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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세월호 수중조사 특조위에 안 알려

조형국 기자 입력 2015. 08. 21. 22:27 수정 2015. 08. 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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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양 첫 작업 일정.. "언론 보도 보고 알았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위한 첫 수중작업 일정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조위 조사관들은 뒤늦게 소식을 듣고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지만 작업현장을 보지 못하고 귀경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번번이 특조위의 발목을 잡았던 정부가 이제는 특조위를 의도적으로 따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9일 유기준 해수부 장관과 고위 당국자, 취재진에게 세월호 선체 인양 작업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인양업체로 선정된 상하이 샐비지 컨소시엄의 1만1000t급 바지선 다리하오가 공개됐다.

또 상하이 컨소시엄이 보유한 인력 및 장비가 처음으로 공개된 데다 상하이 컨소시엄 측 왕웨이핑 인양총감독(54)도 나왔다. 현재 수중 작업에 배치된 잠수사가 32명이고, 잔존유 회수에 앞서 해저토 채취·위험요인 파악 등의 사전작업이 이뤄진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표됐다. 해수부에선 유 장관을 비롯해 연영진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장, 이철조 부단장 등 정부 측에서 인양 작업을 총괄하는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이날 행사를 특조위에 통보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작업현장이 공개된다는 사실을 접한 특조위는 급히 조사단을 진도 팽목항에 파견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에서 출발한 특조위 조사관 4명은 오후 5시30분쯤 팽목항에 도착했다. 특조위 관계자는 “작업현장이 공개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 팽목항으로 가는 중 해수부에 협조를 구했다”고 했다.

특조위는 1박2일간 진도에 머물며 협조를 구했으나 해수부의 비협조로 끝내 바지선 다리하오에는 오르지 못했다. 조사단은 진도VTS(해상교통관제센터)에 마련된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 현장 사무실, 진도군청에 있는 상하이 컨소시엄 사무실 등을 방문해 기초적인 수준의 정보를 파악했을 뿐이다.

특조위 관계자는 “세월호 선체는 참사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라며 “선체 인양 방안, 미수습자 유실방지대책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작업현장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해수부에 불만을 비쳤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특조위에 굳이 알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 관계자는 “특조위로부터 작업현장을 방문하겠다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면서 “중요 일정은 공유할 필요가 있지만 이번 행사는 언론설명회 차원이었다”며 작업현장 공개의 의미를 축소했다.

특조위와 해수부 간 협력창구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수부 쪽 누구와 협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부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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