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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시정연설..정면돌파 의지 배경·전망

입력 2015. 10. 27. 18:31 수정 2015. 10. 2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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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여론 방치땐 '국정화' 동력 상실 우려.. 직접 對국민 설득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시정연설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교과서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정화에 대한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40여분간 연설에서 국정화와 맞물린 ‘역사’라는 단어를 11차례 사용했다. 경제(56회), 청년(32회), 개혁(31회) 등에 비해 비교적 많지 않았다. 하지만 관련 문장과 표현은 “좌시하지 않겠다.”, “정쟁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의 사명” 등으로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국정화에 대한 자신의 확신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에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비정상의 정상화

박 대통령은 현행 7종 역사교과서 대부분이 편향된 역사관을 토대로 쓰인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 교과서가 대부분 수정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도 그 이전의 교과서를 문제 삼는 여당과 보조를 같이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정화가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역사교육 정상화도 우리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현행 검정 교과서로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는 역사교육이 어렵다는 논리다. 따라서 좌편향 교과서 문제를 국정화 정책으로 일신하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해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판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심어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 있고 민족정신이 잠식당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현행교과서의 부정적인 면을 극단적으로 부각시킨 대목으로, 현행 검정 교과서 체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만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세계가 우리의 혼과 정신을 배우려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우리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과 역사관이 확실해야 우리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정화 불가피에 대한 박 대통령의 ‘소명의식’이 엿보이는 언급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도착을 앞두고 비례대표 축소 저지 농성중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면돌파 배경, 지지층 결집·여론지지 확보

박 대통령이 실시간 방송이 되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국정화 방침을 천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화에 대한 불리한 여론을 의식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현행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역사교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역설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특히 국정화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정국이 ‘꽉’ 막힌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어떻게든 입장 정리가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화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이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 여론 확산을 방치한다면 국정화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읽힌다. 따라서 국정 최고지도자가 국정화를 공개 지지함으로써 반대 여론 확산에 제동을 걸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면전에 직접 나선 셈이다. ‘국정화 카드’는 내년 총선까지 내다본 일종의 정치적 모험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교육 정상화라는 미래지향 프레임을 부각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 연설 마지막 부분인 역사교과서 관련 대목에서 박 대통령 목소리는 단호했고 표정은 결연했다.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서 잔잔하게 진행하던 연설에 긴장감이 돌았다. 박 대통령은 특히 오른손을 연단 위로 올려 힘을 주며 국정화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나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여당 격찬 vs 야당 혹평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역사교육의 정상화가 왜 필요한지 진정성을 담아 국민들에게 잘 설명한 연설”이라고 호평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것 같았다”며 “그동안 메지시를 재탕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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