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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야 맞춤형 빅데이터 시대 진입]"KISTI 슈퍼컴, 치매 잡으러 나섰다"

박희범 입력 2015.12.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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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생명의료HPC연구센터장이 팀원들과 치매데이터 네트워크 분석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1. 2012년 야니네 에를레르 덴마크 바이오테크연구혁신센터(BRIC) 교수 연구팀은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자 수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에를레르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의 DNA, RNA, 단백질과 다양한 항암치료제에 대한 반응 상관관계를 분석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약물 투약 순서를 다양한 경우의 수로 조합할 때 암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DNA를 손상시키는 약물에 의해 암세포가 사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임상시험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2. 미국 파운데이션 메디슨(Foundation Medicine)은 암 유전체 의학 분야 연구자에게 파운데이션원(FoundationONE)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메디슨은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형암(유방암, 폐암, 대장암 등) 진단과 이 과정에서 도출된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표적 항암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만 약 2만5000여건 임상서비스가 이뤄졌다.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는 2015년 1월 빅데이터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약 10억달러를 들여 파운데이션 메디슨을 인수했다.

치매데이터 네트워크 분석도.

이 같이 기존 실험 위주 연구에서 벗어나 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 연구를 하는 R&D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질병 연구는 질병 발병원인을 연구하는 것 뿐 아니라 다양한 유전체 데이터, 의료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내가 향후 무슨 병에 걸릴 확률이 있는지, 어떤 치료법이나 치료약이 나에게 적합한지 아는 정밀의료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한선화) 생명의료 HPC연구센터(센터장 이민호) 연구실이 빅데이터 기반 질병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한 서울대, KAIST, 경기대, 충북대 등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활용성에 초점을 맞춘 R&D에 참여하고 있다.

최종목표는 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기술 및 데이터 기반의 질병연구를 위한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질병 연구자들에게 실증적이고 경제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분석 기술로는 질병과 관련된 대규모 데이터 저장 및 관리기술, 질병과 세포 구성 물질들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네트워크 분석 기술, 질병 발병 체계를 그릴 신호전달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왜 데이터 기반 연구인가=미국 국립보건원(NIH)는 2012년 ‘BD2K(Big data to Knowledeg)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설립하고 빅데이터 과학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4년에는 약 1억달러 규모의 생명과학분야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했다. 바이오 분야 빅데이터 저장과 분석을 위한 국가적 기반을 확립하고 미국 전역에 12개 연구허브센터를 만들어 R&D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암 연구 유전체 데이터는 약 2페타바이트(테라바이트의 1000배)에 달하고 있어 기존 연구 분석 기술로는 한계 상황에 부딪혔다. 개인별 유전체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이 같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기술은 연구나 진단에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데이터 중심 분석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전체 정보뿐만 아니라 단백체 정보 및 발현체 정보 등 앞으로 다루어야할 생명과학분야 분석기술은 계속 늘어나고 정밀의료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어서 국가 차원의 연구 분석 인프라 기반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데이터 기반 질병연구환경 구축 및 활용도.

◇올해 무슨 성과 냈나=KISTI는 600TB에 이르는 퇴행성 뇌질환 연구를 위한 데이터 저장소를 구축했다.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이용해 유전체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는 유전체 분석 파이프 라인을 개발해 치매 예측기술 국책사업을 지원 중이다.

이 사업은 삼성병원에서 수행하고 있다. 삼성병원은 KISTI 파이프 라인을 활용해 한국인에만 나타나는 특이한 치매 유전 변이를 발굴 중이다.

질병과 세포 구성 물질 관계를 찾는 네트워크 분석 기술은 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암과 알츠하이머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 및 신호 전달 경로를 찾아내 공통 발병 경로를 추론하는데 성공했다.

◇해외선 어떻게 하나=세계적으로 보건의료 분야 정보기술 및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정책 수립과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은 ‘HITECH’법안으로 인해 임상의사 결정지원시스템(CDSS)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는 2013~2023년까지 10년간 10억유로를 투자해 뇌 질환 연구 등에 나서고 있다.

IBM은 슈퍼컴퓨터 ‘왓슨’의 빅데이터 분석 능력을 극대화해 의료진 데이터 활용도를 향상시켜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60만건의 의학적 근거와 200만장의 전공서적 및 2만5000건의 사례 등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놨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솔크 생물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제 세포 구조를 삼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도구를 개발하여 세포의 생리학적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이민호 KISTI 생명의료 HPC연구센터장은 “KISTI가 개발하고 있는 질병 데이터 분석 기술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 우선 적용하고 있으며, 감염병과 같은 바이오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