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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경찰청 차장 "살수차는 인권보호장비"

입력 2015. 11. 16. 12:16 수정 2015. 11. 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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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 집회 당시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에 맞아 농민 백남기(68)씨의 생명이 위독한 가운데, 경찰 조직의 ‘넘버2’인 이상원 경찰청 차장이 “살수차는 인권을 보호하는 장비”라고 주장한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이 차장은 살수차가 대통령령으로 ‘위해성 경찰장비’로 분류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장이 해당 발언을 한 곳은 다름 아닌 국회였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 소속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지난 9일 안행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의 2016년 경찰청 예산심사 회의 속기록을 보면, 이 차장은 노후 살수차 3대 교체용 예산 9억원에 대한 배경설명을 하면서 “일부에서는 그 자체가 인권침해인데(라고 보는데), 저희들은 인권을 보호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위 진압 용도의 장비 구매를 위한 예산 배정에 위원들이 반대 뜻을 보이자 이에 대해 해명을 하면서 나온 말이다.

대통령령인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보면, 시위군중을 향해 물을 발사하는 살수차는 권총·소총·수갑·방패 등과 같이 ‘위해성 경찰장비’로 분류되고 있다. 또 운용과정에서 오용·남용을 막기 위해 ‘살수차 운용지침’을 별도로 두고 있기도 하다.

<한겨레>는 이 차장 발언의 맥락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전 이 차장과 통화를 했는데, 이 차장은 살수차가 위해성 경찰장비로 분류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장은 “살수차는 시위군중과 우리(경찰)를 부딪치지 않게 해 그만큼 다치지 않게 한다는 점에서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민중총궐기대회)에도 (살수차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쌍방간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위해성 장비를 인권보호장비로 보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엔 “누가 (살수차를) 위해장비라고 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살수차가 인권장비라고 강변하는 경찰의 저열한 인권의식으로 인해 시위에 참가한 농민의 생명이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경찰의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공권력의 제자리 찾기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권리가 보호되기는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수차 교체예산은 안행위 심사 과정에서 2대분이 감액된 3억원만 배정된 상태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관련영상 : 11월14일 민중총궐기 대회, 세월호 이준석 선장 살인죄로 무기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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