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의 부활.. 한국 車부품회사 수출 길 활짝

디트로이트=윤형준 기자 2016. 1. 1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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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경기 호황.. '빅 3'공장 밀집한 지역경제 활기] 작년 美 신차 판매 사상 최대기록 '빅3'에 납품하는 한국 부품업체, 작년 100여개사.. 8년간 3배로 美서 4~5년간 검증 관문 거쳐 對美부품 수출 길 더 넓어질듯
지난해 6월 디트로이트 중심가에 고급 식료품 매장인‘홀푸드마켓’이 입점하자 지역 시민들이 부둥켜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고급 마트 입점을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

자동차 변속기 부품 제조업체인 유림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미국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를 처음 찾았다.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주력 공장이 모두 밀집해 있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다. 유림산업 같은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에는 '꿈의 무대'였다. 그런데 금융위기 여파로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GM이 원가 절감을 위해 새 협력업체를 찾는다는 얘기가 들렸다. 임기현 유림산업 사장은 직접 대표단을 꾸려 디트로이트로 날아가 설명회를 열었다. 임 사장은 "미국 자동차 산업이 반드시 재기할 것으로 믿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말했다. 2009년 GM과 250억원 규모의 첫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GM과 2022년까지 총 24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 계약까지 따냈다. 'GM에 납품한다'고 알려지면서 지난해 포드와도 상당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4~5년 전만 해도 페허나 다름없던 디트로이트가 미국 자동차 시장과 함께 회생하면서 이 지역에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 부품사들에 새 활로가 열리고 있다.

◇디트로이트 진출 한국 부품사 8년간 세 배 급증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신차(新車) 판매량은 역대 최대인 1747만대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에는 177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판매 증가로 '빅3'의 북미지역 자동차 생산량도 2011년 775만대에서 2014년 1023만대까지 급증했다. 부품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 덕분에 '빅3'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업체는 2007년 30여개사에서 지난해 100여개사로 증가했다. 2007년엔 2·3차 협력업체가 주력이었다면 지금은 완성차 업체와 직접 협력하는 1차 협력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부품 총 수출액도 2009년 26억달러(3조1500억원)에서 2014년 83억달러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대미 자동차 부품 주요 수출국 중에서 일본, 대만, 태국 등이 모두 마이너스이거나 정체인데 한국과 중국만 증가세여서 더욱 돋보인다.

전병제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장은 "어려운 시기에 과감하게 디트로이트에 진출한 한국 중소 부품업체들이 이제 호황기를 맞으면서 결실을 수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반가운 것은 향후 전망까지 밝다는 점이다. 최문석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실장은 "한국 부품사들은 최근 4~5년간 미국에서 냉혹한 검증 관문을 모두 거쳤기에 앞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붕괴하지 않는 한 수출길은 더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완전 고용 등으로 디트로이트 '부활'

자동차 경기 호황에 힘입어 디트로이트 지역 경제도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달 13일(현지 시각) 오후 디트로이트 중심가의 대형 식료품점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먹거리를 사러 들른 디트로이트 시민들로 북적댔다. 홀푸드마켓은 유기농 농산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식료품점으로, 월마트보다 물건 값이 비싸서 경기 판단의 척도가 된다.

디트로이트의 부활은 경제 지표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5년 전 13%에 달하던 미시간주 실업률은 지난해 5.1%로 절반 이상 줄었다. 미국은 실업률 5%를 '완전 고용' 수준으로 본다. 디트로이트와 인근 지역의 연간 총생산(GSP)은 지난해 2400억달러를 넘어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시간주 평균 주택 가격도 2012년 9만달러로 저점을 찍고 올 들어 12만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박진우 현대모비스 북미법인장은 "디트로이트 지역은 지금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엔지니어 구인난(求人難)을 호소할 만큼 전반적인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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