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세월호집회 금지 탄원서 가짜 가능성"..집회금지 취소

디지털뉴스팀 입력 2015.10.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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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세월호 관련 집회를 불허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찰이 집회 금지 근거로 제시한 주민의 탄원서가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7일 종로경찰서에 ‘세월호 진상규명 및 참사 추모제’를 3일 뒤인 10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앞 인도에서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종로경찰서는 “주거지역에 해당하고 집회 소음 등으로 인해 주민 사생활의 평온에 현저한 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 인근 주민과 자영업자들로부터 집회·시위로부터의 보호 요청서, 탄원서 및 서명부를 제출받았다”며 집회를 금지했다.

지난 5월1일 저녁 서울 안국동사거리에서 4·16 세월호 추모제를 열던 유가족과 대학생 및 집회참가자들이 경찰벽에 막혀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김씨는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앞은 주거지역이 아니고 주민, 자영업자들이 집회 금지를 요청하는 탄원서와 연명부를 제출하는 등 거주지 보호를 요청한 적도 없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집회신고서 첨부 약도에 집회장소가 ‘국립민속박물관 입구로부터 북쪽으로 200m 떨어진 브라질대사관 맞은편 인도’로 표시됐으므로 이곳은 주택가이고 여기서 음향장비를 이용한 집회는 주민 사생활의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이 집회로부터 보호를 요청했다는 경찰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재판 시작 전인 지난 1월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인근 주민들이 지난해 6월8일 제출한 탄원서와 연명부가 분실되는 바람에 지난해 10월 초 주민들로부터 동일한 내용의 탄원서와 연명부를 다시 제출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4차 변론 이후 경찰은 지난해 분실했던 주민 연명부를 지난 6월 말에 다시 발견했다고 말을 바꿔 다른 증거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증거는 연명부라는 제목 아래 인근 주민 80명의 인적사항과 서명이 기재된 것에 불과해 집회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2월 장하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같은 연명부가 첨부됐다”며 “이를 보면 지난 6월 말에 다시 발견했다는 경찰 측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과연 인근 주민들이 이 연명부를 작성해 집회금지 처분이 있기 전인 지난해 6월8일 경찰에 제출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집회신고 장소 인근 거주자로부터 장소 보호 요청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처분은 위법하다”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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