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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사·교수 모임 "초등 역사 국정교과서 오류 많다"

입력 2015. 09. 07. 16:08 수정 2015. 09. 0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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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문제되는 부분 현재 검토중..명백한 오류시 시정" 진보단체 "국정화시도 의도 의심" vs보수단체 "검정교과서 건국과정 폄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한다"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와 평등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 소속 회원들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열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1만명 학부모선언 기자회견'에서 한국사 국정화를 중단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주제발표하는 권희영 교수'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2차 애국 포럼-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정답이다'에서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문제되는 부분 현재 검토중…명백한 오류시 시정"

진보단체 "국정화시도 의도 의심" vs보수단체 "검정교과서 건국과정 폄하"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을 놓고 시민사회에서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2학기부터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 과목 국정 교과서가 오류투성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역사교육학회와 역사문제연구소 등의 단체와 역사 교사·교수들의 모임인 역사교육연대회의는 7일 서울 흥사단강당에서 '초등 5-2 사회(역사) 교과서' 분석의 중간발표를 하며 사실 관계가 틀린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에서는 역사 부문을 사회 교과서로 배우는데 5학년 2학기에 전근대 시기를, 6학년 1학년 근현대 시기를 다룬다. '초등 5-2 사회'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국정 교과서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 등 역사교육연대회의 관계자들은 우선 현 교과서에는 부여와 삼한의 역사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부여는 고구려보다 앞서 출현해 고구려와 백제사로 직접 연결되는 민족사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대회의는 "부여는 특히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연원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국가"라며 "같은 고대사 안에서 볼 때 가야의 역사가 상세하게 다뤄지고 50년 안팎의 후삼국 역사에 큰 비중을 두어 기술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역사적 시기의 오류 문제도 다수 지적했다.

교과서에는 고려 때 청자에 붉은색 김치가 올라온 밥상을 그린 삽화(110쪽)가 있는데, 고추는 조선 후기에 들어왔으므로 붉은색 김치가 고려시대 밥상에 올라온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도전이 조선 후기에 이르러 누명을 벗게 됐고, 그의 저술을 모은 삼봉집도 간행될 수 있었다"(129쪽)도 사실 관계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조선의 3대 왕인 태종 16년에 정도전의 자손들은 금고에서 해제됐고, 고종 2년에 훈작이 복구됐으므로 조선 후기에 이르러 누명을 벗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또 삼봉집은 태종 6년, 세조 11년, 성종 17년에 이미 간행됐고 정조 15년에 왕명으로 증보 간행됐으므로 조선후기에 삼봉집이 간행됐다는 표현도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외에 노비에서 면해주는 내용을 담은 속량(贖良) 문서를 노비 문서로 잘못 표기한 점, 국사 편수용어로 정립된 '고려대장경' 또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이라고 표기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정부와 여당이 국정제를 말하며 실제로는 교과서의 꼴을 제대로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감과 시스템을 결여했다"며 "국정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중등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는 이미 여러차례 지적돼온 내용"이라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 보내서 현재 검토중으로 명백한 오류가 있다면 학교에 안내하고 추후 교과서 인쇄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 단체들도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찬반양론을 펴며 맞섰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진보성향 학부모단체들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회견을 열고 "우리 아이들의 역사의식을 왜곡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며 1만3천42명 학부모 명의의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느 국가도 국정화된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선진국을 자처하면서 왜 역사를 거꾸로 되돌려 가며 국정화를 시도하려는지 숨은 뜻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사의 국정화 추진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보수성향의 학부모 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적의 대한민국 바른역사 가르치는 교과서 원한다'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권희영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는 '역사교과서 검인정체제, 국정화가 정답'이라는 발표에서 "많은 역사학자와 교사들이 2011년 교육과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넣는 데 반대하며 민주주의라고만 하자고 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한국사의 집필을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은 지난 4일 성명에서 "한국사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체성과 건전한 국가관을 심어주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상당수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건국과정을 폄하하고 북한체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듯한 내용을 서술해 많은 국민을 염려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드시 새로운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져서 청소년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가르치고, 통일조국과 세계를 이끌어 가는 미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길러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달말까지 중고등학교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결정짓고,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국정화 방침을 확정한 상태이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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