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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대포 맞던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은 왜 더불어민주당에 갔을까?

박홍두 기자 입력 2016. 01. 26. 08:17 수정 2016. 01. 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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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거리의 변호사’ 박주민 변호사(43)가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대체 왜 더불어민주당에 간 거냐’고 서로를 향해 물었다. 평소 알려진 그의 성향대로라면 진보정당에 가리란 예상이 완전히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배지 달 욕심 부릴 사람은 아니라고 봤는데…’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는 사람들도 나왔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물대포를 오롯이 함께 맞던 그가 제도권 정당에 들어온 것을 두고 하루종일 ‘설왕설래’가 쏟아졌다.

박 변호사는 이들에게 “‘세월호’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2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면 당연히 ‘세월호 지우기’에 나설 게 뻔하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야권 중에서도 “가장 책임 있고 힘 있는 야당을 택했다”고 했다. 2년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해 온 박 변호사로선 무엇보다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바로 세월호 진실 규명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입당을 두고 다들 놀란다.

“저도 놀라고 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 (웃음)”

-진보정당도 있고 다른 야당도 많은 요즘인데 왜 더불어민주당을 택했나?

“더 원칙적이고 내 색깔에 맞는 정당을 찾을 수도 있을 수 있었고, 아예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가 더 필요하고 시간을 더 끌면 어렵다고 봤다. 그런데 최근 더민주에서 변화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모습을 봤다. 빠져나갈 분들은 나가고, 알맹이만 남는다는 느낌에 더해, 특히 온라인 당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부분을 보니 인적으로든 제도적으로든 변화가 가능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정말 주관적으로는, 저 스스로가 재선, 3선 의원하겠다고 막 욕심부리면서 원칙 없이 살 것 같지는 않았다.(웃음)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그래서 당에 들어가서도 당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정정당당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게 제 역할이라는 느낌도 왔다.”

-결국 본인의 출마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은데.

“지금은 열어놓고 말씀을 드리지만, 어차피 당에 입당한 몸이니까 당이 필요로하면 해야 할 것 같다.”

-처음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제가 사실 좀 래디컬(급진적)하다. 그런 부분이 이 당에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싶었다. ‘뻔한 운동권’이라든지, ‘네가 그 당에서 메리트(장점)가 있겠냐’라고 지적할 것 같았다. 주변에서 그렇게 예상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의외로 제 색깔 그대로를 당에서 알고 있었고, 그런 모습에 대해 ‘좋다’라고 평가해주신 것 같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야당에 대한 기대와 실망들이 많았는데.

“더민주가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인정한다. 그러나 세월호와 관련해 안풀렸던 문제의 핵심은 야당이 약해서이기도 하지만, 여당이 너무 나간 부분이 있는 것이었다. 실질적으로 여당에게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유가족들이나 제가 야당에 실망도 했지만 결국은 그래서 오히려 더민주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 당에 들어가서 바꾸고 동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강한 여당을 막아내야 한다고 봤다.”

-당에 들어와서 세월호 참사나 피해 유가족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은 있나.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면 당연히 ‘세월호 지우기’에 나설 게 뻔하다. 지금도 정부합동분향소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고 있고, 세월호를 인양 후에 어디다 놓을지도 전혀 얘기가 안되고 있는데다가, 트라우마센터도 진행 안되고 있고, 추모공원도 진행 안되고 있다. 특조위는 6월이면 무조건 끝내겠다고만 얘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당장 올해 중에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더민주가 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다.”

-지난해 말 각종 집회·시위에 인권보호 활동으로 참여하면서 봤겠지만, 경찰 차벽이나 불법 채증 등 집회 시위 자유 억압에 대한 비판이 강했지만 야당의 대처가 미미했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맞는 지적이다. 국민이 너무 못살겠어서 저항하는 건데 그걸 다 불법으로 만드는 사회다. 진선미 의원 등이 차벽 금지법을 내기도 하고 하셨는데, 그 법과 제도를 고치려는 노력이 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개정 법률안을 많이 내고 해야 한다.”

-출마하든 당 정책을 돕든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입법활동은.

“아무래도 가장 빨리 해야 할 것은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발의다.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부분이나, 업무 권한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 등을 담은 개정안이 시급하다. 이후엔 사실 정당이나 선거제도를 바꿔서 국민들이 편하게 정치를 들여다보고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싶은 게 욕심이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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