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기 성남시에 사는 김모씨(31)는 8년전 금융권으로부터 400만원을 대출받았다. 저소득층인 그는 그동안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못갚으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원금의 4배나 됐다. 김씨는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찾아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센터는 김씨에게 ‘주빌리은행’을 소개했다. 주빌리은행은 최근 대부업체로부터 사들인 장기부실 채권 중에 김씨 채권도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김씨에게 월 10만원씩 10개월 분할 상환하는 조건으로 빚을 모두 탕감해줬다. 김씨 채무가 2000여만원(원금 400만원, 이자 16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1900만원을 탕감받은 것이다. 김씨가 갚는 돈은 주빌리은행이 다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데 사용된다. 주빌리은행은 김씨와 같은 또 다른 장기 채무자가 새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주빌리은행과 함께 추진중인 ‘빚 탕감 프로젝트’가 시행 1년만에 악성 채무에 시달리던 1072명을 구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이 떠안고 있던 채권은 금융기관이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손실 처리한뒤 대부업체에 원금의 1~10% 가격에 넘기면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빚 독촉을 받게 하던 악성 채권이다.
지난 2일 성남시청 광장에서는 5번째 빚 탕감 프로젝트 채권 소각 행사가 열렸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공동 은행장을 맡고 있는 주빌리은행과 성남시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73억원어치의 부실 채권이 소각되면서 533명이 구제됐다. 지난 7월 성남지역내 교회 31곳이 낸 성금 1억10만원으로 (사)희망살림이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에서 10년이상 장기 연체된 부실 채권을 1~3%대의 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진행된 행사다. 채권 소각으로 구제된 이들은 앞으로 성남시 금융복지상담센터(시청 9층)가 파산 신청, 개인회생 등 구제절차를 밟는다.
성남시는 지난해 9월 채권 추심업체 6곳이 10년 이상 장기 연체된 부실 채권 26억원 어치를 기부해 소각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악성 채무에 시달리던 저소득층 1072명을 구제했다. 이들이 떠안고 있던 채권은 모두 106억3000만원이다.
성남시의 빚탕감 프로젝트는 주빌리은행이 기반이 돼 범사회 연대 모금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채권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불특정인의 장기부실 채권을 뭉치로 사들여 빚을 탕감해주고 있다. 채무자가 원금의 1~5%만 갚으면 빚을 모두 탕감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국의 시민단체가 시작한 빚 탕감 운동인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 등은 정책적으로 없애주거나 중앙정부의 예산을 투입해 싼 가격으로 많은 수 국민의 장기연체 채무를 탕감해주면 이 사람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 인구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이는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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