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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 논란, 아이유는 울고 출판사는 웃고

김동환 입력 2015. 11. 0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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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이슈] 소아성애 콘셉트 갑론을박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는 판매 상승

[오마이뉴스 김동환 기자]

 IT 커뮤니티 클리앙에 올라온 게시물 '아이유로 한 몫 챙긴 출판사가 좋아합니다.jpg'.
ⓒ 인터넷 화면 갈무리
가수 아이유가 발표한 곡 '제제'와 '스물셋'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제제'의 노래 가사와 '스물셋'의 뮤직비디오에 소아성애 콘셉트가 포함되었다는 지적으로 논란이 시작되더니 이틀 만에 해당 음원의 폐기를 요청하는 서명운동까지 번진 상태다.

가사를 쓴 아이유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아이유는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사과문에서 "맹세코 어린이를 성적대상화 하려는 의도로 가사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7일에는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룸펜스 감독까지 소아성애 논란을 일축하며 자신의 작업과정에 대해 세세히 공개하고 나섰다.

주말 내내 각종 SNS와 온라인 게시판이 '제제 논란'으로 도배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 피로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빠(아이유 옹호)도 까(아이유 비판)도 싫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란의 분명한 수혜자도 있다.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처음 제기한 출판사 동녘이다. 문제 제기 전 일주일 동안 168위에서 순위(1000위) 밖을 오가던 이 출판사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온라인 서점 판매 순위는 8일 현재 16위까지 수직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꾼 3만 명 "소아성애 콘셉트 아이유 음원 폐기해야" 서명

노래 '제제'는 아이유의 새 음반 '챗셔'의 수록곡 중 하나다. 그는 J.M 바스콘셀로스의 책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 가사의 소재를 차용했다.

'제제'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아이유는 지난달 23일 열린 팬미팅에서 "'제제'는 소설 속 라임오렌지나무인 밍기뉴의 관점에서 만들었고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캐릭터만 봤을 때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 있고 섹시하다고 느꼈다"고 작사 배경을 설명했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출간한 출판사 동녘 측은 지난 5일, 이 인터뷰와 가사 내용을 문제삼고 나섰다. '제제'에 대한 아이유의 해석이 부적절하고 잘못됐다는 것이다. 동녘은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는 글에서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다섯 살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동녘은 '챗셔' 음반 자켓에 있는 제제 캐릭터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제제에게 망사스타킹을 신기고 핀업걸(pin-up Girl) 자세를 취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핀업걸이란 성적 환상을 자극하는 모습의 여성 모델을 말한다. 동녘 측은 "핀업걸은 굉장히 상업적이고 성적인 요소가 다분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아이유는 6일 공식 사과문을 공개했다. 제제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그럼에도 자신의 노래를 듣고 불쾌했거나 상처받은 이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전적으로 제가 작사가로서 미숙했던 탓"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유의 공식 사과 후 포털사이트 다음에 '아이유의 '제제' 음원 폐기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아이유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자신들이 보기에는 가사와 음반 자켓, 뮤직비디오 등에 분명히 소아성애적인 콘셉트가 확인된다는 것이다.

서명 청원자인 누리꾼 '데칼코마니킴'은 "아이유 님은 스스로를 롤리타 코드로 포장하는 가운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습니다"라며 서명의 이유를 밝혔다. 8일 현재 이 서명에는 3만 900여 명의 누리꾼이 참여한 상태다. 

"아이유 '제제' 논란으로 동녘 출판사만 한 몫 챙겼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분위기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이유 '제제'.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을 출판사가 독점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이 시대에 웬만큼 무식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망발이죠"라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저자도 책을 썼으면 해석에 대해선 입 닥치는 게 예의"라면서 "저자도 아니고 책 팔아먹는 책장사들이 뭔 자격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건지"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게다가 망사 스타킹이 어쩌구 자세가 어쩌구...글의 수준이란.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어휴, 포르노 좀 적당히 보세요"라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허지웅도 자신의 SNS에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침했다. 그는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라면서 "'제제'는 (동녘) 출판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소아성애 콘셉트로 지적받은 아이유의 '스물셋' 뮤직비디오를 만든 룸펜스 감독도 7일 입을 열었다.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전체적으로 노래 가사에 맞춰 연출했다"면서 '스물셋' 뮤직비디오 각 장면의 제작 과정을 소상히 적었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아이유가 젖병을 빨다가 여자 인형에 우유를 뿌리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가사는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아니 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

룸펜스는 "아이를 표현하면서 물기있는 여자도 돼야 하는데 일단 배우를 물로 적시자니 NG나면 큰일이라 물병으로 여자 인형을 적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감독님이 (아이유가) 물병을 들고 있으면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잘 안 살아난다고 해 바로 젖병으로 바꾸니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잘 해결됐다"고 했다.

한편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유 '제제' 논란으로 동녘 출판사만 한 몫 챙겼다"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IT관련 커뮤니티 '클리앙'의 누리꾼 조**은 "아이유가 잘못한 부분은 분명 있고 비판도 있어야 하지만 출판사가 어부지리로 판매 재미를 보는 게 썩 달갑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 'YES24'의 '국내도서 종합 일별베스트' 통계에 따르면 동녘 출판사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순위는 '제제' 논란 이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전일 판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집계되는데 지난 5일에는 182위이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는 8일에는 20위를 기록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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