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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年 생활백서]④Unisex:팬톤 선정 올해의 색은 '분홍색+하늘색'

염지현 입력 2016.01.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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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모호해지는 性구별 반영..고정관념 전복금남·금녀의 영역 무너지고, 성소수자 결혼 허용도↑패션, 화장품 등 男용품에 '분홍', 女용품엔 '하늘색'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이 선정한 2016년 ‘올해의 색’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유니섹스(Unisex), 남녀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 유니섹스가 생활방식을 뒤흔드는 키워드로 선정된 것은 세계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인 성(性) 역할이 뒤집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꼽히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메리 바라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등 유리천장을 깬 여성 지도자, 기업인들을 찾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 패션 전문 매체 ‘패션타임즈’에선 세레니티 색상을 사용해 파격적인 머리스타일을 선보이는 유명인들을 소개했다. (사진=패션타임즈)
여성 뿐만이 아니다. 남성들도 그간 금남의 영역으로 느껴졌던 직업에 뛰어들거나 육아휴직을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남자 간호사 합격자 수는 1300명을 돌파해 지난 2001년에 비해 30배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지난해엔 성 소수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판결이 내려진 해다. 2015년 6월26일 미국의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까지 동성결혼 허용국가로 돌아섰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올해의 색’으로 분홍색(로즈쿼츠)과 하늘색(세레니티)이 섞인 조합을 발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팬톤은 “디자인의 여러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성(性)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이는 성평등, 성다양성 등에 대한 요구가 거센 사회적인 변화와도 관련 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두 가지 색상을 동시에 선정한 팬톤은 “색상 사용에 있어서 (고정관념에 얽히지 않은) 열린 안목을 갖길 바란다”며 남성에 하늘색, 여성에 분홍색을 사용했던 기존 고정관념을 전복하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 분홍색을 입는 것은 상당한 모험심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핑크는 유태인대학살에 희생된 동성애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사용될 정도로 외국에선 ‘게이’를 상징하는 색상으로 통용된다. 미국에선 핑크 셔츠를 입은 노인을 동성애자로 오인해 폭행
세계적인 남성복 디자이너 이타츠(E.Tautz)는 2016년 봄여름(S/S) 컬렉션에 이미 로즈쿼츠를 물들인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하는 혐오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파란색은 여성 성 소수자인 레즈비언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팬톤은 이런 고정관념과 차별을 모두 허물고 당당하게 남성에겐 분홍색을, 여성에겐 파란색을 자유롭게 허용하라고 강조한다.

이같은 정서는 이미 패션, 화장품 등 생활 전반에 녹아들고 있다. 세계적인 남성복 디자이너 이타츠(E.Tautz)는 2016년 봄여름(S/S) 컬렉션에 이미 로즈쿼츠를 물들인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 에트로는 더욱 파격적이다. 올해 봄여름 신상품으로 나온 남성복 정장 한 벌과 와이셔츠를 모두 분홍색으로 물들이며 ‘남성들이여, 분홍색을 입으라’고 말없이 소리친다.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도 파란색 립스틱을 바르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명 해외 여성잡지 ‘바자르’는 세레니티 색상의 원피스를 입은 헐리우드 스타 로지 헌팅턴 휘트니를 표지로 내세웠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여성들은 파란색 립스틱과 같은 파격적인 제품들을 ‘발칙하다’는 생각에 감히 사용하지 못했다”며 여성, 남성이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지현 (lab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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