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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돌잔치 꼭 해야하나요

입력 2015. 11. 18. 12:02 수정 2015. 11. 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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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2030세대를 중심으로 출산 기피 풍조가 심화되며 새 생명 탄생이 ‘환영할 일’이 됐지만, 아이의 첫 생일을 기념하는 돌잔치는 외려 외면받고 있다.

경제적 부담에 지인의 돌잔치 초대를 꺼리는가 하면, 주머니 가벼운 부부들 사이에서도 가족끼리 조촐하게 식사 자리만 갖거나 돌잔치를 ‘스튜디오 돌상 촬영’으로 대체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직장인 이모(30ㆍ여) 씨는 최근 20년지기 친구 A 씨에게 돌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평소 A 씨와 친자매처럼 지냈던 터라, 그가 딸을 출산했을 때 ‘조카’라고 부르는 등 누구보다 기뻐했던 이 씨였다.

그러나 막상 A 씨가 자신을 돌잔치에 초대하자 이 씨는 심적 부담을 느꼈다.

이 씨는 “친구가 결혼할 때 축의금 30만원에 청소기까지 사줬는데 2년여만에 돌잔치 초대장을 받았다”며, “솔직히 얼마를 내야 할지, 뭘 사줘야 할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실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1640명을 대상으로 경조사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들은 ‘장례식(34.7%ㆍ복수응답)’ 못잖게 ‘돌잔치(32.9%)’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인 1위는 결혼식(67.7%)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직장인 한모(30) 씨는 “요즘 누가 친구에 직장동료까지 불러 돌잔치를 치르냐”면서, “상사가 초대하거나, 거절하기 어려운 자리라면 어쩔 수 없이 참석하긴 하지만, 대부분 돈 나갈 생각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결혼ㆍ장례식 부조금과 마찬가지로 돌잔치 축의금에 대한 암묵적인 기준도 생겼다.

지인이나 직장 동료는 5만원, 더 친밀한 사람은 10만원, 가족같은 사이면 20만원 이상인 식이다.

그러나 자녀 계획은커녕 결혼 생각조차 없는 싱글들은 이마저도 한숨만 나올 뿐이다.

직장인 이 씨도 “축의금을 다시 돌려 받는단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했다”며,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며 베푸는 심정으로 축의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축하받아야 할 자리’가 ‘불편한 자리’가 되다 보니, 최근엔 직계 가족끼리 모여 조촐하게 돌잔치를 치르자는 젊은 부부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사진관에서 기념 사진만 남기자는 것이다.

불황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도 선택의 또 다른 이유다.

돌상 차림, 뷔페 예약, 답례품 마련 등 단 한 번의 돌잔치를 위해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강동구에 사는 주부 이모(35ㆍ여) 씨는 “셋째라 돌잔치를 치를지 말지 고민이 컸는데, 그래도 아이를 위해 기념 사진은 남겨줘야겠단 생각에 돌상 스튜디오에서 사진만 찍었다”며, “실제 돌잔치는 아니지만, 가족끼리 소소하게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출산율 저하로 많이 낳아봐야 한 명 내지 두 명인데 너무 각박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황모(33) 씨는 “내 주변만 해도 경제적 여건 때문에 결혼을 했는데도 아직 아이가 없는 부부들이 꽤 된다”며, “많이 낳아야 한 명 정도일텐데, 돈 때문에 축하해줄 수 없다는 건 너무 정 없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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