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중절모에 검은 선글라스'..영결식장 등장한 '비운의 황태자'

나연수 입력 2015. 11. 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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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낯선 인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검은 중절모에 선글라스를 쓴 다소 이색적인 모습이라 더욱 그랬는데요.

그동안 빈소에 보이지 않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 전 대통령의 장남 은철 씨입니다.

김 전 대통령 자제로는 정계에 뛰어든 현철 씨가 워낙 유명해 아들을 하나 둔 줄로만 아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는 슬하에 장녀 혜영, 차녀 혜경, 장남 은철, 차남 현철, 삼녀 혜숙 씨, 이렇게 2남 3녀를 뒀는데요.

딸들은 가정주부로 비교적 평범한 삶을 살았고 현철 씨는 잘 아시다시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내는 등 대외활동을 많이 했죠.

은철 씨는 철저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몇 가지 일화로만 전해집니다.

은철 씨가 결혼식을 올린 건 1982년, 김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가택연금 됐을 때입니다.

신군부가 아들의 결혼식 참석을 허용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가택연금에 항의하는 뜻으로 거절했고 결국 은철 씨는 아버지 없이 결혼식을 치른 뒤 미국으로 떠나 평생 해외에서 은둔의 삶을 살았습니다.

MB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 등을 지낸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은 최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은철 씨를 "비운의 황태자"라고 표현했는데요.

1996년 부탁을 받고 서울 사당동 허름한 술집에 갔더니 은철 씨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술집 주인은 은철 씨가 대통령 아들인 줄도 몰랐고 대신해서 술값을 내고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총장은 은철 씨가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지난 23일 YTN 라디오)]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상당히 자신에 대해서 억울하다고 할까요. 약간 기가 많이 눌린 듯한 느낌도 많이 있었고요. 본인의 처지에 대해서 상당히 비관적인 면이 많이 보였습니다. 결국 아직까지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 그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 당시에 술집 주인이 대통령 아들인 걸 알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때 청와대 경호팀들이 와서 은철 씨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 무렵에 종종 그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요."

대통령인 아버지와 정계에 뛰어든 동생 뒤에서 은둔의 삶을 살았던 장남 은철 씨.

그의 일생은 어떤 모습이었고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는 어떤 생각을 했을지,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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