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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씨 딸 "희망을 보는 것 같다" 울먹

입력 2015. 12. 0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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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평화 시위’부터 ‘촛불’까지…손에 손 잡은 시민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합창하며 2차 총궐기 마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계시는 거 보니까 희망이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안 납니다. 아버지가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실 것만 같습니다.”

5일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과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가 마무리된 뒤 이어진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촛불문화제’에서 백남기(68)씨의 둘째딸 백민주화씨는 무대에 올라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7시께 백남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서울광장에서 대학로까지 행진을 마친 3만여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은 1만3천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백민주화씨는 “제가 너무 이곳저곳에서 우는 모습만 보여드려서 이 자리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연습을 하고 왔는데, 지금 나오는 눈물은 슬픈 눈물이 아니라, 추운 이 날씨에 이 시간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감격스러워 나오는 눈물”이라고 했다.

백씨는 “사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여기까지 오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저는 나라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를 많이 담고 나왔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 계시는 거 보니까 희망이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안 난다. 제가 서른인데 주변 보니까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백씨는 이어 “저희 아버지가 이 목소리를, 한마음 한뜻으로 모으는 이 마음을 다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실 것만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직접 감사하다는 말씀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저희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백씨는 발언을 마친 뒤 사방으로 몸을 돌리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연거푸 했다.

백남기씨의 큰딸 백도라지씨도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분들이 병원 앞까지 아버지의 쾌유를 기원하며 행진해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저희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정부는 아직까지 아버지에 대해 아무런 말을 안하고 있다. 오늘 뭔가를 느꼈으면 좋겠다”며 “모두가 마음을 모은 만큼 아버지도 일어나실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시민들은 연신 “힘내라”는 구호를 외치며 두 딸을 응원했다.

백남기씨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한 농민은 무대에 올라 백남기씨의 삶을 소개했다.

“백남기 선생은 가난한 보성 산골짜기에 사셨지만 가난한 농민이라도 주머니 나누고 비우면서 살아가자는 공동체 세상을 꿈꾸며 살아오셨습니다. 백 선생은 ‘호랑나비’ 친목계 운동을 제안하셨습니다. ‘호랑’이라는 것은 주머니의 옛말이고, 나비는 ‘나눔’과 ‘비움’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운동이 우리 사회 전역에 퍼져서 아름다운 세상, 따듯한 세상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은 문화제가 끝나갈 무렵 모두 일어선 뒤 서울대병원을 향해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백남기 선생님 일어나십시오!” “우리가 왔습니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우리가 왔습니다” “물대포를 추방하겠습니다”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문화제는 오후 8시20분께 시민들이 서로 손을 잡고 민중가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방준호 박수지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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