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죽음 다룬 연극, 수학여행으로 각색하자
- 세월호 떠오른다며 공연 방해 이루어져
- 이후 예정된 두 작품은 대본 제출 요구
- 연출자가 보이콧, 공연은 취소돼
- 대통령 풍자 연극 선보인 연출가는
- 정부의 지원받는 공모에서 배제 돼
- 예술작품은 공무원 아닌 관객이 판단해야
- 작품과 공연으로 이러한 현실 알릴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1월 3일 (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양구 (극작가, 연출가), 김진이 (팝씨어터 담당자)
◇ 정관용> 요즘 연극계가 시끌시끌합니다. 지난 달 21일 중견원로연극인 160여 명이 비판성명서를 내고요. 문화예술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피켓릴레이 시위도 계속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들이 있는 걸까요. 한두 건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오늘 그래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양구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양구>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또 한국공연예술센터 팝업씨어터의 담당자인 김진이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진이>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0월 18일 문화예술위원회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이 아이’라는 작품이 공연됐습니까?
◆ 김진이> 네, 10월 17일, 18일 양일간에 걸쳐서 공연됐습니다.
◇ 정관용> 이 공연이 방해를 당했다고요? 그러면서부터 지금 성명발표 또 릴레이시위 같은 게 촉발된 거죠?
◆ 김진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우리 김진이 씨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공연예술센터 거기서 이루어진 공연입니까?
◆ 김진이> 네, 저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에서 저는 근무를 하고 있고요. 그 프로그램 중 하나가 팝업씨어터라는 프로그램인데 그 중에 한 작품으로 ‘이 아이’라는 작품이 김정 연출에 의해서 공연이 됐습니다.
◇ 정관용> 팝업씨어터라는 건 뭡니까?
◆ 김진이> 팝업씨어터를 잠깐 설명 드리면 극장이 아닌 일상적인 공간인 카페나 극장 로비나 마로니에 공원 그런 일상적인 공간에서 홈페이지 팝업창처럼 갑자기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그런 15분에서 20분짜리의 짧은 공연입니다. 작년 여름에 마로니에 여름축제에서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고 올해 두번째로 맞이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스파프’라는 축제기간 동안에 진행됐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정식 극장에서 깜깜해진 다음에 공연 시작하는 이런 게 아니고 그냥 카페에서 갑자기 공연이 막 나오고 이런 거죠?
◆ 김진이> 네, 일상적인 장소에서 펼쳐지는 공연입니다.
◇ 정관용> 김진이 씨가 그걸 담당하고 있고.
◇ 정관용> ‘이 아이’라는 작품은 어떤 작품이에요? 이양구 작가가 좀 소개해 주세요.
◆ 이양구> ‘이 아이’라는 작품은요, 프랑스작가 조엘 폼므라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에피소드가 한 10개 정도로 되어 있는 작품인데 그중에서 9번째 장인데요. 어떤 아이 하나가 죽어서 돌아와요. 그래서 시체안치실에서 어떤 여자가 자신의 아이인가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웃집 여자가 위로를 해 주러 왔다가 이 작품이 끝날 때는 그 이웃집 여자의 아이일지도 모른다, 약간 이런 느낌으로 끝나는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사고를 당해서 내 아이가 사고를 당했나? 해서 위로해 주러 온 이웃집 사람이 ‘어? 당신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일지도 모른다’
◆ 이양구> 네, 그런 내용이 프랑스 작가 조엘 폼므라라는 분의 작품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떤 방해가 있었다는 거죠?
