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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보장기본법의 역설'..지자체 복지지원 취지가 막는 수단으로

입력 2016. 01. 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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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해 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이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약자들에 대한 갖가지 사회보장을 막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벌이는 ‘청년수당’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가 신규로 복지사업을 추진할 경우 중앙정부와 협의를 하도록 한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으로 인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충돌이 속출, 복지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국민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사회보장기본법상 규정된 협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신설변경 복지제도는 많이 알려진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 성남시의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지원’ ‘청년배당사업’ 외에도 경남과 제주 등 광역단체와 기초 자치단체로는 전북 무주군(3개), 경기 수원(2개), 전북 순창, 부안, 전남 영광 등 총 9개 지자체의 14개 사업에 달한다. 이들 지자체는 복지부의 협의 및 사업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예산에 관련사업 예산을 반영,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이들 9개 지방자치단체의 신설 복지제도의 중단을 위해 예산안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같은 갈등은 지방정부가 복지사업을 할 때 중앙정부와 협의하도록 한 사회보장기본법 2012년 전부개정 법률안으로 촉발됐다. 이 법안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시절 대표발의한 것으로 입법취지가 중앙정부 복지사업 매칭으로 지방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협의하라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지방 복지사업을 막는 수단으로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다.

게다가 정부는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협의없이 자체 복지사업을 하면 지방교부세를 삭감하도록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을 고쳐 위반 시 제재수단도 갖췄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명백한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가 유사 및 중복 복지를 국가 차원에서 막아 비효율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지만 최근들어 갈등양상이 두르러지는 것은 올해 총선을 앞두고 표심영향 차단용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저소득층 취업준비생을 선별해 6개월간 월 5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두고 ‘표(票)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중앙정부와 협의제도 도입후 2013년 도입된 ‘서울형 기초보장제’는 국민기초생활수급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에 월 53만원(4인 가구)을 지원하는 것으로, 예산이 연 110억원 이상으로 청년수당보다 많았지만 큰 잡음없이 도입됐다. 병간호로 생업이 중단된 환자 가족을 위한 ‘보호자 없는 병원(환자안심병원)’도 ‘별탈 없이’ 도입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이 정부 여당과 워낙 다른 성향이다 보니 갈등이 증폭되는 면도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사업을 막을 법적근거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중앙집권체제다 보니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앙정부의 제동으로 주민과 지자체 복지사업이 줄줄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의 ‘안심의료비’ 사업과 베이비부머 지원사업도 발이 묶여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진하는 무상 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 지원, 청년배당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복지부의 청년배당 불수용은 복지증진을 국가의 의무로 정한 헌법 34조 2항과 사회보장기본법 제1조를 위반한 위헌적ㆍ위법적 조치이자, 지방자치권에 대한 심대한 훼손”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남시 등이 복지부와의 협의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 제도의 수용 여부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사보위는 2012년 당시 박근혜 의원이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에 따라 2013년 만들어진 기구로 15명의 정부위원과 15명의 민간위원(대통령 위촉)으로 구성됐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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