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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남시 무상교복, 단순 복지 넘어 사회적 경제의 의미 주목해야

입력 2016. 01. 25. 20:06 수정 2016. 01. 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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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HERI 쟁점진단
무상 교복 예산 25억 마련
지역업체들 연계 납품도 추진
대기업 브랜드 독과점에 도전

이재명 성남시장은 보건복지부 반대에도 무상교복, 청년배당,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복지정책’을 올해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의 ‘3대 복지정책’ 가운데 하나인 무상교복 사업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후방 연관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 18일부터 관내 중학교 36곳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복구입비의 일부를 지급했다. 성남시는 이 사업을 두고 단지 시민 복지의 확대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취지를 알아보자.

“성남시 무상교복은 1)성남 시내 교복생산자들이 사회적기업인 협동조합을 만들고, 2) 관내 인력과 자재로 생산해, 3) 학생에게 무상교부하는 방식입니다. 사회적경제 진흥, 지역경제 활성화, 무상복지 확대에 교복값 현실화 등 1석4조의 정책이죠. 27만원선 교복값이 중간마진, 홍보비 등이 없어져 10만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업에 하청생산을 하던 성남시내 영세교복생산자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는데 정부의 제동으로 계속 대기업 하청노릇을 하게 되었으니 반발할 수 밖에…청년배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복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같은 발상입니다.”(이재명 시장 2015년 12월8일 페이스북 게시글)

성남시는 올해 무상교복 사업 예산으로 25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중학교 신입생 약 8900명에게 1인당 28만5650원씩 돌아갈 예정인데 1차로 절반이 조금 넘는 15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남 시내의 영세교복생산자들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 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교복을 현물로 학생들에게 나눠줄 계획도 세우고 있다. 관련 재정지출이 외부로 흘러가지 않고 성남시 안에서 순환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생산방식을 통해 교복가격의 짬짜미(담합) 또는 거품 논란 같은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적 지원과 사회적 생산방식을 통한 교복비용 절감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를 이해하려면 복잡다단한 교복시장의 특성과 교복제도의 변천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에게 의무적으로 입히는 교복이 비리의 단골메뉴?

종영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오늘날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바로 교복이다. “학생교복제도를 개선함으로써, 학생들의 개성을 신장하고 미적 품성을 함양하여 활동을 편리하게 한다”며 전두환 정권이 1981년 교복자율화 조처를 전격 시행해 교복은 한때 사라졌다. 마음껏 멋을 내고 싶은 청소년 시절, 교복자율화는 축복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응팔 속 동룡(이동휘분)처럼 다양한 브랜드로 멋을 뽐낼 수 있던 학생은 많지 않았다. 교복자율화 조처 후 가계 부담의 증가, 학교 밖 생활지도의 어려움, 학생들 간의 지나친 소비 경쟁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되었다.

결국 1986년 하반기부터 학생과 학부모·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한 교복에 한해서는 그 착용을 허용하는 보완조처가 시행됐다. 1993년께는 대부분 중·고등학교에서 다시 교복을 입게 됐다. 사실상 교복 의무화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로써 자녀 의복비 부담이 경감되리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새로운 복병을 맞게 된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아이돌 붐이다. 아이돌과 교복이 무슨 상관일까? 바야흐로 교복에서도 ‘브랜드’가 생겨난 것이다. 대기업이 교복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브랜드 교복을 생산했고, 아이돌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아이돌에 대한 선망과 모방 심리를 적절히 자극한 광고는 효과적이었고, 광고비는 급격하게 올라간다. 교복은 이제 품질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화신이라는 게 더 중요해졌다. 드라마의 간접광고와도 결합되면서 청소년들의 모방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이런 현상이 과열되면서 2007년에는 70만원대의 고가 교복이 나왔다. 결국 그해 국무회의에서까지 의제로 거론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복 가격의 짬짜미(담합)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교복시장 혼탁은 공정위 조사 및 처벌의 단골 메뉴가 됐다. 2009년에는 대리점 재고 전가, 2012년에는 학생을 동원한 과잉판촉, 2013년에는 일부 지역 대리점의 담합이 다시 적발되는 등 교복시장은 ‘불공정행위의 백화점’으로 얼룩져 있다. 게다가 2014년 초에는 24만원대 교복의 원가가 8만원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며 거품 논란까지 본격화됐다. 당시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정부 용역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교복 원가는 임가공비 5만원과 원부자재비 3만원을 합쳐 8만원대로 추정됐다. 여기에 광고비, 운송비, 보관비 등 간접비와 영업이익이 더해져 대리점으로 넘어갈 때의 출고가는 15만원이 된다. 이를 대리점에서 다시 영업마진을 붙여 학부형들은 평균 24만원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교복시장 생산·유통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끝에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라는 해법을 내놨다. 본격적으로 소비자의 반격이 시작되는 듯했다. 사실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에 앞서 학부모들의 교복 공동구매 운동이 있었다. 뭉치면 싸게 살수있고 흩어지면 비싸게 산다는 정신으로 공동구매가 시작되었다. 그렇다고 이 공동구매를 단순히 생산자를 향해 깍아줘라고 윽박지르는 행위로 봐서는 곤란하다. 공동구매는 생산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측면이 있다. 어떤 원리일까?

