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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600억 → 50억.. 싹둑 잘린 '기저귀·분유 지원비'

권기석 기자 입력 2015. 10. 1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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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공약 사업.. 이달 30일부터 시행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저소득층 기저귀·분유 지원사업’이 이달 시작된다. 하지만 지원대상과 지원액이 애초 계획보다 크게 줄어 반쪽에도 못 미치는 사업이 됐다. 제대로 하면 출산자녀수가 0.77%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정부는 “돈이 없다”며 사업을 축소했다.

◇대부분 기저귀 값만 지원받을 듯=보건복지부는 만 1세 미만 아기를 둔 가정에 이달 30일부터 기저귀와 분유 구매 비용을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지원대상은 ‘중위소득 4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169만원 이하) 가구다. 최저생계비와 비슷한 소득을 버는, 사실상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만 대상이 됐다.

기저귀 값으로 매달 3만2000원, 조제분유 값으로 매달 4만3000원을 지원한다. 바우처 포인트를 받아 나들가게 가맹점이나 인터넷 우체국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기저귀 값과 분유 값, 두 가지를 다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으로 보인다. 분유 지원은 산모가 사망했거나 모유 수유가 어려운 질환을 가졌을 경우로 제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저귀·분유 지원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5만1000가구 가운데 약 5%만 분유값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약 지키는 시늉만 하나=이 사업은 박 대통령의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시행이 늦춰진 데다 지원규모도 대폭 줄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제출받은 사업계획서(2014년 초 작성)에 따르면 복지부는 해마다 600억원씩 들여 기저귀 값은 월 7만5000원, 분유 값은 월 10만원을 지원하려고 했다. 지원대상도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인 가구로 좀 더 넓게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서 “저소득층 가구에 매월 7만5000원 기저귀 값과 14만원 분유 값을 지원하면 가계소득을 5% 증가시켜 출산자녀수 0.77%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복지부와 기획재정부의 협상 과정에서 예산 규모가 확 줄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50억원인데 10∼12월 3개월간 실제로 투입되는 건 25억6000만원이다. 내년 예산은 100억원으로 정해졌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2013년 말 162억원 규모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재부에 의해 전액 삭감당하면서 사업 시작도 늦춰졌다.

이에 정부가 공약을 지키는 시늉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정작 이런 대책은 생색내기에 그치자 “말로만 저출산, 저출산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사업을 진행하고 효과를 조사한 뒤 단계적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신청하나=기저귀·분유 값 신청은 15일부터 관할 보건소에서 하면 된다. 출생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청하면 12개월치를 모두 지원받지만, 그 이후에 신청하면 그 시점부터 생후 12개월까지만 받게 된다. 올해는 BC카드가 발급한 국민행복카드에만 바우처 포인트가 지급되므로 다른 카드를 이용하고 있을 경우 추가 발급을 받아야 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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