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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주체사상' 웹툰은 '국정화 비밀TF' 작품

윤근혁 입력 2015. 10. 3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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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자정 페이스북에 올린 교과서 비방 웹툰, "부모님 세대들도 한심해" 논란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교육부가 올려놓은 웹툰.
ⓒ 교육부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는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비방 공세에 본격 뛰어들었다. 역사교육단체들은 "자신들이 합격시킨 교과서를 향해 '침을 뱉는 행태'"라고 규정했다.

문제의 웹툰은 '국정화 비밀 티에프' 작품

교육부는 31일 자정 무렵 페이스북 등의 SNS에 "아이들의 역사교과서, 한 번 관심 있게 보신 적 있나요?"라고 적은 뒤 웹툰 11장을 올려놨다. 이 시각 앞뒤로 "북한의 선전 문구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 등의 제목이 박힌 전단도 여러 장 올려놨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이 웹툰 등은 지난 25일 발각된 국정화 비밀 티에프에서 만든 것을 교육부 홍보부서에서 올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자신들이 2013년 검정에서 합격시킨 고교 <한국사> 8종의 교과서를 비방하고 나선 것이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당시 검정을 주관한 국사편찬위의 이태진 전 위원장은 30일 "(박근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열흘간 검토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청와대의 검사도 거친 교과서란 증언이다.

교육부는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웹툰에서 역사교과서가 "주체사상은 인간 중심의 새로운 철학사상", "6·25의 원인은 남한에도 있단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표현해놓았다.

그런 뒤 이 얘기를 들은 학생이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이 싫다", "부모님 세대들도 한심해", "떠나고 싶어, 다 나쁘고 다 미워"라고 울부짖는 모습을 그려 놓았다. 검정으로 나온 <한국사>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과 학부모들을 업신여기게 하는 마음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우리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웹툰을 통해 주장한 주체사상, 6·25 전쟁 관련 글귀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종의 교과서를 모두 살펴본 결과다.

교육부에 따르면 웹툰에서 "주체사상은 인간 중심의 새로운 철학사상"이라고 적었다고 공격한 곳은 금성출판사로 확인됐다.

이 교과서는 407쪽 '북한 세습체제를 구축하다'란 소단원에서 "북한 학계에서는 주체사상을 '사람 중심의 세계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적긴 했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주체사상과 북한의 인권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주체사상은 '김일성주의'로 천명되면서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2011년 김정일 사망 후에는 다시 그의 아들 김정은에 의해 3대에 걸친 권력 세습이 이루어졌다."

"북한은 인권 문제로도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북한의 인권 침해 사례는 공개 처형, 정치범 수용소, 언론의 자유와 정치 참여에 대한 억압, 거주와 여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 성분 분류에 따른 인민들의 차별 대우 등이다."('경제 침체 속에 국제적으로 고립되다' 소단원)

교육부가 웹툰에서 주장한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거나 "부끄러운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은 8종 교과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교육부는 "미래엔 교과서에 실린 한 인사의 일기를 염두해둔 것"이라고 밝혔지만, 해당 내용은 2013년 검정 과정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2010년 검정한 교과서 내용을 갖고 비판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올려놓은 웹툰.
ⓒ 교육부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교육부가 근거 없는 색깔론으로 국정화의 추진 동력을 얻고자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부모를 향해 '부모님 세대들도 한심해!'라는 말풍선까지 단 것은 대한민국 학생들과 학부모에 대한 도를 넘는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2013년 검정교과서라고 적지 않아... 잘못된 사실 아냐"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도 "교육부가 교과서를 겨냥해 '주체사상 운운'하는 것은 자신들이 합격시켜준 교과서를 향해 '침을 뱉는 행태'"라면서 "현수막을 내린 새누리당보다도 더한 저질공세를 펼치는 것은 '교과서에 대한 자학적 비난'으로 학교교육을 망치려는 심보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31일 낮 12시 10분 현재 교육부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은 1739개였다. 대부분 교육부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교육부 책임론을 언급한 내용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웹툰 내용이 사실이면 교과서를 검정해준 교육부장관부터 국보법 위반으로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적었는데 '좋아요'가 1000건이 넘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웹툰은 한국사 교과서 내용을 의인화해서 표현한 것이며 주체사상 관련 내용은 금성출판사의 해당 내용에 나와 있다"면서 "6·25 원인에 대한 내용도 2010년에 검정한 미래엔 교과서에 나와 있었던 것으로 우리가 (웹툰에) 2013년에 검정한 교과서라고 써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학생, 학부모 모욕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만화를 통해 작가가 표현한 부분이기 때문에 왜곡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 웹툰을 그린 작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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