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물도 없는데 속수무책
댐건설 환경단체반대로 좌절
물관리도 5개부처로 분산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1인 하루 물사용 英보다 많아
지난 8월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식수 공급원인 ‘LA저수지’의 수면은 지름 10㎝의 검은 플라스틱 공 9600만개로 뒤덮였다. 이 검은색 공(shade ball) 은 자외선을 반사해 수자원 증발을 줄여 매년 11억ℓ의 물손실을 방지한다, 4년째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자 한방울의 물이라도 아끼려 창의적 아이디어를 짜내 실행에 옮긴 것.
42년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우리는 어떤가. 그간 많은 댐을 건설했고 그 덕에 그런대로 버텨왔지만 지독한 장기 가뭄 앞엔 속수무책이다. 당장 먹을 물이 없을 정도로 물 빈국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인 4대강의 물이 아직까지 가뭄과 식수난 극복에 활용되지 못한 것을 보면 치수(治水)의 현주소가 어떠한지 짐작이 되고 남는다. ▶관련기사 3면
향후 기후급변에 대처하려면 댐건설 등 신규 수자원 확보가 시급한데도 환경단체들은 번번이 트집과 반대로 일관한다. 상상에 의존해 현실을 망각한 시대착오적 행태다.

우리나라의 물관리가 주먹구구식인 단적인 예은 농지와 농업용수 배율에서 잘 드러난다. 농지는 1980년 219만6000㏊에서 2011년 169만8000㏊로 22.6%나 감소했는데 농업용수 배분은 연간 44억8000만㎥에서 156㎥억900만㎥로 3.5배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물관리가 5개 부처에 분산돼 있어 이런 일은 반복될 수 있다. 통합물관리가 필요한데 국가의 물관리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국가의 물관리 비전이 없고, 전략적 계획이 없다.
우리나라는 가용수자원대비 취수량이 40%를 넘는 물부족 국가다. 하천 경사가 급하고, 강우가 여름에 집중돼 수자원 이용 환경이 열악하다. 연평균 강수량은 1277㎜(1978~2007년 평균)로 세계 평균 807㎜의 1.6배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간수총량은 2629㎥로 세계평균 1만6427㎥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79ℓ로 영국(232ℓ)·프랑스(139ℓ)·독일(151ℓ)·덴마크(114ℓ)보다 많다. 국민적 인식 변화와 함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달부터 총리실에 ‘물관리협의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부처 관계자가 모여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별, 유역별 강수량 편차가 커지고 태풍 호우 가뭄 등 자연재해가 늘어남에 따라 수자원 활용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관리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차제에 ‘국가물관리위원회’ 같은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총괄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은 “물문제가 국가차원의 비상사태로까지 커질수 있다는 경각심으로 물 기본법을 제정하고, 물관리 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우ㆍ원승일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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