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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한국사 집필 거부" 교수들 공개 선언 봇물

권구성 입력 2015. 10. 14. 18:29 수정 2015. 10. 1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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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이어 고려·경희대역사 관련 교수들 동참國編, 집필진 구성 착수

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뒤 역사학과 교수들의 집필 거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연세대에 이어 14일에는 고려대와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이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애국국민운동연합 회원들이 국사교과서 이념 개입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재문기자
고려대 역사관련 교수 22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집필 거부’ 의사를 천명했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국정교과서가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런 국정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는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그 시도에 참여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윤재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국사교과서가 외부 간섭 없이 자유롭게 가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대부분이 검정 역사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학교 인문사회캠퍼스 내 민주광장에서 이 대학 학부 및 대학원 총학생회가 참가한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반대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
앞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과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일동도 국정화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울대 역사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연세대 인문·사회 분야 교수 132명은 정부의 국정화 결정 이전에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유용태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기존의 검정교과서도 교육과정이 자주 바뀌면서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문제였다”며 “국정교과서는 이보다도 짧은 기간 집필되기 때문에 졸속으로 처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사학과 교수는 “대학별로 성명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집필진 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화된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집필 업무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내부적으로 집필진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집필진 공개 모집도 공고할 예정이다.

김승환·권구성 기자 ku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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