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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보다 셌던 메르스..올 2분기 소비 최저치 추락

입력 2015. 08. 21. 12:01 수정 2015. 08. 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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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문화 지출 급감..대중교통·의류 소비도 하락 소득분배 개선 지속..1분위 저소득층 가계소득 9.6%↑ 경상조세 줄고 비경상조세 늘어..부동산거래 활성화 영향
메르스 여파로 한산한 명동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락·문화 지출 급감…대중교통·의류 소비도 하락

소득분배 개선 지속…1분위 저소득층 가계소득 9.6%↑

경상조세 줄고 비경상조세 늘어…부동산거래 활성화 영향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초롱 기자 = 지난 6월 기승을 부렸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올 2분기(4~6월) 가계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소비성향이 2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작년 4분기에 근접한 수준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2분기보다도 아래로 내려갔다.

유가 하락의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메르스 여파로 여가 관련 씀씀이를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고, 특히 저소득층 수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면서 소득분배는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 소득 늘고 분배 개선됐지만…지갑은 닫았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줄어든 71.6%로,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2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제까지 가장 소비성향이 낮았던 작년 4분기(71.5%)보다 0.1%포인트밖에 높지 않은 역대 2번째 최저 기록이다.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은 348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다.

분기 가계 흑자액은 9.6% 증가한 98만9천원이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11.0p)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소득이 많은 5분위(-4.2%p)도 줄었다.

이는 가계가 벌어들인 돈에 비해 씀씀이가 별로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1천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증가했고,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으로는 2.0% 감소했다.

근로소득(1.7%)과 이전소득(15.2%)은 증가한 바면 사업소득(-2.1%)과 재산소득(-6.3%)은 감소했다.

소득 1분위(9.6%)에서 소득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나머지 4개 분위는 1∼3%대였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4.19로 줄었다.

근로소득도 1분위(12.6%)에서 증가율 최고를 나타냈다.

그러나 가계로 흘러들어간 돈이 풀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분기에 328만1천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0% 늘어나는데 그쳤다.

소비지출은 249만4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7% 증가했다. 비소비지출은 2.0% 늘어난 78만7천원이었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애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작년 2분기와 비교해서는 소비성향이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메르스 여파로 오락·문화 등 여가 관련 지출까지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고 분배도 개선되고 있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소비지출이 더디게 증가하면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 '생존 소비' 빼고는 허리띠 졸라매기…여가 지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폭 감소

가계는 생존과 직결되는 소비를 제외한 거의 전 영역에서 지출을 줄였다.

특히 메르스 사태로 여가 활동을 자제하면서 오락·문화 지출은 1년 전보다 4.4%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4.6%)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비는 주거·수도·광열(7.8%), 식료품(2.0%), 보건(0.7%) 등에서 늘었다. 특히 주거·수도·광열비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2010년 2분기(9.0%) 이후 최고치였다.

작년 2분기에 월 25만8천원 들었던 주거·수도·광열비는 올해 2분기 27만8천원이 됐다. 월세 가구가 늘어 실제 주거비가 21.8%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채소·육류가격이 올라 식료품 지출도 월 33만6천500원에서 34만3천200원으로 상승했다.

담뱃값이 오른 영향으로 주류·담배 지출은 월 3만2천500원으로 19.8% 상승했다. 올해 들어 사람들이 담배를 사재기해 두거나 금연비율이 높아졌던 영향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류·신발(-3.4%), 오락·문화(-4.4%)는 물론이고 교육(-1.6%) 지출까지 줄줄이 감소했다. 특히 캠핑·운동용품 구입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1% 급감했고 참고서 등 서적 지출도 13.1% 줄었다.

교통비(-4.4%)는 유가 하락에 더해 메르스 여파로 사람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 영향으로 감소했다.

세금과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부담 증가도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원인이다.

이런 지출을 포함하는 비소비지출의 증가율은 지난 2분기 2.0%로 소비지출 증가율(0.7%)보다 높았다. 2011∼2014년에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졌다.

근로소득세처럼 주기적으로 내는 경상조세는 월 12만1천600원으로 4.0% 늘었다. 사회보험(13만2천400원)과 연금(12만4천800원) 지출도 각각 3.7%, 2.2% 증가했다.

부동산 취득세가 포함된 비경상조세 지출은 월 1만9천100원으로 39.9% 급증했다. 지난 2분기 부동산거래가 활기를 띤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대출 이자율 등이 떨어지면서 가계 이자비용은 월 8만4천원으로 5.7% 줄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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