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고발하라" 특조위 공무원, 청부 파문

입력 2016. 1. 25. 19:46 수정 2016. 1. 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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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수단체 총재 “해수부 과장이 지시”
이석태 특조위원장, 장관 사과 요구
4·16 가족회, 해당공무원 고발 방침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파견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보수단체 대표에게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고발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이 해수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태극의열단’의 오성탁 총재는 최근 해수부 출신 임아무개 과장이 지난해 11월6일 경기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관련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한 유가족 홍아무개씨를 고발하라고 자신에게 전화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당시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능지처참해야 한다’는 홍씨의 발언에 박수를 친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는데, 임 과장이 지난달 4일 발언 당사자인 홍씨도 함께 고발하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한겨레>가 25일 입수한 오 총재와 임 과장의 통화 내용에는 실제로 오 총재가 “홍○○는 팀장(임 과장)님이 나한테 전화를 해서 ‘고발을 해라’ 그래 가지고”라고 하자, “그 얘기를 (경찰 조사에서) 했어요? 그 얘기를 한 건 아니죠?”라고 임 과장이 묻는 대목이 나온다. 또 지난달 28일 통화에서도, “임 과장이 지시해 홍씨를 고발했다는 내용을 (민원서류에) 넣겠다”고 주장하는 오 총재에게 임 과장이 “내가 얘기해서 홍○○를 고발했다는 얘기만 (민원에서) 빼면 된다. 그것만 빼면 우리 정부랑 조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설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 과장은 당시 통화에서 “그게(내가 지시했다는 말) 들어가면 진보 애들이 이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 총재의 ‘청부 고발’ 폭로에 대해 임 과장은 “홍씨 고발 (지시) 부분은 ‘이석태 위원장과 박종운 상임위원은 고발하고, 왜 발언을 한 당사자인 홍씨만 빼먹었냐’며 지나가면서 한 얘기일 뿐이며, ‘내가 언제 고발하라고 했느냐’고 (오 총재에게) 따진 적도 많다”고 <한겨레>에 해명했다. 임 과장은 이날 치과 진료를 이유로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해수부 공무원이 외부인사와 연계해 유가족을 고발하라고 발언한 것은 불법부당한 행위”라며 해수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4·16 가족협의회도 회의를 열어 임 과장 등을 고발할 방침을 세웠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임 과장 개인의 일탈로 볼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배후에 누가 있는지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엔 위계를 사용해 특조위 직무집행을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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