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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로 갈라진 대한민국..총선 흔드나

박승철 입력 2015. 10. 0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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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천안함 폭침· NLL발언..선거때마다 부는 이념 바람적절한 이슈제기는 '순풍' 타지만 과도한 공세땐 '역풍' 맞을수도

한국사 국정교과서 논란이 내년 치러질 20대 총선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인터넷 상에서는 벌써부터 찬반 논란이 뜨겁다. 보수층은 좌편향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반면 진보층은 ‘역사를 되돌리려는 행위’라며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각각 결집세가 강해지는 추세다. 이와 함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공산주의자’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이념 논쟁은 더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왜 진영간 대립이 극심해질 수 밖에 없는 이같은 이념형 이슈의 공론화를 시도하는 것일까. 국가 안보 및 이념과 관련된 진영대립은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대다수 국민들을 보수층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의 경우 세월호 사건 등 국민의 생명이나 평화와 관련된 대중의 공감을 얻기 쉬운 인도주의적 쟁점을 중심으로 진영 결집을 시도해 왔다. 역대 선거에서는 이같은 진영 결집 이슈들이 매번 등장했다. 이념 공방이 여야 각 진영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과도한 의존은 역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천안함 사태 이후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 결과 서울과 경기에서 여당이 이겼지만 일부 역풍이 불어 여당표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세월호 사건 발생 이후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야당의 공세가 지속되면서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이 이념 논쟁의 중심이었다. 대선을 약 70일 앞둔 10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이 담긴 ‘남북정상 비공개 대화록’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5년만에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과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묶어 안보관이 불확실하다는 이념 공세를 폈고 이 역시 보수층 지지 결집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보문제는 과거에 비해 효과가 줄어들거나 오히려 역풍이 부는 경우도 있지만 NLL사건의 경우에는 영토문제와 연관돼 젊은 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이념 논쟁은 이어졌다. 당시 선거를 약 50일 앞두고 터진 세월호 참사는 기본적으로 이념과 관련 없는 안전 사건이었다. 참사 직후에는 ‘정부 무능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선거판세가 야당에 유리하게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며 색깔론을 전개했고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은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는 ‘선동꾼’이 있다는 취지의 글을 인용했다. 이후 선거 과정에서 무상복지 등의 이념적 논쟁으로 이어졌고 보수와 진보의 지지세 결집이 일어났다. 결국 판세가 백중세로 전환됐으며 특히 세월호 사건 직전에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던 유정복 현 인천시장이 여론조사에서의 큰 격차를 극복하고 당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방선거 닷새를 앞두고 정부가 ‘1번 어뢰’를 북한 도발의 증거로 제시하면서 진위 여부를 둘러싼 좌우 갈등이 촉발됐다. 결과적으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여당이 승리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이 강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반발표가 나오는 등 역풍도 만만치 않았다.

김만흠 원장은 “적절한 진영 대결 이슈를 통해 결집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겠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과도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게 된다”면서 “최근 정부가 국정교과서 문제를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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