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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 탐사플러스] 수면내시경 환자 '상습 성추행' 의혹..내부 문건 입수

강신후 입력 2016. 01. 13. 22:02 수정 2016. 01. 2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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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건강검진들 많이 받으십니다. 검진하면 역시 수면 내시경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런데 내시경 검진을 받으며 잠든 사이에 아무 일도 없을까… 의료진이 검진자를 성추행한다는 의혹이 종종 제기돼 왔습니다. 저희 탐사플러스팀은 고객만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르는 대형 건강검진센터에서 제기된 상습 성추행 의혹을 취재했습니다. 의사의 성추행 의혹을 입회했던 간호사들이 폭로한 건데요. 그 내부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강신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한 대형의료재단의 내부 문건입니다.

'근로자 고충처리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2013년 10월 7일 작성됐습니다.

이 재단 강남센터장인 양모 씨가 대장내시경을 위해 수면 마취한 여성 고객을 성추행했다는 겁니다.

해당 문건에는 양씨가 고객에게 필요 이상으로 수면유도제를 주입한 뒤, 진찰을 빌미로 성추행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신고자와 피해자의 신상과 피해 일시, 장소가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사람은 간호사. 양씨가 잠든 고객의 주요 부위를 성추행하는 현장을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H 의료재단 전직 간호사 : 문서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까, 그 내용을 보시면 다 되는 거고요.]

2013년 11월에도 양씨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수면내시경이 끝난 뒤에도 진찰을 빌미로 성추행이 이뤄진 걸로 나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양씨의 성추행 문건만 5건. 또 다른 보고서에는 건강검진 고객을 성희롱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수면마취된 고객에게 살이 쪘다고 비하하는가 하면, 주요 부위에 대한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도 눈에 띕니다.

내시경 전문의인 양씨가 위내시경이 아닌 대장내시경만 고집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문서뿐만 아니라 구두로도 센터장의 성추행 의혹을 수차례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직 H 재단 간호 책임자 : 제가 부서장으로서 (보고)할 역할을 한 것 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습니다.]

문서에 적혀 있는 고객들과도 접촉해본 결과, 모두 해당 날짜와 같은 장소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건강검진 고객 : 저뿐만이 아니라 몇 명이 그런 (피해자로 나와 있는) 건데요? 거의 다예요?]

[건강 검진 고객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죠? 수면내시경 할 때 간호사가 다 있고 그런데.]

해당 의료재단은 국내 최초의 건강검진 전문의료원으로 설립돼, 연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합니다.

의료재단이 양씨의 성추행 의혹 보고를 은폐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검진센터 관계자 :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안(다른 의사)이 당장 없으니, 성수기 때는 하루에 150~200명씩 하니깐(그냥 둔 거죠.)]

가해자로 나와 있는 양씨의 행적을 추적해봤습니다. 지방 병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난 1월 7일 취재진이 찾을 당시 양씨는 여전히 대장내시경 진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병원 직원들은 이곳에서도 환자 성추행이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동료 간호사 : 조금 가슴이 크시거나 그러면 정밀하게 보신다고 젤을 또 바르세요. 그래 가지고 막 이렇게 손으로 하시는데.]

또 다른 간호사는 울먹이기까지 합니다.

[동료 간호사 : 저는 그 자리 (진료실)에 있기 너무 힘들었거든요.]

취재진을 만난 양씨는 문제가 제기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검진 과정에서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양모 씨/전 H 재단 강남센터장 : 그런 이야기는 있었어요. 없던 얘기는 아니고, 퇴직금도 못 받고 나왔어요. 손가락이 미끄러진다든지 그런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진료하다 보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고…]

성희롱 발언은 농담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모 씨/전 H 재단 강남센터장 : 일종의 그것도 농담인데, 항문이 예쁜 경우도 있잖아요. 기자님은 진한 농담 같은 거 안 하십니까? 그런 이야기는 해서는 안 될 얘기죠.]

해당 지방 병원은 취재진이 관련 사실을 확인하자, 곧바로 양씨에게 해고 통보를 내렸습니다.

[A 병원 행정원장 : 이거는 고쳐지지 않는 병이에요. 이런 의사분들 계세요. 오늘 자로 정리해야죠. 저희가 노동청에 해고 예고 수당을 지불하고…]

양씨에 대한 성추행 문제가 제기된 지 4년, 그 사이 양씨가 시술한 내시경 진료만 5만 건에 달합니다.

양 전 센터장이 근무했던 의료재단은 성추행 관련 보고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H 의료재단 상무 : 보고는 절대 없었습니다. (본인이 쫓겨났다고 그러시는데) 어, 그러면 또 틀려지네. X놈의 XX.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놓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선 양씨는 물론 해당 의료재단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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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메디피아는 본 기사에 나오는 H 의료재단이 아님을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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