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배당' 논란 ②]"19~24세 청년에 연 100만원 주자"..성남시 제안에 복지부 미온적 '신경전'


성남시 청년배당정책, 복지부에 수용 촉구
복지부, 무상 산후조리원은 이미 반대의사
19~24세 100만원 지급에 연 600억원 필요
포퓰리즘·실현가능성 두고 논란 후끈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성남시가 만 19~24세 청년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는 청년 배당 정책 도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중앙 정부와의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들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미 성남시와 복지부는 올해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4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19~24세 청년들에게 연 100만원씩 청년배당금을 지급하는 청년배당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경우 타당성, 기존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등과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 복지부는 협의 후 수용, 변경 및 보완 후 수용, 불수용의 결정을 내린다. 성남시는 지난달 24일 복지부에 협의를 신청한 상태다.
◇19~24세에 100만원씩 지원하려면 연간 600억원 필요
청년배당금은 현금 대신 유통기한이 명시된 지역상품권 또는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전자화폐 등으로 지급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재정여건상 일단 첫 시행을 하는 내년에는 24세 1만1300명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6개 연령에 1년에 100만원씩 지원을 하려면 연간 약 6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내년 기준 113억원의 예산은 증세 없이 세금탈루를 막아 절약한 돈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미 예산팀과 협조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24세 청년들에 대한 일년치 예산은 확보했지만 19~23세까지 범위를 확대하기엔 성남시의 여력만으론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은 청년배당을 박근혜정부의 중앙정부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청년문제가 '청년희망펀드'처럼 기부를 통한 시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정부의 의무라는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예산은 항상 부족하고 제한된 예산을 어디에 투입할 것인가는 결국 철학과 의지의 문제"라며 "지방정부가 세금을 아끼고 나눠 시행하려는 복지정책에 대해 중앙정부가 반대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복지정책을 후퇴시키는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복지부의 수용 결정을 촉구했다.
◇포퓰리즘 논란, 실현 가능성 의문도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도 예산이 부족한 마당에 또 하나의 '무상' 정책이 나오는게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성남시의 새로운 시도가 선별적 복지가 아닌 모든 청년에게 배당을 지급한다는 측면에서 포퓰리즘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표심을 의식한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청년들은 투표 잘 안하는데 만약 표를 얻으려고 한다면 노인들에게 일자리 만들어주는데 돈 쓰는게 훨씬 낫다"며 "박 대통령이 먼저 65세 이상 전국민에게 기여와 소득에 관계없이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기본소득개념을 도입했는데 그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 제가 하니까 좌파 포퓰리즘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상 산후조리원은 반대한 복지부, 청년배당금도 불수용 가능성
현재 성남시가 복지 관련 정부와 협의 중인 사안은 무상 산후조리원, 무상교복지원, 청년배당금 등 3건이다. 복지부는 지난 6월 공공 산후조리원 사업에 대해선 사실상 불수용 입장을 통보해 왔다.
현재 안건은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복지부가 반대의사를 냈더라도 지자체의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성남시는 사회보장위원회의 조정 결과를 반영해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복지부는 청년배당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자칫 이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배당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다"며 "관계부처 및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종합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shley85@newsis.com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