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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이재명 성남시장 "청년이 참여해야 청년문제 해결"

김대홍 기자 입력 2015. 10.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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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자체 복지정책 칭찬 못할망정 쪽박깨지 말아야"일침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자유민주주의 부정하는 '전체주의적' 발상
29일 오전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뉴스1 제3회 지역창조포럼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2015.10.29/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전북=뉴스1) 김대홍 기자 = ‘청년배당’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전주를 찾았다. 뉴스1전북취재본부가 주최한 지역창조포럼의 기조발제를 위해서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청년배당제도의 도입 취지와 세계적인 사례 등을 들며 ‘복지’의 차원이 아닌 ‘권리’의 입장에서 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조발제 후 뉴스1과 만나 청년배당제도를 비롯해 자신의 정책, 성장과정, 비전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이재명시장과의 일문일답.

- ‘복지라면 성남시, 생태라면 전주시’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전북 전주는 생태 도시이고, 시정도 생태를 주요 정책으로 표방하고 있는데, 전주에 대한 인상과 소감은?

▲ 전주는 언제 와도 아름답고 품격이 느껴지는 도시이다. 김승수 시장님께서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를 시정목표로 내걸고 생태도시를 지향하고 계신데, 전주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역사성과 문화예술의 향기와 매력에 아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성장과 개발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향하려면 생태와 환경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 오늘 청년배당과 관련해 발표를 했다. 혹시 발표 중에 못한 이야기는 없는지.

▲ 청년배당을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청년배당은 이미 복지 선진국들에서는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다. 청년세대가 잘 되는 것은 기성세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는데 노인들에 대한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그것에 못지않게 청년들에 대한 투자가 중요해졌다. 청년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어려운 청년세대들을 위해서 청년배당 정책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 도입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청년 이재명’이 궁금하다. 청년기의 이재명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말해 달라.

▲경북 안동의 산골 마을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만 마치고 성남으로 이사 와서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다. 군사정권 시절이라 그랬겠지만 군복을 입은 관리자들이 출퇴근하는 소년노동자들을 줄 세워놓고 속칭 ‘빠따’를 때렸다. 공장에서 일을 하다 프레스기계에 팔을 눌려 장애인이 되었다. 지금도 왼쪽 팔이 곧게 펴지지 않는다. 산재처리는커녕 보상 한 푼 못받고 월급을 받기 위해 한쪽팔로 일을 해야 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는데, 대학은 제 인생의 아주 큰 전환점이 되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나는 지금으로 치면 ‘일베’였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 간첩과 내통한 폭도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방송과 신문에서 그렇게 보도하니까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욕도 많이 했다. 피해자들에게 가해자의 입장에서 욕을 하고 다닌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알게 된 5·18의 진실은 그동안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아주 딴판이었다. 전두환 군부가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들을 총칼로 무참하게 학살한 사건이었다. 진실을 알게 되고나서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거짓정보로 인해 가짜 인생을 살았다. 올바른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절감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는 잘못된 판단밖에 내릴 수 없는 것 아닌가.

판사나 검사의 길이 아닌 변호사를 택한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사법연수원을 마칠 때 성적도 좋은 편이었지만 보장된 미래를 택할 수 없었다. 나 혼자 군사정권에 복무하며 호의호식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시 성남으로 와서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 ‘속 시원하고 따뜻한 이재명’, ‘분명하고 까칠한 이재명’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자신은 어느 쪽과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 글쎄, 둘을 딱 무 자르듯 구분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속 시원하고 따뜻한 이재명’이라는 측면도 있고, ‘분명하고 까칠한 이재명’이라는 측면도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시느냐의 차이 같다. 우호적인 분들은 ‘속 시원하고 따뜻하다’고 받아들여주시고, 저를 껄끄럽게 보시는 분들은 ‘까칠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저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든 관심을 갖고 바라봐 주시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어쨌든 저는 제가 이루고 싶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말’은 꼭 할 것이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시장이든 무엇이든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29일 오전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뉴스1 제3회 지역창조포럼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2015.10.29/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 복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존재한다. 이재명에게 ‘복지’란?

▲ 복지는 세금 내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우리나라 헌법 제34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2항에는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복지정책의 확대는 국가의 의무이며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복지 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 복지예산 지출규모는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OECD 평균이 21.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0.4%로 절반도 안 된다. 이 정도면 국민이 나태한 게 아니라 정부와 정치인이 나태한 것 아닌가? 복지는 좋은데 예산이 부족하다고도 하는 데, 정말 그런가? 수십조 원씩 탕진한 4대강사업이나 방위산업비리 같은 ‘대규모 부정부패’를 없애고, OECD 평균치의 3/4에 불과한 우리나라 법인세 실효세율을 정상화한다면 예산은 확보할 수 있다. 예산은 쓰기 나름이다. 중요한 건 지도자의 철학과 의지이다.

