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미국 주요 '총기 난사' 기록들..조승희부터 교회총격 까지
미국 버지니아 프랭클린카운티 지역방송 WDBJ7-TV 생방송 촬영현장에서 26일(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총을 쏜 흑인 베스터 리 플래내건(41)은 6월 발생한 ‘찰스턴 총기난사’와 2007년 벌어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을 언급하고 “조승희에게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WDBJ7의 기자 앨리슨 파커(24)와 카메라기자 애덤 워드(27)는 놀이공원 개발 문제를 놓고 관계자를 인터뷰 하다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베스터 리 플래내건은 희생자들과 같은 방송국에 근무하다 실직한 기자였다. 그는 범행 후 경찰 추격을 받다가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베스터 리 플래내건은 자살 직전 ‘친구와 가족들에게 보내는 자살노트’를 ABC 방송에 팩시밀리로 보냈다. 그는 이 글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가 ‘찰스턴 총기난사’로 9명을 살인한 것을 언급했다.
베스터 리 플래내건은 “인종전쟁을 선동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나를 끝까지 오게 한 것은 이 사건”이라며 “내 총알에 (찰스턴 총기난사)희생자들의 이니셜이 적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등 미국에서 발생한 주요 총기난사 사건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맥도날드 학살 사건…식당 손님들에게 무차별 총격
캘리포니아 샌이시드로 맥도날드 매장에서 1984년 7월18일 괴한이 나타나 총기를 난사했다.
총격을 가한 괴한은 용점공 출신인 41세 남성 제임스 허버티였다. 그는 이스라엘제 우지 기관총과 윈체스터 엽총으로 사람들을 공격했다.
제임스 허버티는 가게 안에 있던 어른과 아이들에게 무차별로 총격을 가해 20명을 살해했다. 그는 1시간 가량 살인극을 벌이다 경찰특공대(SWAT) 저격수에게 사살됐다.
제임스 허버티는 범행 하루 전인 7월17일에는 정신과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문의하기도 했지만 결국 참극을 일으켰다.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영화로 두번이나 다뤄 져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 리틀턴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에릭 해리스(18)와 딜런 클리볼드(17)라는 두 10대 소년이 동급생 12명과 교사 1명을 사살했다. 두 소년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검은 코트 차림에 스키 마스크를 뒤집어 쓴 차림으로 교실과 도서관을 돌며 총을 쏘고 사제 폭탄을 던졌다.
범인들의 무차별 총기난사는 6시간이 지나서야 진압됐다. 범인으로 보이는 2구의 자살한 시신이 도서관에서 발견됐다.
이 사건은 고등학교에서 청소년들이 뚜렷한 목적이 없이 총기난사를 벌였다는 점 때문에 충격을 줬다. 사건이 터진 후 미국 주류 언론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과 헤비메틀이나 쇼크록 같은 자극적인 음악이 총기난사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이 사건을 소재로 만든 ‘볼링 포 컬럼바인’을 통해 미국 건국부터 코소보 사태까지 역사를 돌아보며 사건의 원인이 ‘폭력에 기반한’ 미국 사회라고 진단했다. 또 컬럼바인 고교가 세계 최대 무기제조기업 록히드마틴 직원들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극영화 ‘엘리펀트’에서 총기난사 당일 컬럼버인 고교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사실적인 영상으로 묘사해 주목을 받았다.
■ 2007년 4월 조승희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미국 총기난사 사상 최다 희생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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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한국계 학생 조승희씨가 2007년 4월16일 교내 강의실과 기숙사에서 총기를 난사한 후 부상을 입힌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23세 였던 조승희씨는 웨스트 앰블러 존스턴 기숙사와 노리스홀을 오가며 벌인 총격으로 3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그는 9미리미터 자동 권총과 22구경 권총 등 두정의 총기를 들고 노리스 홀의 강의실 네군데를 돌아가니며 총기를 난사했다. 이어 기숙사에서 2명을 숨지게 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로 기록된 이 사건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가해자에 대해 현지언론은 “그는 언제나 외톨이처럼 보였다”(He always seemed to be something of a loner)고 분석했다.
범행 후 조승희씨의 정신병력 등이 드러났고 미국 상·하원은 총기 구입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입법했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 범인 조승희가 미국 NBC방송국에 보낸 영상|NBC 화면 갈무리 |
■ 2009년 포트후드 군사기지 총기난사…군의관이 부대서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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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포트 후드 미군기지에서 2009년 11월5일 미국 본토 내 군기지 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총기를 난사한 미 육군 소속 니달 말릭 하산 소령(39)은 파병을 앞둔 군인들에 대한 신체검사를 진행하는 센터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은 정신과 군의관이었다. 그가 죽인 사망자들 대부분도 정신과 의료진이다. 버지니아 태생인 니달 말릭 하산은 버지니아 공대를 졸업하고 월터 리드 육군 병원에서 6년간 근무하다 2009년 7월 포트 후드로 배치됐다.
그는 총기난사 후 검거 과정에서 총상을 입어 허리 아래 등 신체에 영구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군병원에 격리 된 후 2011년 군사 재판에 회부됐고 사형이 언도됐다.
재판 과정에서 니달 말릭 하산은 예멘에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미국인 사제로 일하던 안와르 알 아울라키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9·11 테러범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투산 총기난사’¨현직 연방하원 의원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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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투산에서 민주당 소속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2011년 1월8일 지역구에서 유권자들과의 만남을 갖던 도중 총기에 피격을 당했다.
