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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토하고 먹고..' 이상해진 '동물 친구들'

안지현 입력 2015. 10. 0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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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벽에 반복적으로 몸을 부딪치고 먹은 걸 토하고 토사물을 다시 먹고, 얼핏 봐도 정상은 아닌 행동들이죠. 지방의 소규모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모습입니다. 지금도 열악한데 이런 동물원마저 문을 닫게 돼 사람 말로 치면 그야말로 길바닥에 나앉게 된 상황인데요.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원주에 있는 강원도에서는 유일한 동물원입니다.

현재 영업 중이지만, 이달 28일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안에 동물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수리부엉이의 새장 바닥에는 깃털과 먹다 남은 먹이 위로 파리가 날립니다.

또 다른 새장에선 쥐가 빠르게 지나다닙니다.

토끼 배설물은 겹겹이 쌓인 채 굳어있습니다.

라쿤으로 불리는 동물의 우리 앞입니다.

우리의 크기는 굉장히 작은데요. 제 팔을 벌렸을 때 양팔 너비보다 조금 더 큰 수준에 그칩니다.

굉장히 영리한 동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 안을 보시면 콘크리트벽과 바닥이 전부입니다.

[전채은 공동대표/동물보호단체 케어 : 손을 사용해서 나무를 타거나 장난치고 이런 것을 많이 하거든요, 야생에서. 그런 풍부한 시설물들이 필요한데 전혀 돼 있지 않아요.]

좁고 단조로운 시설 안에서 일부 동물은 이상 행동을 반복합니다.

우리 안의 곰을 보실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작고 마른 상태인데요.

우리 앞에서 지켜본 결과, 자신이 먹은 걸을 토하고 토사물을 먹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전채은 공동대표/동물보호단체 케어 : 전형적인 정형행동입니다. 목적의식이 없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요. 다른 곰에 비해 크기가 1/5 정도로 굉장히 작아요.]

우리에 세차게 몸을 부딪히기를 반복한 염소의 뿔에는 페인트가 묻어납니다.

업체는 강원도와 20년간 무상임대기간이 만료되면서 동물원 폐쇄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동물원 관계자 : 입장료가 3천원이에요. 그 수익 가지고는 전혀 유지가 안 돼요. (유지비만 한 달에) 300~400만원 들어요.]

하지만 남은 동물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

[동물원 관계자 : 동물원들이 동물을 안 받으려고 해요. 먹이값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요. 넘쳐나는 동물이다 보니깐 안 받으려고 그러죠.]

이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동물원의 경우 수익에 쫓기다 보니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부산의 한 동물원 입구에서는 너도나도 동물 먹이를 삽니다.

당근과 건빵을 비롯해 대부분 사람이 먹는 음식입니다.

[심인섭 팀장/동물자유연대 부산지부 : (똑같은 음식을) 무분별하게 (주고) 계속 받아먹게 되면 동물의 건강에 위해가 될 요소가 아닌가 보여집니다.]

사자나 호랑이는 햇빛이 안 드는 실내에 있고, 야행성인 박쥐는 밝은 인공조명 아래에 전시돼 있습니다.

원숭이와 호랑이는 정형행동을 하며 그들의 건강상태를 말해줍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동물원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동물원에선 78종, 719마리의 동물들이 45년 된 낡은 시설에서 살고 있습니다.

늑대 우리 앞을 보실까요? 유독 심한 악취가 풍기는 데요, 우리를 보시면 바닥이 심하게 망가져 있습니다.

관광객은 악취로 너도나도 코를 쥐어 잡습니다.

[냄새 지독하다, 무슨 냄새가 이렇게 나.]

좁은 우리 안에서 독수리는 몇 번 날갯짓을 하다 말고, 코끼리는 몸을 좌우로 흔들기를 반복할 뿐입니다.

[이진선/대구 달성군 : 동물들이 대체로 다 스트레스 받아서 빙글빙글 돌고 냄새도 많이 나고 너무 불쌍해 보여요.]

운영주체인 대구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구시 관계자 :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돼서 일체의 증축이라든지 추가적인 설치가 못 되게끔 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손을 못 댔죠.]

이처럼 지차체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은 현재 13개. 개인이 운영하는 동물원은 이보다 더 많지만 정확한 수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동물원 개설과 운영에 보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남식 교수/서울대 수의대 : 단지 허가만 내면 되기 때문에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원은 과감한 도태와 폐쇄를 병행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원은 자연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안의 동물은 생명체로서 기본적인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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