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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27살 연상남, 여중생 임신시킨 게 사랑이었다고?"

입력 2015. 10. 20. 09:22 수정 2015. 10. 2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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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한국성폭력 상담소 이미경 소장

▷ 한수진/사회자: 

지난주 금요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이런 판결이 있었죠. 40대 남성이 27살이나 어린 중학생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임신시킨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파기 환송심이었던 이번 판결은 최종 판결이나 마찬가지여서 해당 남성은 끝내 무죄판결을 받게 된 셈이 됐는데요.

관련해서 여러 시민단체들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법적인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성폭력 상담소 이미경 소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기자회견 하셨는데 일단 간단하게 어떤 내용의 회견이었습니까?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어제 낮 12시에 서초동 고등법원 앞에서 250개 여성사회인권단체들이 함께 모여서 기자회견 했는데요. 저희들은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 재판부에 무죄 판결을 규탄한다, 라는 내용을 갖고 기자회견을 했어요.

아까 말씀 하셨듯이 당시 15살 여중생이었던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진술보다는 가해자의 우린 연인이었다, 라고 하는 주장을 받아들인 이번 판결에 규탄을 했고요. 그리고 소위 법이 어떤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얼마나 피해자의 경험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은 지를 저희가 다시 한 번 어제 보고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어제 시민들이 점심시간이었잖아요. 어떤 분은 음료수를 갖다 주기도 하시고요. 또 저희랑 함께 구호를 외치면서 동참을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많은 시민들도 이번 판결에 대해서 그만큼 뭐가 잘못됐다 이렇게 생각하신다는 말씀이시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아마 많이들 알고 계시긴 할 텐데요. 저희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고요. 그래도 청취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조금 간단하게 다시 한 번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에 15살 피해 여중생이 27살이나 많은 연예기획사 대표를 병원에서 만나게 된 게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이 사건은 2011년 8월에 시작이 됐는데요. 그 남성은 13살 난 자기의 아들을 만나러 병원에 왔던 거고요. 당시 이 피해자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였죠. 그런데 이 남성이 연예기획사 대표였잖아요. 그래서 이 여중생한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 라고 하면서 접근을 해서 만난지 나흘 만에 이 남성의 승용차에서 성폭행을 한 거거든요. 그리고 지속적인 가해를 했고요.

이로 인해서 피해 여중생이 임신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피해자가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가정 형편도 어렵고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굉장히 심리적으로 취약해져 있는 피해자한테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가출을 하게 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임신한 이후에 또 가출도 했었고 했는데 결국 그 사실을 가족에게 학생이 알리게 됐고요. 그래서 검찰이 기소를 한 건데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1,2심에서는 실형을 받기도 했던 거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1심에서는 징역 12년이었고요.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그리고 5년간의 정보 공개 및 고지 또 1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을 명하는 판결을 내렸었어요. 그리고 항소심에서는 9년으로 이게 낮춰지긴 했지만 역시 유죄판결이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대법원에 가서는 이게 바뀌었던 거고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네. 작년 11월 13일에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환송을 하는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이게 바로 지난 금요일에 확정이 되는 그런 고등법원 판결이 내려진 거죠. 

▷ 한수진/사회자: 

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낸 건데 그래서 고등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최종심에서는 결국 사랑했던 거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였던 셈인 거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피해자가 가해자한테 보냈던 문자 메시지라든지 접견 서신 같은 것이 저희들은 피해자 자의가 아니라 가해자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피해자 측 주장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모르겠어요. 27살이나 많은 그 남자가 이 여중생을 진짜로 사랑했다면 그런 짓을 했을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것도 만난 지 나흘 만에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네. 그런 생각을 저는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난 지 나흘 만에 사랑에 빠졌다는 거예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사랑에 빠져도 여중생한테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게 사랑일까? 하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데 어쨌든 재판부에는 지금 강압적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사랑했다, 라고 이렇게 판결을 내렸네요. 이제 여중생은 성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여중생이 그 당시에 2011년 8월에 15살이었고요. 이제 4년이 지났으니까 19살이 됐네요. 

▷ 한수진/사회자: 

혹시 지금 판결이 나온 이후에 피해 여성이나 가족들 좀 만나 보셨나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어제 기자회견 마치고 피해자 어머니와 그동안 가족들을 지원해온 한 지인을 저희가 만났었어요. 그런데 피해자 어머니께서는 이번 올해 진행된 파기 환송심에서는 뭔가 희망이 느껴졌었다, 그래도 유죄판결을 받을 것 같았었다, 이런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판결에 정말 믿을 수가 없다, 라는 반응을 하셨고요. 어머니도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걸 저희가 느낄 수가 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무엇보다 피해자가 충격이 클 것 같습니다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사실 피해자는 지금 더 이상 누구하고도 이 사건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라고 하고요. 전화번호를 3개월마다 한 번씩 바꾸는 이러한. 왜냐하면 지금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주칠지 모르는 불안감도 갖고 있는 거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래서 저희들은 이 피해자가 얼마나 큰 상심과 고통을 겪고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사회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을지 정말 미안하고 마음이 정말 무거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피해 여성이나 피해자나 이 가족들 모두 남성이 법적 처벌을 받기를 강력히 원했던 거죠?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어떻게 국가가 피해자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어제 항변을 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 판결이 파기환송심이었는데 최종심이나 마찬가지란 말이죠. 어제 기자회견도 열고 하셨는데 어떤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사실 형사처벌의 가능성은 이번 파기환송심이 마지막인거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고요. 이후에 민사소송을 통해서 그동안 이 사건으로 인해서 받은 고통이라든지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피해자 당사자나 가족들이 동의를 해야 진행할 수 있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이 판결이 헌법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했는지를 판단하는 위헌법률심판재청도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헌법률심판재청이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이신가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러니까 지금 이러한 판결 내용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권을 제대로 보장했느냐를 판단하게 하는 거죠. 그러면 아마 다른 사건들에 굉장히 영향을 주리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적극적으로 좀 더 다퉈보고 싶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그만큼 이번 판결이 아쉬움이 크다는 말씀이세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그렇죠. 만약에 이번 판결이 유죄 판결이 났다면 우리 사회에 그래도 정의가 있다. 그리고 다른 판결에도 이러면 안된다, 라고 하는 종종을 울리지 않았겠어요?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피해자가 받는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라고 하는 것을 우리 사회가 피해자한테 인정을 하고 그러면 피해자가 치료를 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피해자는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정말 어떻게 사회에 대해서 신뢰를 할 수 있을지 이 분의 삶에 정말 너무너무 걱정이 되고 그래서 저희들이 피해자 치유에 어떤 식으로든 함께 하리라고 어제 가족들하고 말씀을 나눴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꼭 좀 그렇게 수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정의가 살아있음도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마지막으로 27살 나이 차이가 나는 남성이 15살 여중생을 성폭행하고도 또 임신 출산까지 시키고도 이게 사랑이었다, 라고 말하는 이런 사회는 더 이상 없어야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미경 한국성폭력 상담소 소장: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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