당시 22살이던 백인 남성 제러드 리 러프너는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자동소총으로 실탄 20여 발을 발사했다. 이 사고로 존 롤 연방판사 등 6명이 사망하고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 등 12명이 부상했다.
‘라이징 스타’라는 애칭으로 주목을 받던 여성 정치인 가브리엘 기퍼즈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후유증으로 정치인 생활은 은퇴했다. 미국 연방법원은 2012년 11월8일 ‘정신병’을 주장한 제러드 리 러프너에게 7회 연속 종신형(종신형을 7차례에 걸쳐 적용하는 것)과 함께 140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소속 비행사이자 기퍼즈의 남편인 마크 켈리는 재판 증언에서 제러드 리 러프너에게 “당신만큼이나 어둡고 악한 세상을 만들고 싶었겠지만 이것만 기억하라. 당신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 2012년 7월 제임스 홈스 ‘극장 총기난사’…영화관서 총기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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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 첫날인 2012년 7월20일 콜로라도 덴버 교외 오로라 영화관에서 당시 27세였던 제임스 홈스가 객석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그는 영화의 총격장면이 상영되던 시점에 방독면을 쓴 채 상영관 내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뒤 총기를 난사했다.
한 목격자는 “연기가 처음 피어올랐을 때는 특수효과라고 생각했다”며 “누군가 건물 내에 총기를 든 괴한이 있다고 소리쳤고 비상벨이 울리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덴버 지역언론에 말했다.
경찰은 제임스 홈즈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제임스 홈스는 2년 후 시작된 재판에서 ‘정신병’을 자신의 범행 이유로 들었다.
■ 2012년 8월 마이클 페이지 ‘시크사원 총기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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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 밀워키 오크 크리크에 시크교 사원에서 2012년 8월5일 오전 10시35분쯤 40세 백인 남성 마이클 페이지가 침입해 일요 예배와 식사를 준비 중이던 신자들에게 총을 난사해 신도 7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검은 바지에 소매가 없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팔에는 ‘9·11 문신’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 페이지는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총격을 시작했고, 사원으로 들어가 터번을 두른 남성 신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원 밖에 숨어 있던 마이클 페이지 발견하고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사살했다.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에서 활동해온 마이클 페이지는 인터넷 공간에 백인 우월주의를 선동하는 수백건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11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흑인 사업가 허먼 케인이 나서자 “그가 당선되면 미국을 떠나겠다”며 비난했다.
■ 2012년 12월 애덤 랜자 ‘샌디훅 총기난사’…초등학교서 총격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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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네티컷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012년 12월14일 오전 9시30분쯤 학교로 침입한 20살의 애덤 랜자가 반자동 소총을 난사해 6~7세 어린이 20명과 교사 6명이 사망했다.
애덤 랜자는 권총 두 자루와 반자동 소총 한 자루를 소지하고 학교로 갔다. 경비시스템이 있었지만 범인은 유리 창문을 부수고 진입한 후 교실 두 곳에서 반자동 소총을 난사했다. 6세 어린이 16명과 7세 어린이 4명, 27~56세 여성 교사 6명이 사망했다. 2007년 32명이 숨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에 이어 사망자가 미국 총기범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참사였다.
경찰이 교사들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범인 랜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였다. 그의 집을 급습한 경찰은 어머니 낸시 랜자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랜자는 이날 집에서 어머니를 먼저 사살한 후 어머니 소유의 총 세 자루를 빼내 어머니 자동차를 몰고 샌디훅 초등학교에 간 것으로 추정됐다.
■ ‘찰스턴 총기난사’…흑인교회 난입해 공격
미국 경찰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총기 난사범 딜런 루프의 모습. | 인터넷 캡처 |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에마누엘 아프리칸 감리감독(AME) 교회에 6월17일 21살 백인 청년 딜런 루프가 난입해 예배를 보던 신자들에게 총을 쏜 후 달아났다. 이 총기난사로 9명이 숨졌다.
딜런 루프는 마약거래, 불법침입 등 두 차례 전과가 있었다. 연방수사국(FBI)과 연방폭발물단속국 요원들이 급파돼 도피 중이던 그를 붙잡았다.
루프의 흑인증오 성향을 보여주는 증거물이 FBI에 의해 발견됐다. 루프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로디지아인’이라는 이름의 사이트에는 “나 혼자 게토(주로 흑인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에 가서 싸운다”,“찰스턴은 한때 흑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선택했다” 등 범행을 의심할 만한 문구가 발견됐다.
사이트에는 성조기를 불태우는 장면, 남부연합기와 총을 든 모습, 흑인 노예 밀랍 인형을 배경으로 하거나 과거 흑인 노예들이 일한 농장에서 찍은 사진 60여장이 있었다.
총기난사에 의한 ‘집단 학살’은 1966년 ‘텍사스 타워 총기난사’에서 시작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사건은 오스틴 텍사스대학 학생이던 찰스 휘트먼이 27층 건물에 올라가 경찰에 사살당하기 전까지, 14명을 죽이고 31명에게 상처를 입힌 시건이다.
하지만 미국 범죄심리학자들은 1949년 정신병에 걸린 퇴역군인 하워드 운루가 뉴저지 캠든 거리에서 13분동안 루거 권총으로 13명을 죽인 사건을 이 보다 앞선 첫 사례로 보고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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