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인들은 임대료를 왜 안올릴까?

2015. 12. 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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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쿄도 구니타치시 상점회의 공동 부회장 인터뷰
“길고 안정적인 수입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

“제가 입점한 건물의 건물주는 40년 동안 임대료를 단 한 번도 올리지 않았어요.”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도 구니타치시에서 이곳 상점회의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마시타 마사타카씨와 이타사카 카츠지씨를 만났다. 마시타씨는 건물주, 이타사카씨는 세입자다. 약국을 운영 중인 이타사카씨는 임대료에 대해 묻자, 당연하다는 듯 “여기서 일한 뒤 임대료가 단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곳은 도쿄 한가운데는 아니지만, JR구니타치 역에서 전철을 타면 30분 만에 번화가인 신주쿠까지 가는 동네다.

동네가 뜨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고 세입자는 쫓겨난다는 한국 사회에서 듣는 흔한 이야기가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1990년대 일본 경제 거품이 꺼진 이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타사카씨의 사례를 보듯, 버블 붕괴 이전에도 임대료에 대한 인식이 국내와는 달라 보인다. 이들은 “길고 안정적인 수입이 장기적으로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곳 상점회 소속 세입자들의 임대차 계약기간은?

“2~10년으로 다양하다. 10년 이상 된 세입자가 절반 이상이다.”(마시타씨)

-임대료는 얼마나 오르는 편인가?

“임대료가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마시타씨)

“우리 상점은 4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이타사카씨)

-버블 전에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인데, 집주인 입장에서는 손해 아닌가?

“건물 감가상각이 있지 않나. 그 만큼 임대료를 내려야 하는데, 그 만큼 올린 것과 같은 효과다. 또 집세가 오르면 (세입자) 회전이 빨라진다. 또 오래된 가게가 있으면 건물 신뢰도도 높아진다.”(이타사카씨)

-경기가 좋을 때는 임대료를 올리고 싶을 것 같은데?

“세입자가 나간 뒤 올린 임대료로 새 세입자가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크다. 한 달만 집이 비어도 올린 임대료가 다 날아가지 않나? 우리는 안정적으로, 길게 본다.”(마시타씨)

-버블붕괴 때 혼란은 없었나?

“다들 빨리 받아들였다.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건물값을 높게 주고 투기로 들어온 건물주는 버티지 못했다. 20년 전 임대료가 20~30% 떨어지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느꼈던 것 같다.”(마시타씨)

구니타치시/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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