교복의 제조원가가 실제 판매가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나머지 3분의 2가 모두 광고비이거나 기업이 가져가는 몫은 아니다. 다른 제품에 비해 교복은 특히나 판매 시기가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분실이나 신체 크기의 변화 등으로 추가로 교복을 구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동일한 시기에 구매한다. 한꺼번에 주문이 쏟아지는데다 학교별로 교복 모델도 다르다. 학생별 사이즈도 다르며, 품목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동복과 하복으로 나눠지며, 동복과 하복을 합하면 기본 품목만 6개이다. 이런 여러 품목을, 학교마다 다른 모델로, 또 수백명의 학생에 각각 맞는 사이즈로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입학 시즌에만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 공급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대기업의 전략은 무리한 사전물량 확보로 이어진다. 일정 정도 팔릴거라 예상한 가운데 각 학교별로, 치수별로 미리 준비해 제작해 놓는다. 당연히 재고가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유명 교복브랜드 업체의 이월재고가 연간 생산량의 25~30%에 이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는 대리점이 떠안고 일부는 할인판매로 털어낸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반복해서 발생하는 과잉 재고가 비싼 교복비의 주원인이다.

그런데 공동구매는 생산자에게 수요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줄 수 있다. 소비자들은 뭉쳐서 가격 협상력을 갖는 가운데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좋고, 생산자는 불필요한 재고 부담을 덜고 복잡한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은 가운데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좋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이다.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는 이런 공동구매를 공적으로 제도화한 방식이다.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공동구매를 학교가 주관하며 학교장 계약 주체인 공동구매로 바꾼 것이다. 다만 국공립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사립학교는 자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교복 납품업자 선정은 품질심사와 가격경쟁 심사 2단계로 이뤄진다. 학교마다 교사, 학부모 대표 등이 참여하는 ‘품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품질 심사에 합격한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경쟁 입찰로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절반의 성공’에 머물고 있는 교복학교주관구매제도

이런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가 매학기 초마다 불거지는 교복 논란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을까? 소비자, 생산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가격 낮추기에는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16학년도 신입생 교복의 학교주관교복구매 낙찰가는 1벌에 전국 평균 16만4114원이다. 이는 전년도 학생들이 교복을 개별구매할 때의 평균 25만6925원보다 36%(9만2811)나 낮아진 가격이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 성과와 달리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소 복잡하다. 먼저 학교주관교복구매제를 시행하는 학교의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게 문제이다. 학교 주관 구매가 의무인 국공립 중·고교를 뺀 사립학교의 참여율은 30%에 그친다. 안정적 제도로서 확산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입찰 시기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교육부는 ‘교복구매 운영요령(2015년 개정)’에서 신입생 교복 제작 일정이 최소 6개월인 점을 고려해 8월까지 교복 사업자를 선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의 지난해 8월 입찰 현황을 보면, 교복을 입는 전국 중·고교 5290곳 중 8월 말까지 공고를 낸 학교는 1848곳으로 전체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또 이 중 낙찰된 학교는 전체의 23%(1232개교)에 불과했다. 이렇게 참여가 저조하면, 생산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하도록 해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애초 제도 취지를 퇴색시킨다. 낙찰받지 못한 학교는 충분한 생산 기간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다음해 입학식 때까지 교복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브랜드 교복에서 벗어나 품질 좋은 교복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낙찰받은 교복 업체의 대부분은 엘리트학생복 등 대기업 브랜드였다. 4대 브랜드 업체(엘리트·아이비클럽·스쿨룩스·스마트)가 낙찰받은 중학교는 3000여곳으로 교복 입찰에 참여한 중학교의 약 65%에 이른다. 현행 제도 아래서도 소수 대기업 브랜드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것으로, 입찰을 따내기 위해 교복값을 낮게 설정하지만 그 손해는 대리점과 제조업체로 이어지고 독과점에 따른 거품 가격이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 KDB대우증권 2015년 조사치

