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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보건법' 통과 하루만에 말바꾼 정부..시행령이 무기

김영선 기자 입력 2015. 12. 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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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지자체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지역 제한' 추가..野 '반발'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the300]지자체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지역 제한' 추가…野 '반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이명수 소위원장 주재로 여야 의원들이 전공의특별법, 모자보건법개정안 등에 대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2015.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자체의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이 의결된지 하루만에 정부가 태도를 바꿨다. 법 제정까진 수용한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지역적 제한을 두겠다 했고 이에 법안을 발의했던 야당은 "정부가 법 통과된지 하루도 안돼 딴 소리를 하며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政 "조리원 이용 불편한 지역에" 野 "하루만에 말 바꿔"

모자보건법을 대표발의 했던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낸 보도자료에서 "보건복지부가 '모자보건법' 개정으로 산후조리원 이용이 불편한 지역 등에 지자체가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국회를 통과한 모자보건법 최종안에 '지역제한'이나 '취약지역에 설치'한다는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모자보건법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다는 조항이 없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한해 지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안은 야당의 반대로 수용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최종안엔 산후조리원의 '분포 현황'을 설치기준으로 삼겠다는 내용은 빠졌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법률 개정으로 산후조리원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 지자체가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지자체가 설치·운영하는 산후조리원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엄밀히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무분별한 무상 지원이 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운영방안을 시행령에 담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사실상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공언한 새정치연합 소속의 이재명 성남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국제의료법에 몸 낮췄던 政, 시행령 무기삼아 반격 시도

야당이 복지부를 향해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한 건 모자보건법을 정부가 수용하는 조건으로 야당이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통과시켜줬다는 데 그 배경이 있다.

박근혜정부 경제활성화법 중 하나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정부·여당의 끈질긴 요구로 발의 1년여만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 대신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의 당론인 모자보건법을 함께 심의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 처리가 시급했던 정부·여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모자보건법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성남시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막을 수 있는 갖가지 조항을 들이밀었다. 당초 "산후조리원업에 공공이 개입할 수 없다"며 원천적으로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복지부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 통과가 요원해지자 지역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한해 복지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거친다는 조건으로 지자체의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허용한다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야당은 이를 정부의 '꼼수'로 봤다. 성남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찾기 쉽지 않을 뿐더러 복지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허가를 내지 않을 장치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재수정안을 냈다. 이번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게 하고 해당 지자체 내 산후조리원 이용·분포 현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야당은 이것도 받지 않았다. 대통령령이란 시행령으로 복지부가 얼마든지 산후조리원 설립을 막을 수 있는데다 이용·분포 현황을 고려하는 게 앞서 '지역적 접근성'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의미란 것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복지부가 받지 못할 수정안만 들이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복지부는 결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라는 조항을 들어냈고 산후조리원 분포 현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항도 삭제했다. 야당은 "시행령 제정시 지자체의 산후조리원 설치를 막는 방향으로 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통과시킨 복지부는 시행령을 앞세워 지역 제한을 두겠다고 선언한 셈이 됐다.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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