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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갑을 관계 안 돼' 경비원 임금 인상·휴식 보장한 아파트

입력 2016. 01. 15. 11:26 수정 2016. 01. 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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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됐던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서민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휴식 시간도 늘리기로 한 결정한 사실이 대비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휴먼시아 섬마을 9단지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는 지난 3일 주민들에게 '경비·미화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휴게시간을 늘리기로 한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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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비·청소 노동자 대상 ‘갑질’ ‘꼼수’ 잇따르는 가운데…
한 서민 임대아파트, 주민들 협력 속 근로조건 개선 나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휴먼시아 섬마을 9단지 아파트

최근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됐던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서민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휴식 시간도 늘리기로 한 결정한 사실이 대비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휴먼시아 섬마을 9단지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는 지난 3일 주민들에게 ‘경비·미화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휴게시간을 늘리기로 한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회의록을 보면 “2016년 1월1일부터 법정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청소 및 경비용역비 인상을 의결한다”며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주간 4시간, 야간 4.5시간으로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 대해 김대현(43) 임차인대표 회장은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의 부담은 1000원 미만가량 조금씩 늘게 됐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채택하게 된 방안”이라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편법을 써 경비원들의 임금을 줄이거나 해고하는 일이 많은데 적어도 우리 아파트는 그렇게는 하자 말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경비나 청소일을 하시는 분들은 정년 퇴임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도 2교대 일하기를 힘들어 하는데, 중간에 짧게라도 쉬는 시간을 드리는 게 맞다”며 “경비원분들도 집으로 돌아가면 한 사람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인데, 갑과 을의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05가구가 모여 사는 이 아파트에는 경비 노동자 8명과 미화 노동자 9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100%가 적용된 경비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고 휴게시간 늘리기를 통해 임금을 동결하는 ‘꼼수’가 잇따랐던 데 반해, 이 아파트는 ‘협력’ 아래 지혜를 모았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휴먼시아 섬마을 9단지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 회의록

김 회장은 “휴게 시간이 늘어나면 근무 공백이 생기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며 “관리사무소와 임차인대표들과 경비원들이 협력 방안을 모았는데, 야간 시간 업무 공백은 관리소 직원분들이 수고를 해주겠다고 했다”고 밝다.

이에 대해 한 경비 노동자는 “주민들이 먼저 경비원들의 근무 환경을 고려하고 배려를 해줘서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입주민 정인열씨는 “눈 오면 경비원분들이 눈을 치우거나, 분리수거를 돕고 택배까지 받아주시는 등 업무가 참 많은데, 쉬는 시간을 보장해드려도 제대로 쉴 수 있을지 염려도 된다”고 했다. 이어 “경비원분들을 고용해서 쓰는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드리는 게 아깝지 않다”며 “임금인상률은 소폭이지만, 적어도 갑질하듯 경비원분들을 해고하는 일이 없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김대현 휴먼시아 섬마을 9단지 아파트 임차인대표 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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