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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 탓 연애도 못하는데 결혼?" 젊은층 허탈

입력 2015. 10. 20. 13:03 수정 2015. 10. 2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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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출산 꺼리는 이유 진짜 모르나, 모르는 척 하나”
20∼30대 가운데 ‘결혼 해야 한다’ 인식 30%도 안 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정부가 젊은층의 결혼을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돌파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젊은층의 반응은 싸늘하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 ‘3포 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은 “문제는 불안한 미래, 낮은 소득 같은 근본적인 데에 있는데 정부는 피상적인 해법만 늘어놓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정부가 지난 19일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는 ▷젊은 신혼부부의 전세대출과 임대주택 입주를 돕고 ▷2018년부터 출산의료비의 본인부담금을 사실상 없애며 ▷정부가 나서서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한다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 전 세계 190여개국 중 홍콩(1.2명)과 마카오(1.19)를 빼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결혼 자체를 늘려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젊은층 사이에선 “돈이 없어 연애도 못하는데 결혼을 장려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 전자업체 판매점에 근무 중인 권모(35)씨는 “정부는 젊은 세대가 결혼을 미루는 이유를 완전히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씨는 연인과 10년째 장기연애 중이지만 서로 결혼이란 말은 좀처럼 꺼내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직 같은 불안한 신분, 낮은 급여 등으로 대다수 젊은이의 앞날이 캄캄하고 스스로의 앞가림도 힘든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덜컥 상대방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축복이나 새출발이 아니라 오히려 무책임한 행동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이모(29)씨는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하는데 정부는 자꾸 피상적인 대책만 늘어놓는 것 같다”며 “취업난이 가중되고 연애도 꺼리는 젊은층에게 이번 정부의 대책은 초점이 완전히 잘못 맞춰졌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80.5%은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답했는데, 20대(83.2%)와 30대(84%)가 비율이 특히 높았다. 이들은 TV에 나오는 행복한 결혼과 연애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했다(53.3%).

일자리와 주거 안정, 복지 확충 등 근본적인 여건이 갖춰져야 결혼도 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고 대부분의 젊은층은 말하고 있다.

다음달 결혼을 앞둔 정모(35)씨는 “불안정한 신분과 낮은 급여를 받는 보통의 부부는 맞벌이를 해도 집세 내고, 빚 갚기에도 벅차다”며 “단순히 대출 지원을 해주고 출산 관련 비용을 줄여주는 것으론 해결이 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정부가 남녀 만남을 주선하겠다는 따위의 대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진짜 해결 의지를 갖고 정책을 발표했는지 대단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문제는 생존 자체가 힘겨운 사회 구조가 지속되면서 출산은커녕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설문조사를 보면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여성은 27.5%, 20대는 26%, 30대는 26.6%에 그쳤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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