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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씩 문닫는 중국 소셜커머스

장순원 입력 2015. 10. 05. 15:17 수정 2015. 10. 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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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살 깎아먹기식 할인경쟁..초기 비용부담 커벤처캐피탈, 경기둔화 우려 커지자 돈줄 죄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중국 온라인 세차서비스 회사 ‘카(Car)8’은 베이징 시민을 대상으로 세차서비스를 10위안(약 1800원)씩 싸게 제공했다. 보통 세차하려면 20~30위안을 내야 하지만 거의 절반을 깎아 준 셈이다. 싼값에 세차서비스를 제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다음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었다. 유사업체가 난립하면서 무리하게 할인을 하다 보니 갖고 있던 현금이 금세 바닥났다. 새로운 자금수혈에 나섰지만 실패하자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중국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 기업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경쟁은 치열해진 반면 돈줄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벤처캐피털 고비 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최근 몇 달 사이 부동산이나 배달, 자동차수리와 관련된 020 업체 가운데 30~40%가 문을 닫았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02O 사업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비즈니스다. 우리나라로 치면 쿠팡과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 앱,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이 O2O사업의 일종이다.

최근 중국에서도 스타트업 열풍을 타고 020 앱이 급증했다.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지난 2월 조사에서 중국 온라인 소비자의 71%가 020 앱을 이용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내 020 산업이 시련을 겪고 있다. 일단 경쟁이 치열해졌다. 중국 광둥성(廣東省) 신흥 산업도시 선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자동차수리 전문 앱 ‘시우양’ 창업자는 문을 연 지 석 달 만에 자본금의 3분의 1을 썼다. 선전에서만 비슷한 앱이 15개나 돼 초기 판촉과 할인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폐업했다. 하반기 들어 중국 경제전망이 어두워지면서 020 사업은 더 어려워졌다.

중국에서는 O2O앱이 염가상품의 대명사다. 대표적인 예로 어러머(Ele.me·중국어로 밥먹었냐는 구어적 표현)는 단돈 9위안에 샌드위치를 배달해준다. 같은 제품을 매장에서 사 먹으려면 31위안을 내야 한다. 중국 전자상거래사이트 메이투안은 시중가격의 10%에 노래방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020업체가 초기에 고객을 많이 끌어 들기 위해 비용부담을 지면서 소비자에게 싸게 팔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사업구조가 가능한 것은 벤처캐피털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020 스타트업 회사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손실이 나도 살아남는다면 길게 봐서는 남는 장사라고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020 기업의 고비용 저효율 사업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돈줄을 대던 밴처캐피털이 자금을 회수해가기 시작하면서 문을 닫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켄 쉬 고비 파트너스 파트너는 “020 스타트업은 고객을 유치하려 끌어모은 자본금의 절반은 보조금으로 뿌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중국 020의 미래가 밝은 편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과 성장 여력을 고려하면 해볼만한 사업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탄탄한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는 현재 10조위안(약 1842조원) 규모인 020 시장이 5년 내 두 배 가량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음식배달과 오락 서비스 등에 앞으로 3년간 32억달러(약 3조7516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장순원 (cr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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