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 더민주 이틀째 '눈물의 인재영입', 반전카드 될까

최경민 기자 2016. 1. 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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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정우 교수, 양향자 전 상무의 눈물.. 스토리 갖춘 정치인 가능성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 김정우 교수, 양향자 전 상무의 눈물… 스토리 갖춘 정치인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8호'로 영입된 국가재정 전문가 김정우 세종대 교수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정치만류에 대해 이야기 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 교수의 부친 김철배 더민주 강원도당 고문은 12대 총선부터 15대 총선까지 5번(보궐선거 1회 포함)을 철원, 화천, 양구 지역에서 범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2016.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의 아버지는 김철배 더불어민주당 고문입니다…"

13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하던 김정우 세종대 교수가 갑자기 눈물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표의 영입인재로 소개된 후 담담하게 입당 선언문을 읽어나갔지만 눈물을 보인 후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감정을 추스린 후에야 선언문을 겨우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또 한 번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께서 입당 소식을 듣고 어떤 말씀을 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마자 다시 눈물이 흘러나왔다.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흐느끼던 그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나서야 겨우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

"아버님은 만류하셨습니다. 왜 당신만(아버지) 바보처럼 살면 되는데, 아들도 그래야 하는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님은 5번에 걸친 낙선과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아버지가 싫어서, 정치가 하기 싫어서 공무원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꼭 가고자하는 결심을 (아버지께) 말씀드렸죠. 나라가 바로 서려면 합리적인 견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치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입당 현장이 '눈물의 기자회견'이 된 것은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의 도전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그의 부친 김철배 고문은 야권의 불모지인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에서 5번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다가 낙선한 인물이다.

김 교수는 아버지가 실패한 그곳에서 대를 이어 도전할 뜻을 피력했다.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부친이 5번에 걸쳐 나왔지만 당선되지 못한, 절대 열세 지역인 험지에 굳이 출마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문재인 대표는 "주류의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당의 절대 열세지역인 철원 지역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며 "탈당으로 당이 어수선하지만 험지에서 출마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희망이 있다"고 김 교수를 추켜세웠다. 또 "부친 김철배 고문은 당의 깃발을 지켜온 우리당의 산 증인"이라며 대를 이은 도전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 7호'로 영입된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정치입문 포부를 밝히며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있다. 고졸 여성으로 대기업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양 상무는 이 자리에서 "학벌의 유리천정, 여성의 유리천정, 출신의 유리천정을 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했지만,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오늘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스펙은 결론이 아닌 자부심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2016.1.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날에는 양향자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가 입당을 하는 과정에서 오열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입당 선언문을 낭독하다가 "출신이 어디이건, 학벌이 어디이건" 대목에서 눈물을 보였다. 고졸 출신 여성으로 삼성전자 임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양 전 상무가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는 과정에서 쏟아낸 눈물로 해석됐다.

그는 눈물의 의미를 묻던 기자들에게 "어제 퇴임서 쓰고 바로 당으로 왔는데 같이 일했던 친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왔다"며 "(동료들이) 저에게 배신감을 느낄것 같다. 더 잘해서 그 친구들이 좋아하는 선배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본의 아니게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 두 인사는 모두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췄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정당 지역구도에 대한 대를 이은 도전, 양 전 상무는 차별과 편견을 뛰어넘어 우뚝 선 여성이라는 스토리가 있다. 논문표절 시비 등으로 김선현 차병원·차의과학대학교 교수의 영입을 취소해 위기를 맞았던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이 다시 주목받게 된 참신한 영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세대교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김 교수는 47세, 양 전 상무는 48세다. 특히 김 교수는 기획재정부 국고국 계약제도과장을 역임한 국가재정 전문가다. 재정전문가인 김 교수를 영입함에 따라 당내 대표적인 재정전문가로 활동했던 장병완 의원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장 의원은 공교롭게도 이날 주승용 의원과 동반 탈당을 선언한 후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연쇄탈당에도 불구하고 인재영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탈당보다 입당의 힘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말처럼 김 교수와 양 전 상무의 눈물이 위기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의 웃음으로 반전될 지 여부가 다가올 총선의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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