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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패배주의 역사' 지적 한국사교과서 내용은

입력 2015. 10. 23. 11:57 수정 2015. 10. 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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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통성과 북한 서술 문제, 집필진 구성 '편향성'
어제 오후 3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가 회동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5자 회동'에서 그간 논란이 돼온 역사 교과서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박 대통령은 현행 교과서 검정체제에 문제점이 많다며 결국 '하나의 좌편향 교과서'라고 규정하고 국정 교과서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박 대통령이 지적한 검정체제의 문제점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북한 서술 등 내용뿐 아니라 집필진 구성을 포함한다.

박 대통령의 인식은 앞으로 국정 교과서의 개발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건국 표현 지적…"대한민국 아닌 북한 정통성 서술"

박 대통령은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에는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이고 북한에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서술돼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패배주의를 가르쳐선 안된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끔 기술돼 있다"라는 표현도 썼다.

이런 언급은 현행 교과서에서 광복 이후 정부 수립에 대한 서술에 문제가 있다는 새누리당 등 보수 진영의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행 한국사 교과서 대부분이 1948년 대한민국을 '정부 수립'으로, 북한을 '국가 수립'으로 각각 표현했다며 "대한민국 정통성을 격하한 서술"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을 반영해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의 한국사 집필기준에서 기존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용어를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꿨다.

교육부 관계자는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으로 쓰는데 우리는 정부 수립이라고 쓰는 것이 스스로를 격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일은 역사학자들 간 논란이 첨예하다.

진보 성향의 학자들은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4월11일을 건국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삼으면 임시정부나 독립운동의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국가기록원도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쓰고 있다.

◇ "6·25전쟁 남북공동 책임"

박 대통령은 교과서 좌편향의 구체적인 사례로 6·25전쟁에 대한 서술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6·25전쟁에 관해 남과 북의 공동책임을 저술한 내용을 봤다"며 "거기는 6·25전쟁을 양쪽 책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13년 검정 심사를 통과한 금성출판사, 비상교육 등의 교과서에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며 수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작년 1월 교과서 수정·보완에 관한 보도자료를 내고 6·25전쟁의 발발원인에 대한 양비론적 해석을 북한의 남침을 직접 확인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래엔 교과서에서 6·25전쟁에 관한 증언을 보면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등의 표현이 있었지만, 북한의 기습 남침을 보여주는 자료로 대체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정명령에 따라 분단의 책임이 남북 양쪽에 있다는 서술이 현행 교과서에서 모두 빠졌다며 박 대통령이 사실과 다르게 인식한다고 지적한다.

◇ 집필진 구성…"80%가 편향된 역사관"

박 대통령은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80%가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특정인맥으로 연결돼 7종의 검정 역사교과서를 돌려막기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검정체제는 역사 해석과 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집필진의 편향성으로 취지가 퇴색했다는 보수 진영의 논리와 상통한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특정인맥으로 집필진이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검정교과서 집필진에 '좌편향된'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많다고 주장해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편향성 논란의 진원지인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의 근현대사 분야를 22명이 집필했는데, 그중 18명이 특정 이념에 경도된 사람들"이라며 "이적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교조 출신이 10명이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서용교 의원은 교과서를 집필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다른 교과서 집필에 대거 참여하고 일부 교과서 집필진에는 특정 대학 동문이 많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려고 균형 있는 집필진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특정 교원단체나 같은 대학 출신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교과서의 편향성을 문제삼는 것은 지나친 '색깔론'이라는 비판도 있다.

현행 규정상 교과서 집필진에 대한 특별한 제한은 없다.

◇ 문재인 대표 "친일·독재 미화시도 중단해야"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2일 박 대통령을 향해 "국정교과서 문제를 꺼내 왜 이렇게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힘들게 하는가"라며 작심하고 비판했다.

특히 "친일·독재 미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국정화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언급은 국정 교과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오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박정희 정권 때 발행된 국정 교과서는 1961년 '5·16 군사정변'을 혁명이라 칭하고 "공산침략에서 국가와 민족을 건지기 위하여 일어난 것", "국민을 부정부패와 불안에서 해방시켜" 등의 표현으로 미화했다.

또 보수 진영은 현행 교과서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재만 부각하고 민족운동이나 초대 대통령의 역할을 제대로 조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대표의 주장이 억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3일 "집필진도 구성이 안 됐고, 단 한 페이지도 쓰지 않은 역사 교과서에 대해 '친일'이니 '독재'니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편수용어에 5·16 군사정변으로 돼 있고 사회가 성숙한 만큼 친일이나 독재를 미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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