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2016년 희망의 말 "곶 됴코 여름 하나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1. 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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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올해부터 사자성어 선정 폐지"
-'혼용무도' 아전인수격 해석 아쉬워
-올해부터 우리의 좋은 말로 선정예정
-기회가 풍요로워지는 2016년 희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석희태 (경기대 명예교수, 교수신문 편집인)

혼용무도,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힌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이런 뜻이죠. 지난 2015년 교수들이 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였는데.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 교수들이 새해가 되면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들을 발표해왔습니다. 과연 올해 희망의 메시지로는 어떤 걸 택했을지 직접 들어보죠. 교수신문 편집인이자 연세대 초빙 교수세요. 석희태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석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석희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석희태>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애청자입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오늘 1월 1일 첫방송에 애청자가 출연하신 거네요. 지난해에 우리 교수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로 혼용무도가 선정이 되면서 굉장히 많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지난해에는 유독 강한 비판의 뜻이 담기다 보니까 발표 후에 반향이 좀 컸죠? 교수님?

◆ 석희태> 물론 반향은 다양했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아주 두드러진 특성이라고 한다면 대개가 자기의 입장에서 아주 정말 죄송한 표현이지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을 하고, 인용을 하는 그런 사례가 대부분이었다고 평가됩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된 게 어떤 게 있을까요?

◆ 석희태> 뭐냐하면 일방적으로, 바로 저쪽을 지칭하는 것이다.

◇ 김현정> 나는 아니고 저 쪽이라고 하는 분이요?

◆ 석희태> 나와 우리는 아니었다, 혼용무도가 아니었다라는 거죠. 사실은 따지고 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와 우리는 절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지 묻고 싶은데요. 사실 우리의 진정한 기대는 혼용무도라는 진단이 네 탓이다라는 의식을 거두고 저쪽편을 이해하고 그리고 함께 나아가고 성취하자고 하는 자성과 각오의 계기로 삼는 취지로 비난하는 게 우리들의 기대였습니다.

경주 문무대왕릉 일출 모습 (사진=경주시 제공)
◇ 김현정> 맞습니다. '당신 탓이오', '네 탓이오'가 아니라 '내 탓이오', '나의 탓이다' 이렇게 되면서 성찰하는 계기였군요.

◆ 석희태> 그것이 상대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탓이었다고 스스로 자성하고 양보해야 되겠다라고 하는 그런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던 거죠.

◇ 김현정> 이제 새해를 맞아서 희망의 사자성어를 선정을 하셨다고 하는데. 희망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기대가 큽니다. 어떤 성어가 꼽혔나요?

◆ 석희태> 그런데 사실 이번에는 새해 희망의 말. 비나리라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요. 정말 대변화를 주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대변화를 주셨어요?

◆ 석희태> 네, 그동안은 새해에 대한 희망의 말도 역시 한자, 한문 형식으로 된 사자성어였는데요. 그 형식을 탈피해서 이번부터는 우리 말, 우리 글로 된 고전, 속담 또는 관용어 중에서 뽑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방법을 바꾸신 이유는 뭘까요?

◆ 석희태> 그것은 우리 선조들이 남긴 우리 말이나 우리 글 중에도 정말 아름답고 뜻이 깊은 뜻이 깊은 교훈이 많이 있는데. 굳이 중국의 문화 유산인 중국 고문헌에서 교훈이나 상징어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일찍부터 사실은 내부에서 성찰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는데요.

◇ 김현정> 괜찮은 방법이네요.

◆ 석희태> 저희가 그렇게 논의를 해 왔었는데 이번에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제 올해 사자성어 연말에 뽑는 것도 우리 말 중에 뽑으시는 거예요?

◆ 석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신선한 방법이고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 석희태> 감사합니다.

(사진=교수신문 홈페이지 캡처)
◇ 김현정> 그래서 새로운 방법에 의해서 올해 최초로 선정하게 된 희망의 문구, 희망의 메시지 어떤 건가요?

◆ 석희태> 말씀드리자면 '곶 됴코 여름 하나니'입니다. 그 뜻은 대개 다 아실 테지만.

◇ 김현정> 용비어천가 중의 한 구절이네요.

◆ 석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곶 됴코 여름 하나니'

◆ 석희태> 제2장의 후반부입니다. 뜻은 '꽃이 정말 만발하고 열매가 풍성하다.' 아주 아름다운 말입니다.

◇ 김현정>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여름이 이제 열매를 말하는 거죠?

◆ 석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게 뽑혔군요. 그 부분을 굳이 고르신 이유가 뭘까요?

◆ 석희태> 우선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고 하는 것은 '풍성하다.' 즉 번영을 의미하는 거죠. 그런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그동안 가장 안타깝게 여겨왔던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적었다. 일할 기회라든지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기회 그다음에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 이런 것이 적었고요. 그 기회의 배분에서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그런 것에 대한 성찰의 결과가 선정까지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그런 기회가 청년, 노인, 기업 그다음에 군인, 공무원, 모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기기를 소망한다, 그런 뜻으로 선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이 장면을 상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용비어천가 2장을 잠깐 읽어드리면,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뭴세. 곶 됴코 여름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새,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이거잖아요. 그 장면을 상상해 보시면 굉장히 풍요롭고 꽃이 무성하고 열매가 가득하고 그 밑으로 샘이 흐르고 이런 장면이잖아요.

◆ 석희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2016년이 좀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풍요로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 석희태>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 김현정> 좋은 소망입니다. 2016년 말에도 올해의 말을 찾으실 텐데. 그때는 우리 연초에 희망의 말로 정했던 이 말이 그대로 맞아떨어졌으면 좋겠어요.

◆ 석희태>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의 소망입니다.

◇ 김현정> 교수님들 사회도 지난해에 평탄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교수들 표지갈이 문제로 검찰에 대규모 기소되기도 했고. 교수사회도 자정해야 되겠고 우리 사회 곳곳에도 고여 있는 것들을 자정하는, 깨끗하게 하는 이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감사드리고요. 연말에 또 올해의 말 가지고 다시 한 번 뵙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석희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교수신문편집인 석희태 연세대 초빙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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