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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정 한다더니.. 사상 초유 광역단체 준예산 사태

입력 2016. 01. 02. 03:04 수정 2016. 01. 02.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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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누리과정(만 3∼5세 어린이의 무상 교육 및 보육) 예산을 둘러싼 도의회의 여야 대립으로 사상 초유의 광역자치단체 준(準)예산 사태를 맞았다.

그러나 경기도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여야 양당 대표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등 소통의 창구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연정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늦어도 다음 주까지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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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몸싸움' 도의회..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넘겨

[동아일보]
경기도가 누리과정(만 3∼5세 어린이의 무상 교육 및 보육) 예산을 둘러싼 도의회의 여야 대립으로 사상 초유의 광역자치단체 준(準)예산 사태를 맞았다. 보육비 지원은 물론이고 다른 신규 사업까지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연정(聯政)마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경기도의회는 여야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진통 끝에 법정 처리 시한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누리과정 사업비를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표결하려 했다. 하지만 30일 오후부터 의장석을 점거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해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끝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경기도의회는 전체 의원 128명 가운데 더민주당 소속이 75명으로 새누리당(53명)보다 많다.

이로써 경기도는 예산안 처리 때까지 준예산으로 행정을 추진하게 됐다. 2013년 경기 성남시 등 기초지자체가 준예산 체제를 겪은 적은 있지만 광역지자체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는 보훈수당과 사회복지사 처우개선비 등의 예산 집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육비 지원 중단은 당장 현실이 됐다. 경기지역 지원 대상은 35만1510명(유치원 19만4636명, 어린이집 15만687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더민주당은 어린이집 보육비 지원이 대통령 공약인 만큼 중앙정부가 전액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과의 형평성을 들어 경기도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지원 예산 4929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남 지사는 ‘보육 대란’을 막기 위해 경기도 예산으로 누리과정 사업비 2개월 치를 편성한 뒤 추후 정부 협의 과정을 지켜보자고 더민주당에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누리과정 예산이 0원인 지자체는 서울시 광주시 전남도에 이어 경기도가 4번째다. 하지만 다른 시도의회는 누리예산 외 예산은 모두 통과시켰다.

초유의 준예산 사태로 남 지사의 ‘경기 연정’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남 지사는 취임 이후 여야를 초월한 연정을 내세우며 도의회 다수당인 더민주당,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이끌어냈다. 야당 측 인사인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초대 사회통합부지사에 임명했고,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예산 연정’ 차원에서 경기도의회가 직접 계획을 짤 수 있는 자율편성 예산을 올해 500억 원 배정했다. 경기도교육청과는 ‘반값 교복’ 공급을 함께 추진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지방정부 차원의 연정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 지사가 소통과 화합을 내세우며 인사권과 예산권까지 나눴지만 결정적일 때 다수당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결의안’을 두고도 여야가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정말 필요할 때 연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여야 양당 대표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등 소통의 창구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연정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늦어도 다음 주까지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준예산

국회나 지방자치단체 의회가 법정 기한까지 새해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았을 때 전년도 예산에 준해 인건비, 시설유지·운영비, 계속사업비 등을 제한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한 제도. 행정 마비 상태를 막기 위한 취지이지만 신규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

송충현 balgun@donga.com / 수원=남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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