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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시장의 문제점과 과제 | 선정성·상업주의..소수 업자만 배불려

서은내 입력 2016.01.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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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저질 콘텐츠 제재할 새로운 규제 마련이 시급하고크리에이터 양성해 전통시장·농업 홍보와 연계하는 것도 대안

지난해 한 1인 방송 진행자가 자신의 방송 화면에 불법 도박 사이트 주소를 올려두고 “1억원을 걸면 내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홍보해 물의를 빚었다. 여기까지는 양반이다. 또 다른 진행자는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을 따라한다며 성폭행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외에도 1인 방송에는 엽기 장면 연출, 욕설, 동물 학대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미디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1인 방송.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1인 방송 콘텐츠의 선정성 문제는 해묵은 과제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기 위해 신체 부위 노출 등 자극적인 내용과 과격한 발언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콘텐츠를 사전 검증할 수단이 전무한 실정이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일부 가린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제재 후에도 비슷한 내용을 또 방송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콘텐츠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행에 따라 방송 내용이나 형식이 몰린다. 이렇다 보니 유사 콘텐츠가 과다하게 공급되면서 1인 방송 특유의 장점마저 퇴색되는 분위기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현재 국내 1인 방송은 ‘겜방(게임 방송)’ ‘먹방(먹는 방송)’ 등에 치우쳐 발전하다 보니 범위가 협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다 참신한 기획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크리에이터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확산의 걸림돌이다. 특히 크리에이터 수익 기반이 취약해 상위 5%를 제외한 나머지는 직업으로서 전념하기 어려운 구조다. “아직까지 국내 1인 방송은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다. 처음엔 많은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만족이나 재미를 위해 방송을 시작한다.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고 시청자가 모여들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것만으론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방송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게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MCN 사업자의 갑질 역시 1인 방송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는다. 김성철 교수는 “흥행을 노리고 크리에이터에게 특정 내용 혹은 방향의 방송을 요구하는 MCN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같은 맥락에서 강장묵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한 MCN 업체는 크리에이터가 조금만 떴다 싶으면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계약을 맺고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간다. 콘텐츠를 기획·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플랫폼이 없다 보니 몇몇 사업자만 배불리는 구조”라고 일침을 가했다.

1인 방송 시장을 건전하게 키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1인 방송은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특성상 원천 단속은 어렵다. 때문에 저질 콘텐츠를 막고 콘텐츠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새로운 규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최세경 연구위원이 얘기하는 “콘텐츠 조회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부분을 바꿔 크리에이터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MCN 등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더불어 1인 방송 시장이 크기 위해선 무엇보다 크리에이터 양성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최재용 원장은 “1인 크리에이터를 양성해서 전통시장 소상공인이나 농업 쪽 홍보와 연계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서은내 기자 thanku@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2호 (2016.01.20~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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