◆ 김진이> 우선 17일 첫 공연 시에 조엘 폼므라의 원작에서 김정 연출이 각색을 하면서 두 단어를 고쳤습니다. 하나는 원작에서는 하늘색 잠바를 입고 돌아온 시체 아이로 표현이 됐는데 그걸 노스페이스라는 상표의 잠바를 입은 시체로 표현을 했고 그리고 원작에서는 캠핑을 갔다가 돌아온 아이로 추정을 했는데 그걸 수학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아이로 설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17일에 공연을 진행하던 도중 공연 중간에 저희 담당하는 책임자이신 임수연 문화사업부장님께서 그 공연을 보시고 저에게 ‘이거 세월호 얘기 아니야? 노스페이스랑 수학여행이 왜 나와?’ 그러면서 화를 내면서 나가셨고요. 그날 저녁에 이에 관해서 공연을 취소시킬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저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인화 공연예술센터장님과과 운영총괄본부장님이신 양효석 본부장님과 저희 문화사업본부장님 등 모여서 대책회의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11시경에 저한테 전화로 임수연 부장님께서 직접 전화하셨고요. 저한테 일단은 공연을 취소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 부분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워서 취소를 못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드리니 명령 불복했다고 하셨고, 저한테 공식적인 이유는 세월호라고 얘기는 안 하셨고요. 공식적인 이유는 팝업씨어터의 취지에 맞지 않고 강한 컴플레인이 센터장님께 왔다, 카페 이용 고객으로부터. 그런 이유를 들면서 공연을 취소하면 안 되냐고 하셨거든요. 그런 상황이 있었고 그러면 제가 팝업씨어터의 취지에 맞게, 그 취지에 맞게 한다는 건 카페에서 갑자기 테이블 이동이나 이런 것 없이 배우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공연하라고 하신 거거든요. 그럼 그렇게 연출가랑 만나서 의견 개진을 하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또 말씀을 바꾸셔서 그러면 그렇게 진행하되 대신 카페에 기존에 나오던 음악도 쓸 수 없고 테이블도 이동할 수 없고 그런 여러 가지의 사용제한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은 알겠다고 하고 18일 공연, 18일 오후 1시에 연출가를 만나서 그런 내용을 전달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17일은 그냥 정상적으로 공연이 진행된 거네요?
◆ 김진이> 17일은 카페의 단원이 연극하고 있기 때문에 카페 BGM 같은 배경음악은 다 껐고요. 조명도 조절을 했었고 테이블도 약간 배우들이 동선을 왔다갔다 할 수 있게 자리를 좀 비워두었습니다.
◇ 정관용> 아, 이게 팝업씨어터라는 게 그런 거군요. 카페에서 갑작스럽게 공연되긴 하지만 음악도 꺼야 되고.
◆ 김진이> 그 작품에 따라서 공연환경을 만들어줬고.
◇ 정관용> 테이블도 좀 치워놓고 해야 배우가 중간에 연기할 수 있게 되고.
◆ 김진이> 그리고 작년에도 동일하게 씨어터카페에서 했었고 그때는 세트까지 들어와서 진행을 했습니다.
◇ 정관용> 17일은 그런 식으로 공연이 됐는데 정작 ‘세월호 아니냐?’ 이렇게 얘기했던 분들이 간부들끼리 대책회의한 후에 완전히 취소, 18일은 공연하지 마라. 거기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 하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트집을 잡으신 거네요. 카페에서 하는 거니까 음악 끄면 안 된다, 테이블도 움직이면 안 된다, 그냥 그 상태에서 그냥 공연해라 이렇게 한 거군요.
◆ 김진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18일은 그렇게 공연이 됐습니까?
◆ 김진이> 18일은 1시경에 연출가님을 만나서 얘기하던 중에 오후 3시경에 유인화 센터장님과 문화사업부장님께서 직접 카페에 오셔서 테이블을 막 옮기셨습니다. 왜냐하면 카페는 전날 공연 때문에 테이블이 이동되어 있는 상태였거든요.
◇ 정관용> 공연에 맞게 이동돼 있던 걸?
◆ 김진이> 네, 이동되어 있는 것을 직접 오셔서 옮기셨고 저한테 당일 현장에서 연출가 앞에서 이 모든 게 저의 월권 때문에 담당자가 보고하지 않고 진행했다. 그래서 이게 모두 월권 때문에 진행된 것이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셨고 강한 컴플레인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거라고 현장에서 얘기하셨습니다.
◇ 정관용> 컴플레인이라고 하는 건 그 카페를 이용하는...
◆ 김진이> 17일날 공연 때문에 카페의 이용에 제한을 느꼈던 일반 관객이 센터장님께 직접 찾아가서 강한 컴플레인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현장에 있었지만 보지는 못 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그 간부진 분들은 나름 논리적인 명분이 있는 거네요. 카페 이용고객들의 불편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직접 테이블을 옮겨야 되겠다. 그런데 배경은 우리 김진이 씨가 보기에는 공연 내용에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내용들이 좀 번안, 각색된 대목 이런 게 문제인 것 같다. 그런 거죠?
◆ 김진이> 네.
◇ 정관용> 이 사실을 알게 되고서 연극계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 이양구> 일단 팝업씨어터 작품이 김정 연출의 ‘이 아이’ 이외에 두 작품이 더 있었어요. 담당부장님인가요? 그분이 두 연출에게 대본을 제출을 요구하게 돼요.
