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차기 상륙장갑차 한중일 삼국지

권홍우기자 2015. 11. 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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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EFV 수준 고속상장차 개발中 화력 강화 양서보병전차 배치韓 예산축소땐 10년 후 구식 전락최악의 경우 日 전차 구매할수도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KAAV.

한국과 중국·일본의 해병대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차기 상륙돌격장갑차(상장차)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동북아 3국 가운데 한국만 해병대를 보유·운용하던 시절은 옛날로 흘러갔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육전대 병력은 최근 2만명선으로 늘어났다. 사실이라면 지난해 1만2,000여명 수준에서 순식간에 67%나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한국전쟁 말엽까지 8사단 11만명 규모의 해군육전대를 운용했으나 지난 1957년 타이완 무력점령 정책을 포기하면서 해체한 뒤 1980년 1개 여단 규모로 부활시킨 이래 병력과 장비를 늘려왔다. 최근 병력을 크게 증강한 것은 일본과 도서 분쟁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수륙기동단'이라는 이름의 상륙부대 3개 연대를 오는 2017년까지 편성할 계획이다. 해군 소속인 중국과 달리 육상자위대 소속 아래 보통과(보병)연대를 전환하거나 기존 부대에서 인원을 차출해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륙기동단 창설 목적 역시 중국과 같다. 결과적으로 중일 도서 분쟁이 이름만 해병대·해군육전대·수륙기동단으로 다를 뿐 내용은 같은 상륙기동 부대 간 경쟁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물론 당장 세 나라의 상륙 전력끼리 맞붙을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이미 경쟁이 시작된 분야도 있다.

상륙작전의 핵심장비인 상륙돌격장갑차 부문에서 새로 개발할 장비의 우열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우리 해병대는 '상륙돌격장갑차Ⅱ'사업을 통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000량을 전량 신형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기존 KAAV를 원형으로 개발하되 출력강화형 신형 엔진을 달아 수상속도를 기존의 시속 13.2㎞에서 20㎞급으로 높이고 40㎜ 유탄발사기와 12.7㎜ K-6 중기관총 대신 최소한 40㎜ 이상의 포를 주 무장으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어력 강화를 위한 탈착식 증가장갑 부착이 가능한 상륙돌격장갑차Ⅱ의 배치 목표는 2025년.

문제는 우리 해병대가 10년 후 받게 될 신형 상장차의 성능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미국이 차기 장비로 개발하다 예산 문제로 백지화한 EFV 수준의 고속 상장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미쓰비시는 EFV를 개발하던 미국 제너럴다이나믹스와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일본이 주도하는 미일 공동 연구로 탄생한 무기로 미국 해병대가 무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은 초고성능의 EFV급에 비해 속도와 방어력은 떨어지지만 현존하는 어떤 상장차보다 빠르고 30㎜ 기관포, 12.7㎜ 기관총에 대전차 미사일까지 탑재해 화력까지 강한 ZBD 05 양서보병전차(兩棲步兵戰車)를 이미 배치하는 단계다.

중국과 일본의 상륙 전력 강화와 신형 상장차 개발 배치에 따라 한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기존 계획대로 신형 상장차를 개발하면서 예산과 개발 시기를 줄이기 위해 신기술의 적용을 피할 경우 개발하자마자 구식 무기로 전락할 게 뻔한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내 개발 차기 상장차의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경우 '미군과 합동작전 능력 및 장비 호환성 강화'라는 명분 아래 일본이 개발할 차기 상장차를 우리 해병대가 구매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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