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회로 퍼진 국정화 갈등, 이슈 블랙홀

채송무기자 입력 2015. 10. 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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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혁신 총력전에 예산·4대 개혁 등 핵심 쟁점 사라져

<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역사 교과서 논쟁이 정치권을 떠나 보수-진보 간 대결전으로 커지면서 핵심 과제들이 설 곳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면에 선 상태다. 박 대통령은 방미 일정에 나서기 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고 올바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자라나도록 가르치는 것은 국가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이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행정예고했고, 새누리당 역시 당론화하는 등 총력 추진 입장을 이미 밝힌 상태다.

그러나 후폭풍은 어마어마하다. 야권과 시민단체, 역사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까지 거부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당을 초월한 공동연대가 출범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신당 추진을 선언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9일 한 자리에 모여 결사항전의 자세를 다졌다.

시민단체 역시 연대회의를 구성했다. 한국 YMCA 전국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305개가 연대해 구성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오전 시국선언을 통해 "국정교과서는 전체주의의 시작"이라면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연대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역사학자들과 역사 교사들의 집필 거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부산대, 서울대, 한국외대 등 약 35개 대학의 역사학 교수들이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국내 최대 역사교사 단체인 전국역사교사모임도 성명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국 역사교사의 3분의 1이 이 모임 소속이어서 뉴라이트 계열로만 국정화 역사교과서가 집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 신경전 격화, 감정의 골 패였다

여야의 날선 신경전은 상대에 대한 도를 넘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 논쟁에 불을 붙이기 위한 용도로 "우리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등의 과도한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두 분의 선대가 친일, 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는 곧바로 여당의 감정 섞인 반발로 이어져 정국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예산과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과제인 4대 개혁부터 여권의 경제활성화법 등이 모두 후순위로 넘어가면서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회가 19일 각 상임위별로 예산심사를 시작했지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가 파행됐다. 야당이 예산을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연계하면서 정기국회의 핵심 사안인 예산 심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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