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더 트래블러

유럽 기차 여행

서다희 입력 2015. 09. 16. 11:32 수정 2015. 09. 16. 11:32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성수기를 피해 가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가을의 유럽은 기차 여행이 제격이다.

빈과 브라티슬라바를 달리는 파티 트레인

가을의 유럽은 축제로 가득하다. 그중 동유럽의 남다른 축제가 눈에 띈다.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펼쳐지는 '웨이브즈 센트럴 유럽Waves Central Europe'이다. '동서의 만남'을 주제로 하는 음악 축제로, 오스트리아 수도 빈Wien과 슬로베니아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에서 동시에 열린다. 각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고 민속 음악을 선보이는 축제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폴란드, 마케도니아, 헝가리 등 동유럽은 물론 일본, 캐나다,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초대된 뮤지션들이 얼터너티브, 일렉트로닉, 록, 클럽 뮤직의 향연을 펼친다. 여타 유럽 뮤직 페스티벌과는 차별되는 다양성으로 '음악 좀 즐길 줄 안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축제는 각 도시의 핫한 클럽들을 공연장으로 삼아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도시에서 참여하는 뮤지션이 거의 겹치지 않으니 매력적인 두 도시를 오가며 공연과 여행을 모두 즐겨볼 것.

페스티벌을 오가는 '기차 여행'에 가슴이 설렌다. 축제로 인해 차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는 데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새로운 만남과 흥미로운 인연을 기대해봄직하다. 빈에서 브라티슬라바까지는 직행 열차인 유로시티Eurocity를 타고 1시간이면 닿는다. 빈의 경우 중앙역, 서역, 마이들링 역 등이 있고 브라티슬라바에도 2개 주요 기차역이 있는데 어느 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유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경유편을 이용할 경우 고속 열차+일반 열차를 타게 되며 1시간 24분 정도 소요된다. 고속 열차로는 독일 초고속 열차 이체에ICE 혹은 오스트리아 고속 열차 레일젯Railjet을 탈 수 있다. 기차 여행 마니아라면 30분을 더 투자하여 동유럽 고속 열차와 일반 열차를 모두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 모두 각국 철도 패스가 있지만 양국을 오갈 경우 동유럽 패스가 편리하다. 5일 셀렉트 패스의 경우 성인 1등석 236유로, 2등석 162유로. 초고속 열차를 이용할 경우 좌석 예약을 따로 해야 한다.

독일부터 이탈리아까지, 알프스 여행

알프스 산맥은 스위스는 물론 독일 남부에서 이탈리아 북부까지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색다른 알프스 산행에 도전하고 싶다면 독일 철도 패스만 챙겨 뮌헨으로 향할 것. 지난겨울 브뤼셀, 프라하, 베네치아 등 인접 국가 도시까지 여행할 수 있는 '독일 철도 패스 익스텐션'이 없어졌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제 독일 철도 패스만으로도 여행할 수 있으니까. 아웃도어 여행자를 매혹하는 구간은 바이에른 주의 주도인 뮌헨에서부터 이탈리아 볼차노Bolzano까지다. 독일철도청DB과 오스트리아철도청OBB 기차를 타고 독일 알프스의 최고봉이 있는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 '알프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Innsbruck, '유럽의 요세미티'라는 애칭을 지닌 돌로미티Dolomites까지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을 이용한다면 프랑크푸르트 인, 뮌헨 아웃을 선택할 것.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까지 기차로 이동하는 길에 뷔츠부르크Wurzburg를 반나절 동안 들른다. 고속 열차인 이체ICE로 약 1시간 10분 거리인 뷔츠부르크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도시다. 9월에서 10월 중순까지 갓 수확한 포도로 담근 햇와인인 페더바이서Federweisser를 맛볼 수 있다. 뷔츠부르크에서 뮌헨까지는 ICE로 약 2시간. 일정이 여유롭다면 아름다운 고성이 있는 퓌센Fussen, 오버아머가우Oberammergau 등 뮌헨 근교 도시도 둘러보자. 철도 패스를 쓰기 아까운 근거리를 이동할 땐 바이에른 주 내 일반 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23유로짜리 바이에른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뮌헨에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까지 기차와 버스로 약 2시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인스부르크까지 버스로 약 1시간 42분, 인스부르크에서 볼차노까지는 EC로 2시간 소요된다.

