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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 D-1] "지원금 없으면 유치원 못보낸다"

입력 2016. 01. 19. 08:29 수정 2016. 01. 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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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한겨울 칼바람보다 보육대란 한파가 더 무섭다.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30대 학부모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보육대란 걱정으로 떨고 있다.

경제 사정이 안좋은 학부모들은 월 29만원의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교육 과정) 지원금이 중단되면 당장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신길동의 한 주부 정모(38)씨는 “요즈음 남편 일거리도 시원치 않아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인데 아이들 유치원 지원금마저 끊기다면 정말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서울 공덕동에서 아이 두명을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김모(39)씨는 “지원금이 끊기면 형편상 아이 둘을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가 없다”며 “이제는 정부와 교육감들 모두 믿지 못하겠다”고 분노했다. 

서울, 경기 등의 유치원의 경우 19일까지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당장 20일부터 교사들 월급이 끊기게 된다. 학부모들은 지원금 29만원(누리과정비 22만원·방과후 과정비 7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서울 가양동의 한 유치원 원장은 “대출을 받아 유치원을 운영할까 생각도 했지만 우선적으로 학부모들에게 누리과정비를 요청할 것”이라며 “사정이 나은 분들은 누리과정비를 내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부모가 태만이다. 더욱이 학부모들은 1, 2월치인 44만원을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조금 여력이 있는 부모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누리과정 지원금 중단으로 유치원 선생님이 줄어들어 아이교육이 부실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일선 유치원에선 교사 월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명희 서울사립유치원연합회 회장은 “현장에서는 교사들 월급을 주지 못한다는 걱정에 피가 마를 지경”이라며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이뤄진 이준식 사회부총리와 일선 시도교육감 간담회를 놓고도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진국 참사랑보육학부모회 대표는 “보육대란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든 협의점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들은 아이들 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난 것인지 아니면 서로 길들이기를 하기 만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19일 현재 전국 17개 교육청 중 지금까지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미편성한 곳은 서울과 경기, 광주, 전북, 강원교육청이다. 서울과 경기는 유치원 예산까지 전액 미편성돼 상황이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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