◇ 정관용> ‘이 아이’라는 작품이 문제가 되고 난 후에?
◆ 이양구> 문제가 되고 난 후에.
◇ 정관용> 그전에는 대본 제출 같은 걸 안 받고 했던 거예요?
◆ 김진이> 네, ‘이 아이’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지만 그 뒤에 연극 두 팀은 다 창작극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창작극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본은 늦게 받게 됐고 그 전에는 시놉시스만 받아서 보고를 드리고 진행을 했습니다.
◆ 이양구> 그래서 대본제출을 요구받게 되자 두 연출가가 보이콧을 선언을 하게 돼요. 그런데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 정관용> 그 뒤에 예상됐던 공연들은 취소가 됐습니까?
◆ 이양구> 그렇죠. 취소가 됐고 또 하나는 공연취소 공지를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조용히 관객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사태에 대해서 공연예술센터가 사실을 인정하고 진실한 사과를 할 것을 세 연출가가 1인 시위에 나서면서 요구를 했고요. 거기에 대해서 공연예술센터는 그런 내용을 게시판에 민원으로 냈거든요. 공연예술센터는 거기에 대해서 임수연 문화사업부장 개인의 비이성적 태도라는 이유로 그리고 담당직원의 오해였다라는 이유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던 것 같고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이 ‘기관의 우발적 오해였다’ 이렇게 답변한 것으로 나와 있는데 연극인들께서는 그렇지 않다.
◆ 이양구> 네.
◇ 정관용> 이 문화예술위원회 산하의 한국공연예술센터, 이건 정부가 만든 공연장인 거죠?
◆ 김진이>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여기에 팝업씨어터라고 하는 공연계획도 매년 있는 그런 스케줄에 따라서 이뤄지는 겁니까?
◆ 김진이> 작년에 처음 시작했고 이 역시 국고사업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 정관용> 그러면 여기에 작품을 올리는 ‘이 아이’라는 작품, 아까 김정 연출이라고 하셨는데 또 그 후에 예정됐던 두 작품 이런 거 다 정부 돈 지원을 받아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겁니까?
◆ 김진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부지원을 받아서 이루어지는 공연인데 아마 담당부장이나 이런 분들은 공연의 실제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모르고 있다가 10월 17일에 보니까 이건 뭔가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공연이다 하니까 그다음 작품들도 당장 그 작품에서는 뭔가 하지 마라고 했고 방해도 직접 했고 그 다음 작품들은 내용을 봐야 되겠다라고 했다는 거죠?
◆ 이양구> 네.
◇ 정관용> 그런데 국고지원을 받는 공연의 경우에 내용을 미리 알려야 되는 건 맞는 것 아닌가요? 이양구 작가님.
◆ 이양구> 알린다는 건 무슨 내용이죠? 공연의 내용을요?
◇ 정관용> 네, 대본 같은 것도 사전 제출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이양구> 이 공연은 급하게 기획된 공연이라 조금 사전에 내용은 마음껏 하라고 얘기한 경우고요. 일반적으로는 저희가 대본공모나 지원사업공모를 하면 대본을 내게 되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양구> 그러면 심의과정을 거치게 되죠. 그러나 그때의 심의기준이라는 것은 이것이 예술적 완성도가 있는가 이런 것이지, 이것이 어떤 정치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가. 혹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가. 이게 기준은 아닌 거죠. 만약에 그런 것들이 어떤 심의의 기준이 될 때 저희는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 정관용> 그 문제는 좀 있다가 또 하나 짚어보고. 어쨌든 이번에 문제가 된 팝업씨어터의 경우는 국고지원을 받는 공연이긴 했지만 사전에 대본 제출 같은 요구는 없었다?
◆ 김진이> 대본 제출 요구를 직접적으로 하진 않는 게 저희는 대본을 보고 연출가들을 섭외한 게 연출가들을 섭외해서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자체 기획프로그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본이 나오지 않은 상태였고 ‘이 아이’ 같은 경우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 원작에 대해서는 저희가 미리 다 보고 드렸던 그런 작품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일반적인 공모심의 절차와는 조금 다른 케이스네요.
◆ 김진이> 네. 저희가 자체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김진이 씨는 지금 한국공연예술센터 직원이죠?
◆ 김진이> 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직원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그 김진이 씨의 상사들이 한 행동들을 지금 언론에, 어찌 보면 양심선언 비슷하게 하시는 거네요?