생산-소비자 상생할 수 있는 방법 지역에서 찾아야

학교주관교복구매에서 놓쳤던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긴밀한 연계고리이다. 교복 공동구매 운동의 목적은 단지 소비자가격 인하만이 아니다. 생산자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하는, 지속가능한 공급기반이 다져질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공동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는 가격 내리기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상호이익 도모를 놓쳤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상호이익을 위해 의미있는 시도를 한 경험이 있다. 서울 강북구가 2013년 6월 내놓은 ‘교복 공동구매를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같은 해 8월에는 구청 사회적경제지원단 주관으로 구내 교복생산자 및 봉제업체, 학교당국과 교복공동구매위원회 학부모, 지역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강북구 교복지역 생산 공동구매 추진단’을 꾸렸다. 추진단은 교복과 둘러싼 지역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먼저 조사했다. 학생들에게 어떤 교복을 원하는지 물어보기도 했으며, 그 과정에서 ‘패딩형 동복’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왔다. 학생들도 수요조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교복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기반한 새로운 생산방식을 모색했다. 교복을 매개로 한 ‘지역 기반형 사회적 경제 모델’을 시도한 것이다.

교복은 대표적인 내수형 의류산업으로 총량으로는 수요 변동이 거의 없다. 또한 디자인이 천차만별이며, 상의·하의·조끼·명찰 등 구성요소가 다양해 수많은 소규모 봉제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대기업 중심의 광역형 제조가 아니라 지역의 수요에 밀착한 분산형 제조 방식이 오히려 적합한 것이다. 이런 특징을 고려해 강북구는 지역내 영세업체와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적정가격을 이해당사자들간 합의로 산출해내고, 수요자 맞춤형 생산을 통해 재고 비용 등을 줄인다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영세 봉제업체들을 모여 협동조합 방식으로 교복 생산공정(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강북구의 이런 시도는 2014년 학교주관교복구매제도가 시행되면서 흔들렸다. 입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법인격이 필요했는데 긴 호흡으로 논의를 진행하던 중 단시일내 협동조합화 하려고 하니 어려움이 있었다. 교복 생산공정의 핵심기술을 결합시키는 것과 동시에 영세 봉제업체들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이들을 협동조합으로 묶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강북구의 실험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었다. 강북구의 구상과 시도가 지금 성남시의 무상교복 사업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실 일찍부터 교복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처음에는 헌법에 명시된 무상교육의 취지를 적극 살리자는 차원이었다. 헌법 제31조3항은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한 교육기본법 제8조1항에는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4월 “의무교육을 받는 과정에 수반하는 비용으로서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은 무상의 범위에 포함된다”(2010헌바164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교복 착용을 의무화한 학교에선 학생들의 교복 구입비 역시 무상으로 지원되어야 마땅하다. 이런 법리적 판단에 따라 이재명 시장은 2011년 10월 무상교복 사업을 위한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의회에서는 “물질적인 지원보다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생색내기용 복지 포퓰리즘이다” 등의 비판이 있었고 결국 조례 제정은 실패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난해 성남시는 다시 새로운 무상교복 지원 조례안을 내놓고 의회에 관철시켰다. 새 조례안의 뼈대는 앞서 강북구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회적 생산 방식이다. 성남은 섬유제조업체들이 많은 곳이다. 그렇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영세하다. 이 업체들을 지역사회의 교복수요로 연결시켜 지역순환형 생산을 이뤄내자는 구상이 나왔다. 성남시는 올해에는 교복비를 현금으로 지급했지만 향후에는 시내 영세 의류업체들이 세운 교복협동조합에서 만든 교복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시내 24개 교복 생산 업체 및 대리점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성남 학생복 체육복 사업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 협동조합은 올해 8월, 내년도 신입생 교복을 공동 생산하고 시가 이를 구매할 예정이다.

교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생산과 수요의 결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품종·소량 생산에 따른 원가절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각 학교별로 다른 교복 디자인을 통일하는 표준디자인 마련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로 강원도가 2014년 3월 동복 기준으로 13만원대의 표준디자인을 선정했다. 이 표준디자인 교복의 가격은 30만~40만원대의 유명 브랜드 뿐 아니라 강원교육청이 정한 공동구매 동복 상한가인 19만8360원에 견줘서도 크게 저렴한 편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 아이디어보다 이를 논의해가는 과정이다.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정책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필요에 따른 참여와 사회적 합의가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부모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생산자와의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생협의 성공이 조직화된 소비자로 인해 안정적인 수요를 갖춘 것만이 아니라 소비자 조합원들의 끊임없는 참여와 모니터링을 통해 상호 신뢰를 확보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 구성원들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사회적 합의에 따라 만들어내고, 이 성과를 다시 그 사회로 환원하는 경제이다. 교복이 그런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기에 적합한 제품이 될 수 있다. 일상생활을 바꿔내는 사회적 경제로 서민들에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생산과 소비가 상생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지역사회의 소비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가운데 다시금 지역으로 환원되는 지역순환경제를 만들 수 있다. 성남시의 의미있는 시도를 대중 영합주의로 몰아세우기보다 그 이면에 담긴 의미에 주목해봐야 할 이유이다.

주수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정책위원 social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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