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의 붕괴, 방송시장 퍼펙트 스톰이 온다

금준경 기자 2016. 1.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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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디어산업 전망] 공공성 빠진 미래부 주도 통합방송법… 넷플릭스는 아직 ‘미풍’?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2016년 방송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케이블 업계는 내부적으로는 MSO(복합유선방송사업자)와 SO(유선방송사업자), PP(유선방송채널사업자)와 SO의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소극적인 ‘결합상품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케이블 붕괴와 IPTV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산업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산업이 되기보다는 기존 방송산업의 ‘테스팅 베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방송업계는 ‘통합방송법안’에 주목하고 있다. 통합방송법은 기존 방송법에 규정된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방송과 IPTV법에 규정된 IPTV를 하나의 법으로 통합하는 내용으로 20대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쟁점은 ‘점유율 규제’와 ‘소유규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합산규제를 이어갈 것인지, IPTV와 마찬가지로 케이블의 소유겸영도 금지할 것인지에 따라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심영섭 한국외대 외래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논의를 주도하기 있기 때문에 필요한 ‘규제’보다는 ‘산업진흥’ 중심으로, 특히 통신사 중심으로 논의돼 공공성을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보다 폭 넓은 통합방송법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단체 법안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MMS 확대 △주파수 배분에 대한 원칙 확립 △방송 재승인 및 재허가 심사기준 강화 △종편 의무채널 취소 △종편 중간광고 폐지 및 보도편성비율 제한 등이 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 같은 논의가 병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올 한해 케이블업계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게 됐다. 우선, 지상파와 VOD 협상 도중에 협회 내부의 분열이 시작됐다. MSO와 SO 사이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케이블 업계가 단결해야 협상력이 강해진다”고 강조했지만 씨앤앰은 케이블 업계를 이탈해 지상파와 직접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MSO 입장에서 SO는 부담스러운 짐이 돼 추가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케이블협회의 지위가 약해지면 SO와 PP를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 MBC '무한도전' 갈무리. MBC의 경우 씨앤앰을 제외한 케이블업계에 VOD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유료방송 시장은 IPT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계획을 정부가 허가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 합병이 성사되면 케이블이 IPTV에 넘어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가 다른 MSO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케이블 업계가 기대를 걸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결합상품 제재’가 “구성상품간 과도한 할인율 제재”에 머무는 등 소극적 제재로 결정되면서 이용자들 역시 케이블보다 IPTV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지각변동은 일단은 ‘미풍’이다. 넷플릭스는 케이블과 IPTV 그 어느 곳과도 제휴하지 않고 국내에 상륙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해보면 넷플릭스가 요구해온 8:2의 수익배분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먹혀들지 않았다. 유료방송 시장이 저가인데다 이용자들의 선호 콘텐츠가 ‘국산 콘텐츠’이기 때문에 외국 콘텐츠가 많은 넷플릭스는 마니아가 아닌 이상 선호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넷플릭스의 간판 콘텐츠인 ‘하우스 오브 카드’가 국내 판권 문제로 국내 서비스에는 빠지게 됐다. 

 
 
 
 

다만 넷플릭스 도입을 계기로 추천 서비스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있다. IPTV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촉각을 세우는 게 바로 추천 서비스”라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해봤는데, 잘 안 됐다. 넷플릭스와 직접 겨루게 되면서 관련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OTT 시장은 푹(POOQ)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상파가 주축인 푹이 긴장관계를 보여온 종합편성채널과 콘텐츠 제휴를 맺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푹은 JTBC·MBN과 콘텐츠 제휴를 시작했으며 다른 종편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의 티빙에서는 지상파 콘텐츠가 빠졌다. 현재 회원수는 티빙이 80만 명, 푹이 2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모바일 시장 확대는 OTT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방통위가 지난 11일 발표한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스마트폰의 중요도는 46.4%를 차지해 처음으로 TV를 제쳤다.

올 한해 콘텐츠 시장에서 비지상파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0일 tvN의 ‘응답하라 1988’ 18화는 평균시청률 17.8%, 최고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인기는 CJ 계열 채널과 JTBC 등 일부 지비상파 방송에 머문다. 또, 지상파의 예능과 드라마 시청률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지상파 콘텐츠 붕괴”를 논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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