◆ 김진이> 우선은 저에게 내려왔던 일들 그리고 이런 지시와 그 공연 방해 자체가 부당한 행동이라고 생각이 됐습니다. 저는 공연예술센터에서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고 제가 이 일을 하면서 해야 되는 일은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나는 일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것은 모두 공공의 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실은 현장에서 제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제가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오히려 공연을 관객들하고 만나지 못 하게 하는, 방해하는 그런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이렇게 알리고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제가 일을 잘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 윗분들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일종의 고발을 하시고 나서 징계를 받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까, 아직?
◆ 김진이> 우선 일단은 이 일을 고발한 것, 지금 이렇게 얘기하기 전에 연출들한테 제가 사실은 ‘이 아이’ 작품에서 공연 방해가 이루어졌고 그리고 공식적인 이유는 아까 말씀드린 팝업씨어터의 취지와 컴플레인 때문이었지만 세월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대책회의를 했다는 것이 저희 사무실에서 진행이 된 대책회의였기 때문에 직원들이 다 들었습니다. 저는 없었지만 그 얘기에 대한 증언들을 들었고 그 얘기를 제가 20일날, 그 뒤에 한 연극 두 팀의 연출들에게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김정 연출에게도 제가 공연이 끝나고 같은 날, 10월 20일날 같이 다 얘기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니까 연출가들이 지금 시위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진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 행동이 벌어진 후에 징계를 받거나 하지 않았습니까?
◆ 김진이> 아직까지는 징계가 없었고 제가 어제 그 일이 일어난 연출가들의 민원 같은 것이 노출되면서 저한테 확인하시고 각각 본부장님과 문화사업부장님께서 저한테 해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문화사업부장님께서 올리신 사과문의 글조차 진실이 아니고 거짓말입니다. 물론 거기에 느끼는 미안함과 괴로움은 저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후사정은 다 거짓말이고 저한테 해명하신 본부장님조차 대책회의를 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아직까지는 제가 그런 징계를 구체적으로 받은 것은 없고 어제 이런 사건 개요에 대해서 위원장님께 메일을 드렸습니다.
◇ 정관용> 그게 한국공연예술센터 팝씨어터 공연 건이고요. 아까 일종의 공모를 거쳐 심의를 해서 지원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에서도 특정 연출가의 작품이 배제된 경우가 지난 여름에 있었다고요. 그래서 그것 때문인가 지난 9월에 연극협회가 또 비판성명을 낸 바 있었죠?
◆ 이양구> 네.
◇ 정관용> 그건 우리 이양구 작가께서 간략하게만 설명해 주세요. 어떤 일이었는지.
◆ 이양구> 창작산실지원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연극 한 작품에 1억원 정도씩 지원해 주는.
◇ 정관용> 많은 액수네요.
◆ 이양구> 연극동네에서는 비교적, 극단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제도인데요. 이번 창작산실의 경우 8개 작품이 선정이 됐어요. 그런데 선정되는 과정에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었고.
◇ 정관용> 박근형이라는 연출가.
◆ 이양구> 네.
◇ 정관용> 이분은 지금 한예종 교수 아니신가요?
◆ 이양구> 네, 연출과 교수이시고요. 이분을 좀 배제하라고 문화예술위원회 직원들이 심사위원들에게 요구를 한 거죠.
◇ 정관용> 왜 배제하라고 했나요, 이분을?
◆ 이양구> 박근형 연출가가 2년 전에 ‘개구리’라는 작품을 국립극단에서 했는데 당시에 이 작품에서 박정희, 박근혜 두 대통령을 풍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5명이 있었는데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이, 저는 뭐 보지는 않았지만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니까 문화예술위원회 직원 두 분이 직접 박근형 연출가를 찾아가게 됩니다. 찾아가서 당신이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작품들도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 정관용> 공모에 응모한 것 자체를 철회하라?
◆ 이양구> 네. 본인이 스스로 포기를 해라. 그렇게 돼서 포기각서를 받게 됩니다.
◇ 정관용> 각서를 써줬대요?
◆ 이양구> 네, 각서를 써줬고요. 그리고 포기 신청을 그 직원들, 이한신, 장용석이라고 하는 두 분이 직접 시스템에 접속해서 일종의 문서 위작, 변작 죄를 범하게 됩니다.
◇ 정관용> 응모 시스템에 본인들이 컴퓨터에 들어가서.
◆ 이양구> 네. 직접 로그인해서.
◇ 정관용> 로그인해서 철회를 했군요.
◆ 이양구> 네. 포기신청을 박근형 연출가나 극단 골목길이 한 게 아니라 직원들이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박근형 연출가는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줬고?