- 성남시는 노인버스비 지원과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과 청년배당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은 어떠한 복지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 노인버스비 지원은 보건복지부에서 불수용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실행이 되지 않았다. 현재 입장에서는 무상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 청년배당을 먼저 안착 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지금 정부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지자체가 신규로 복지정책을 시행하려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 법제처가 이 ‘협의’를 ‘동의’라고 해석했다. 사회보장법 제26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와 재정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상호협력하여 사회보장급여가 중복 또는 누락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어디에도 ‘동의’라는 말이 없다. ‘협의’는 협의일 뿐이다. 협의를 동의로 해석하면 지자체는 무조건 보건복지부 결정을 고분고분 따라야 한다. 지자체간의 선의의 경쟁은 애초부터 무의미해질뿐더러 불가능해진다.

행정자치부도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가 보건복지부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복지사업을 시행할 경우 해당 금액만큼 교부세를 감액하겠다고 한다. 정부 말 듣지 않으면 돈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거다. 이럴 거면 지방자치는 왜 하나? 이건 완전히 지방자치를 말살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에 ‘유사·중복사업 일제 정비지침’을 내렸는데, 이것도 문제가 심각하다. 이 정비지침에 따르게 되면 전국적으로 1496개 사업이 폐지되고, 9997억 원의 예산이 삭감된다. 이로 인해 악영향을 받는 시민이 무려 645만 명에 이르는데, 주로 저소득층, 아동, 노인,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이건 헌법에 규정된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 성남시를 비롯한 2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권한쟁의심판청구 소송을 제기해놓았다. 정부가 못하는 복지 정책을 지자체에서 하면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쪽박을 깨고 있다.

- SNS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민원을 접수하는 창구로, 본인의 입장이나 시의 정책 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언론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사례도 자주 있는 것으로 안다. ‘기울어진 운동장’ 논리를 인터뷰에서도 자주 애기하고 있는데, 이재명의 언론관은?

▲ 제가 어렸을 때 가짜 정보로 인해 가짜 인생을 살았던 뼈아픈, 다시는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될 경험을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말 그대로다. 기득권을 비판해야 할 언론이 이미 기득권과 한 몸이 되었다. 비극적인 현실이다. 그렇지 않은 건강한 언론도 있지만 소수다. 사실과 다른 왜곡보도에 대해 침묵하면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굳어버린다. 가치관이나 논조는 다를 수 있어도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팩트(Fact)가 틀려서야 되겠는가. 그런데 심심치않게 기본 팩트를 왜곡하면서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런 공격을 많이 받았다.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보도하고, 그 보도를 근거로 비난하고,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언론이라고 해서 성역이 될 수는 없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게 내 신념이다. SNS는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한 통로이면서 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저를 ‘종북’이라고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언론에 대항하기 위해 SNS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29일 오전 전북 전주시 르윈호텔에서 뉴스1 제3회 지역창조포럼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2015.10.29/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는 것 같은데, 지금처럼 나쁜 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계속 책임을 지울 것인지?

▲ 제가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것과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관한 일이다. 어쨌거나 공정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에 기반한 토론이 이뤄져야 발전이 있다.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로 상대를 매도하거나, 상대에게 ‘종북’과 같은 딱지를 붙여놓고 진지한 토론은 불가능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게 시급한 과제다.

- 정치인 이재명의 향후 계획은?

▲ 향후 계획을 세울 단계가 아니다. 현재 맡은 역할에 충실할 때다. 성남시장으로서 대한민국의 모범을 만드는 것이 지금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앞날을 미리 규정하고 일을 하다보면 스텝이 꼬이기 마련이다. 현재 맡은 일과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어서 다른 역할이 주어진다면 또 거기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본인의 SNS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정부는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자유민주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여기에 '우리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다‘는 색깔론까지 동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현재의 ’주체사상‘ 교과서를 승인한 교육부장관을 당장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색깔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지만 언젠가 그 칼이 결국 자신들의 목을 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권이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 어느 당에나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그렇고 새누리당도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다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보니 야당에 대해서는 좀더 안 좋은 측면이 부각되는 것 같다. 물론, 야당이 좀더 단합해서 잘 싸워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있고, 현재로서는 다소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단결하고 제 역할을 해나가면 국민들의 지지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큰 틀에서 내년 총선과 그 다음 대선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기초자치단체장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점 양해해 달라. 중앙선관위에서 행자부 장관이 ‘총선 필승!’이라고 외친 건배사 정도는 괜찮다고 해석했던데, 야당 소속 지자체장이 그렇게 했다면 아마 십중팔구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을 거다. 아무튼, 대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유권자의 의지를 드러내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의무이다. 유권자가 주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으면 한다. 총선과 대선에서 자신의 의지를 표에 담아서 투표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이미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나.

특히, 청년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고, 의지를 표출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청년배당과 같은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실현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듯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청년들 자신에게 있다.

- 질문에서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담벼락을 보고 욕이라도 하면 이 나라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 두 분 다 실천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이 모이고 모여서 우리 사회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95min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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