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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기서 北 도발 습성에 종지부 찍어야 한다

입력 2015. 08. 2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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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일 오후 3시 53분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고사포 1발을 경기도 연천 지역 야산에 발사한 뒤 4시 12분 직사(直射)포 여러 발을 비무장지대 지역으로 쐈다. 북이 화기를 동원해 우리 지역을 직접 타격한 것은 2010년 연평도 포격 후 4년 9개월여 만이다.

우리 군은 북 최초 도발 1시간 11분쯤 뒤인 5시 4분쯤 북한군 로켓포 발사 지역 인근으로 155㎜ 자주포 수십발을 대응 사격했다. 양측 모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까지 추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연천군과 강화군 일부 지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전군(全軍)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가 발령됐다. 정부는 도발 2시간쯤 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앞으로 모든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북 지뢰 도발로 우리 병사 2명이 크게 다친 뒤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은 지난 14일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무차별 타격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이 도발할 때마다 원점(原點) 타격을 경고하고서도 제대로 실행한 적이 없었다. 지뢰 도발 때도 원점이 어디인지 불명확해 타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도 대응하지 못했다면 안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북 총참모부는 포격 도발 후 우리 합참에 보낸 전통문에서 22일 오후 5시까지 방송 중단과 방송 시설 철거를 요구하며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청와대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 "관계 개선의 출구를 열 의사가 있다"고 했다. 강·온 양면 전략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지뢰 도발과 같이 우리 국민을 살상하는 공격을 계속하는 한 대북 방송은 멈출 수 없다. 정부는 북이 추가 도발을 해 올 것이라고 보고 대비해야 한다. 이날 도발에서 대응까지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다음은 이 시간을 대폭 줄여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북이 포격 도발에서 군사적 효과만을 노렸다고 볼 수 없다. 긴장을 고조시켜 우리 사회에 피로감과 남남갈등 유발도 의도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그 성격상 결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다. 우리 군사적 능력은 모자라지 않다. 부족한 것은 결의와 인내심이다. 우리 국민이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북에 끌려 다니는 악순환을 끝내겠다고 결심하고 불편과 희생을 각오한다면 북의 도발 습성은 여기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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