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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된다던 해경, 수사권 되찾고 제식구 허물 수사

CBS노컷뉴스 조성진 기자 입력 2015. 09. 08. 06:03 수정 2015. 09. 0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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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6시 25분쯤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남 해남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사진=제주해경 동영상 캡처)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해체를 선언한 해경이, 조직명만 바꿔 수사권을 되찾은 뒤 제식구 허물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게 됐다.

이번 '돌고래호 전복사고'에서 구조에 실패한 해경이 조직 감싸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경이 해경을 수사…제식구 감싸기 우려

제주해양경비안전서 수사본부는 7일 돌고래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선 추자도 청도 갯바위에 결박돼 있는 돌고래호를 수중 촬영을 통해 정밀 수중 수색을 실시하고,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해 육상으로 양육 조치해 선박이 불법 개축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자들이 일반 병실로 옮기는 대로 이들을 상대로 한 진상 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전복 사고 수사가 마무리되면 해경의 미흡한 초동 조치 논란을 놓고도 잘잘못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경의 구조 책임이 제대로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해경이 해경을 수사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구조 실패에 대해 해경 책임자는 면책하고 선주와 승선자를 비롯한 민간에 책임을 돌릴 염려가 적지 않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의 경우, 수사 결과 구조 실패 책임을 지고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해경 소속 123정장 한 사람뿐이었다.

전복 사고 수사와 해경의 규정 위반 등에 대한 수사가 이원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순천향대 오윤성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복 사건에 대한 수사와 해경이 여러 어선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규정을 위반하거나 그 과정에 부정이 있었는지 여부의 수사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해경 내부 수사는 온전히 검찰이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직 해체, 수사권 박탈"…이름 바꿔 도로 제자리

조직 해체라는 극단적 조치를 받은 해경이 다시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후 대국민 담화에서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경을 구조 업무에 주력시키기 위해 수사기능을 경찰에 모두 넘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 여당간 협의 과정에서 해경의 수사권은 회복됐다.

당정은 해경이 수사권이 없으면 불법 무기를 소지한 중국어선과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 시 초기 현장 수사와 대응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해상 수사권'은 유지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해경은 구조 업무 중심의 국민안전처 소속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이름을 바꾸면서도 수사권은 유지하게 됐다.

이번 돌고래호 사건에 대한 수사도 해경이 수사권을 쥐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바다의 특수성과 해경의 전문성이 인정돼 바다 위 사건에 대해서만 해경의 수사권을 줬는데 해경은 이를 토대로 기존 수사 권한을 유지· 확대하려고 한다"면서 "결국 해체 이전 수준과 해경의 모습이 유사해졌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조성진 기자] tal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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