성인 3일 셀렉트 패스 189유로부터, 5일 선택 사용 패스 217유로부터, 트윈 패스를 이용해 2명이 함께 여행할 경우 패스당 15~20퍼센트 할인된다.

파리발 바르셀로나행 미식 특급

맛도락을 즐기는 여행자에게 프랑스와 스페인은 최고의 여행지다. 고급 미식의 표본인 프랑스 요리,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저격하는 스페인 음식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식탐을 폭발케 한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대표 미식 도시는 파리와 바르셀로나다. 놀랍게도 두 도시는 초고속 열차로 6시간 20분 만에 이동 가능하다. 파리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리옹에서 하루 혹은 이틀을 머문다면 완벽한 미식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 리옹은 론알프스의 주도이자 프랑스의 3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며 파리 못지않은 맛의 고장으로도 명성이 높다. 리옹에선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인 부숑bouchon을 찾아 감자와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한 리옹식 전통 요리 부숑 리오네를 맛봐야 한다. 9월 말에 찾는다면 23일부터 27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라 메르세 축제'도 기억할 것.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의 최대 축제로 다채로운 축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파리-리옹-바르셀로나 구간을 지나는 기차 여행은 매혹적이다. 파리에서 리옹으로 향하는 기차에선 광활하게 펼쳐진 평원과 전원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반면, 리옹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총 4시간 50분간의 여정 중엔 눈부신 지중해의 풍광과 마주하게 된다. 프랑스 몽펠리에를 지나며 모습을 드러낸 지중해는 바르셀로나에 가까워질수록 탄성을 자아낸다. 만약 2층짜리 테제베TGV를 타면 예약한 좌석이 1층에 있더라도 2층의 빈자리로 옮겨 높은 시선에서 지중해를 조망할 수 있는 근사한 기회를 놓치지 말길. 또 스페인 초고속 열차인 아베AVE 신형을 타게 될 경우 한층 널찍한 차창으로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식당 및 매점 칸을 방문한다.

파리-바르셀로나 구간만 여행한다면 초고속 열차의 구간 티켓을 구매한다. 다른 주변 도시 여행까지 계획한다면 프랑스-스페인 패스를 선택한다.4일 셀렉트 패스의 경우 성인 1등석 304유로, 2등석 244유로.

기차 여행 마니아를 위한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

스위스에는 동서남북의 절경을 가로지르는 가지각색의 관광열차들이 있다. 2015년 스위스철도청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구간들을 집대성한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 루트를 론칭했다. 여정은 취리히-생갈렌-루체른-몽트뢰-체어마트-생모리츠-루가노-루체른-취리히. 깎아지른 알프스 산맥의 영봉은 물론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평원, 세련된 도시까지 스위스의 다양한 면모를 단번에 둘러볼 수 있는데다 각기 다른 개성의 관광열차까지 탈 수 있어 누구라도 욕심을 낼 만한 루트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허락지 않는 여행자라면 스위스 가을 풍경과 기차 여행의 맛을 최고조로 만끽할 수 있는 몽트뢰-체어마트 구간이라도 체험해보자. 낭만이 넘치는 호반 도시인 몽트뢰Montreux, 레만호를 품은 언덕에 향긋한 포도밭이 넘실대는 라보Lavaux, 해발 4000미터 급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인 마을인 체어마트Zermatt 등 변화무쌍한 파노라마를 만날 수 있다.

몽트뢰에서 체어마트에 이르는 여정은 제네바 호수에서 출발해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 불리는 그랑 생베르나르 고개Great Saint Bernard Pass를 오르고 마테호른으로 향하는 산악열차의 출발점인 브리그Brig를 지나 해발 1629미터에 위치한 체어마트 역에서 끝을 맺는다. 체어마트는 흥겨운 동네잔치가 열리는 9월에 찾으면 좋다. 9월 11일부터 20일까지는 웅장한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클래식 음악 축제인 '체어마트 페스티벌'이, 12일부터 13일까지는 올해의 목동과 최고의 검정코 올해의 목동을 선발하는 '체어마트 목동 축제'가 준비되어 있다.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를 완주하고 싶다면 8일짜리 패스를, 절반만 돌아볼 거라면 4일짜리 패스를 챙긴다. 기차를 비롯해 버스, 트램, 보트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종합 교통 패스일 뿐만 아니라 450여 개 박물관, 사설 산악열차 이용 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4일 셀렉트 패스 233유로부터

저작권자© '더 트래블러' 무단 전재·복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재
    더보기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