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동신문 보도 게재하고 이승만 비하, 대한민국 건국을 '정부 수립' 격하

남궁욱.강태화 입력 2015. 10. 8. 02:02 수정 2015. 10. 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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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문제 삼은 교과서 내용은

정부와 새누리당은 ‘통합교과서’란 이름으로 국정교과서화를 추진하기에 앞서 한국사 교과서들에 대한 공개·비공개 분석을 먼저 했다고 한다. 이 중 정부와 새누리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여연)이 작성한 비공개 분석자료들을 입수한 결과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과 업적 규정 ▶사회주의 항일운동과 북한 체제 관련 기술 ▶역대 정부별 긍정·부정 평가 비중 등이 지적됐다.
▲ 현대사 첫 페이지 
▲ 항일 운동
▲ 정부 수립
▲ 이승만 정부 평가

◆‘건국’ 표현 교과서 8종 중 1종뿐=여연은 지난달 30일 개최한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때 자료집에서 “한국사 교과서 8종 중 대한민국이 (1948년 8월15일) ‘건국’됐다고 서술한 교과서는 하나뿐”이라며 “대신 ‘정부 수립’이라고 격하시켰다”고 주장했다. 지학사·금성 등이 발행한 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언됐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수립이 선포됐다”가 나란히 기술돼 있는 것도 지적됐다.

 여연은 “이승만 정부가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미래엔), “반민족 행위자 처벌보다 반공을 더 중요하게 여긴 이승만 정부”(비상교육) 등을 사례로 든 뒤 ‘건국 대통령’을 평가절하했다고 비판했다.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인 김종석 여연 원장은 최근 “한국 경제 발전에 대한 일부 한국사 교과서의 서술이 편향적이고 불공정하며 사실관계의 오류도 있다”는 분석자료를 만들어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 보천보 전투(김일성 행적)
▲ 북한 체제 소개

 ◆북한 미화, 김일성 어록 인용=일제강점기 때 사회주의 세력의 항일무장 투쟁에 대한 기술도 지적됐다. 예를 들어 두산동아 교과서의 경우 조선광복회가 이끈 보천보 전투(1937)를 “당시 국내 신문에도 크게 보도됐다. 이 작전을 성공시킨 김일성의 이름도 국내에 알려졌다”고 자세히 설명한 반면 독립군 소속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대첩(1920)에 대해선 “10여 차례 전투를 벌여 일본군을 크게 격파했다”고 돼 있다. 정부는 ‘북한 미화 및 편향 사례’란 자료에서 천재교육이 발행한 교과서의 문제점을 열거했다. ▶『김일성 전집』 중 “조선 혁명을 위해선 조선 인민의 풍속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 식을 만들 때가 되지 않았나”란 발언을 인용한 점 ▶60년대 후반 북한의 자주노선을 설명하면서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순결성을 고수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한 ‘노동신문’ 보도를 게재한 점 등이 꼽혔다.
▲ 박정희 정부·유신 평가

 ◆편향된 역대 정부 평가=여연은 최근 정리한 자료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한 긍정 서술 비중이 다른 정부보다 월등히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정부를 다룬 ‘권위주의를 탈피한 서민 대통령’(미래엔), ‘평화적 정권 교체와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노력’(교학사) 등의 소제목과 해당 단락을 통째로 인용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 대해 기술한 교과서는 한 종(리베르스쿨)뿐이었다. 여연은 “역대 정부별 편향적인 서술”이라고 규정했다. 여연은 박정희 정부와 관련해 “중앙정보부는 인민혁명당이라는 간첩단을 조작해”(미래엔), “유신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은 비정상적으로 강화됐고”(지학사) 등의 표현을 문제 삼았다.

남궁욱·강태화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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