◆ 이양구> 네, 각서는 써줬죠.
◇ 정관용> 그러나 직접 그걸 포기는 안 했는데 문화예술 직원들이 컴퓨터로 했다.
◆ 이양구> 포기 의사를 표명했으니까 본인들이 했다는 거죠.
◇ 정관용> 자. 이한구 작가. 그러면 연극계에서 이렇게 문화예술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각종 지원이 됐건 공연기획이 됐건 할 때 정치적인 논란의 대상이 될 만한 작품들은 철저히 배제하려고 한다. 저는 그렇게 읽히는데.
◆ 이양구> 그거는 국정감사에서 장관과 문화예술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얘기한 겁니다.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거나 이런 작품들을 배제하는 게 공공기관이 당연히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입장표명을 하셨습니다. 국정감사에서.
◇ 정관용> 그런 입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양구> 그거는요, 이게 저는 개인적으로는 예술작품이라는 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그걸 통해서 한 사회가 어떠한 문제를 갖고 있는가를 반성하고 그러면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또 하나 그것이 사회적 논란이 될 거라는 건 누가 판단하나요? 이건 국가 공무원들이 예술작품을 판단한다는 건데 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아까 그 박근형 작가의 창작산실지원 작품은 못 보셨다고 했나요?
◆ 이양구> 그렇죠. 왜냐하면 지원이 배제됐으니까요. 공연이 안 됐으니까.
◇ 정관용> 대본상으로도 아직 보지는 못하셨고.
◆ 이양구> 저는 볼 수 없죠.
◇ 정관용> 그게 그러면 그 작품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지금 모르는 거네요?
◆ 이양구> 저는 알 수가 없죠. 왜냐하면 그게 대본 공모로 선정됐고 이제 1억원을 지원받아서 공연될 예정이었는데 그것이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니까 배제가 됐죠. 그래서 저희는 알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그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는 근거가 그 작품 내용에 들어 있는지.
◆ 이양구> 우리는 알 수 없죠.
◇ 정관용> 알 수가 없고.
◆ 이양구> 공무원들이 판단하는 거죠.
◇ 정관용> 단지 그분이 2년 전 ‘개구리’라는 작품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 이양구> 네. 그것이 배제하게 되는 근거겠죠.
◇ 정관용>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고.
◆ 이양구> 아니, 그건 다 언론보도나 국정감사를 통해서 이미 나온 얘기죠.
◇ 정관용> 그래요. 공공기관은 사회적 논란이 예상되는 작품들은 걸러야 한다라고 국정감사에서도 대답했다.
◆ 이양구> 네.
◇ 정관용> 그런데 정반대로 생각하신다?
◆ 이양구> 그렇죠.
◇ 정관용> 김진이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진이> 저도 개인적으로 이양구 작가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 작품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고요. 저는 이 공연이 관객과 어떻게 만나게 될 수 있을지 노력하고 고민하는 게 공공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난 9월에도 이런 연극협회의 성명발표가 있었고 이번에도 성명발표와 함께 릴레이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연극계는 계속 쌓여왔군요, 이런 불만 같은 것이.
◆ 이양구> 네. 제가 알기로는 2009년도에 시국선언 이후로 검열이 암암리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거는 추측입니다만 작년에 세월호 사건 이후로 연극계 사람들이 고통이 많이 컸고 그래서 세월호에 많이 공감을 표현하는 작업들을 많이 했고. 그런 것들이 이렇게 오는 데 계기가 됐던 게 아닌가.
◇ 정관용>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이 시위는 계속 이어집니까?
◆ 이양구> 시위도 시위이지만 어떤 법적 검토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저희는 공연이라는 것을 통해서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또 연기할까.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마다.
◇ 정관용> 작품을 통해 오늘의 이런 검열 등등의 세태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 이양구> 네, 시위 같은 건 당연히 생각들을 하고 있겠지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작품 기획해서 만드셔도 국고지원은 못 받겠네요. 그렇죠?
◆ 이양구> 아마도 지금 같으면 당연히 못 받지 않을까요?
◇ 정관용> 네. 연극계 요즘의 동향 말씀 들어봤습니다. 특히 우리 김진이 씨, 신분상에 변화가 생길 것처럼 보이네요. 안 그래요?
◆ 김진이> 네. 사실 너무 무섭고 두렵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정관용> 용기 있게 나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극작가이자 연출가 이양구 씨 또 한국공연예술센터의 팝업씨어터 담당 김진이 씨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시사자키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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