성공적으로 실시됐는지는 기술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2개의 교과서(천재교육·지학사)는 소제목 '이승만의 장기집권'에서 농지개혁을 다루면서 초대 대통령의 장기 독재를 위한 도구였다는 의미로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베트남 파병을 세계 자유민주주의체제 수호라는 측면보다 경제논리로 접근, 전쟁 특수 대목을 집중 부각시킨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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